굴러다니는 노트북 한 대에 리눅스를 설치했다.

리눅스를 처음 만져보려고 했던 건.. 예전에 97년 쯤인가.. 500메가 하드디스크에 레드햇 리눅스를 깔아 보려고 했던 때가 처음이었다. 그 때만 하더라도 리눅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설치하기가 참 까다로웠을 때였다. 장치 드라이버도 많이 지원되지 않았고, 말 그대로 '설치 운' 이란 소리가 있을 정도로 깔 때마다 성공 실패가 보장되어 있지 않았을 만큼 리눅스는 어려운 녀석이었다. 그저 '공짜' 라는 매력에 한번쯤 써 보고 싶은 그런 녀석이었을 뿐.

그래서 나 역시도 그 매력에 리눅스를 깔아보려고 했었고, 또 나름 컴퓨터를 사용하는 분야에서 전문가의 면모(?)를 다지기 위해 리눅스라는 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리눅스를 설치해 보기로 했었다. 물론 실패로 끝났었지만....ㅎㅎㅎ
당시 내 컴퓨터는 저가형 컴퓨터였던 탓에 내장 그래픽을 달았던 덕택에 리눅스에서 기븐 드라이버를 지원하지 못해 커널 표시는 가능했지만 X 윈도의 로드가 불가능했다.

게다가 마우스는 또 얼마나 까다롭게 지원했던가.. MS사 아니면 IBM 로지텍 등의 완전 메이저급 마우스 또는 호환 2버튼 마우스가 아니면 지원은 커녕 사용조차 불가능했다.
아예 X 윈도 설치 조차 안 되던 상황이었던 때였다. 당시 앞서 나가는 (?) 3버튼식을 사용했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OTL..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컴... 인터넷을 뒤지니까 이 녀석 사진을 지금도 찾을 수 있다는게 무척 신가하구만...

하여튼, 저가형의 잇점(?) 과 난감한 마우스로 인해 X 윈도 설치는 커녕 start xwindows 명령어도 제대로 못 쳐 보고 매일같이 logon과 logoff 만을 반복해야 했던 그 나날들...

그리고 나는 리눅스를 접어버렸다.

이건 그 당시의 윈도 95가 설치하고 나면 무조건 기본 드라이버로 실행이 되어 하나하나 내가 가진 장치들의 드라이버를 세팅해 주는 형식이 아니라, 설치 단계에서 모든 것을 맞춰 나가야 했기 때문에 사용 자체가 불가능했던 탓이었는데, 여튼 그 힘은 과정 때문에 귀찮아서 접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리눅스는 발전했다. 하나씩 하나씩 발전해서, 한글을 지원하는 리눅스가 나타났고, 한글과컴퓨터 같은 기업에서도 리눅스를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리눅스에 대한 작은  바람이 불었던 때라고나 할까.

덕분에 나도 한컴리눅스를 하나 가지고 있지만.... 물론 설치는 안 했다. 해보려고 했는데 귀찮더라고.. 어릴 때의 기억 때문에...ㅎㅎㅎ

그리고 지금. 우분투를 쓰고 있는 친구의 컴퓨터에서 다시 삘을 받아 리눅스를 설치해 보게 되었다.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서 다시 리눅스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당시는 시디롬 하나만 쓰려고 해도 일일이 커널에서 mount.....@#$%^& 명령어를 일일이 쳐서 장치를 연결하고 탐색기를 X윈도에서 열 수 있었던 시절....

이 극악의 어셈블리어(프로그래밍 언어인데 어려운 축에 속한다.) 같은 환경의 경험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던 찰나, 맥북에 리눅스를 깔아 놓은 그 친구의 모습에 나도 이제는! 이라는 용기가 생겨버린 것.

그래서 굴러다니는 노트북에 리눅스를 설치하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우분투 9.10을 받고, 설치... 를 하려는데; 이럴 수가....

10년 전과 지금의 환경이 너무나 달라져 있는 이 모습에 좀 놀라고 말았다. 단순히 언어설정, 키보드설정, 사용자 이름 설정, 비번설정, 정도의 7개 작업만 해 주고 바로 설치로 넘어가고, 장치 자동 인식까지 해서 드라이버도 다 자동으로 잡아 버리다니....

그렇게 지금 나는 우분투를 쓰고 있다.

아직은 좀 세팅이 완전하지 않아서, 한글이 잘 쓰이지 않는 문제가 남아 있는데, 곧 해결해야지... 다음번에는 우분투 트러블 슈팅 포스팅을 하나 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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