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사용자들이여, (물론 반반 걸쳐 있는 저도 포함하여..)

 

제가 왜 맥을 쓰는 지 아십니까?

 

왜 윈도우는 버려라! 갖다 버려라! 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지 아십니까?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사족을 좀 달아본다면, 리눅스 사용자분들은 맥 OS를 사용하시는 환경과 동일한 환경에 계십니다. 어차피 같은 유닉스 기반이니까요.

 

 

물론, 저도 이정도의 애플 찬양론자는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애플과의 첫 만남은 한 96년도 정도로 기억이 듭니다. 직접 만난 것도 아니고, 그당시 즐겨 보던 PC 잡지에서였지요. PC를 만지기 시작한건 얼추 88년도즈음부터였으니, 나름대로 그 당시에는 중상위권 이상의 고급 유저쯤 되는 레벨이었는데,

 

당시 이 레벨 쯤 된다고 (스스로) 생각이 든다면, 당시 OS의 춘추 전국시대를 이끌던 OS/2, UNIX, 리눅스 정도는 꼭 깔아서 만져는 볼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가 된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서로 경쟁하던 때였습니다.

 

그 때 맥클론에서부터 시작해서 잡스 복귀 이후의 반투명 아이맥으로 이어지던 맥, 당시 매킨토시의 세계는 꽤나 범접하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가격도 후덜덜 할 수 밖에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맥클론마저도 엄청난 가격이었던 데다가,

PC 잡지에서 맥은 그야말로 전문 작업 그 이상에나 사용되는 거의 신의 경지에 해당하는 녀석들로 다루어지던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실제 그당시에는 그렇긴 했었죠..) '맥은 접하기 어려운 놈' 쯤으로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유니바디 아이맥이 나오고, 맥이 점점 유명세를 타면서 내로라하는 리셀러 매장들에는 꼭 진열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한두번 만져봤는데... 이거 도저히 쓸 줄을 모르겠는 겁니다.

 

그러다가 '내가 자존심이 있지!!' 하는 생각에 친구가 맥북을 샀을 때 좀 만져보았고..

 

이제는 윈도우는 제발 버려졌으면 하는 마음에 살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선 필요한 것이 윈도우인지라..)

 

 

솔직히 한 제품에 대해 이렇게까지 반감을 표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답답해 미치게 만드는 것이 윈도우 인 것 같습니다.

 

오죽 열이 받았으면 블로그 포스팅까지 하게 되었을까요. 사건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윈도우 7 업데이트 후 CD롬 드라이브가 사라짐.

 

저는 현재 일터와 집에서 각각 모두 윈도 7을 설치해 쓰고 있습니다. 단순히 MS 안에서만 한정해서 가장 좋은 OS를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 윈도 7이 가장 안정적이면서 편했고, 그래서 가능한 모든 환경은 윈도 7으로 통일되어 있었죠.

 

그러나 너무 많은 업무량 때문에 곳곳에서 삐걱대는 상황을 그대로 몇년간 방치해 뒀더니 아무래도 포맷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이번 기회에 두 대 모두 새로 설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먼저 집의 컴퓨터를 새로 설치했죠. 클린 설치를 해 놓은 상태에서 고스트 이미지를 떠 놓은 것을 다시 풀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잊지 않는 윈도우 업데이트를 이용해 필수 업데이트를 마쳐 놓았죠.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겁니다.

 

아까까진 있던 CD롬 드라이브가 탐색기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이 놈들이 없을 때의 황당함이란....

 

처음엔 이유를 알 수 없었죠. 컴퓨터가 오래되어 드디어 슬슬 뻗어가나..? 하고 장치 관리자에 가 보니 느낌표가 덕지덕지...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순간, 일단 CD롬을 억세스 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그램들을 모두 삭제했는데도 그대롭니다.

 

 

② 새로 설치를 약 4회 반복

 

그래서 연속해서 재설치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별 짓을 다 해봤습니다. 해 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다 건들어 보았고,

심지어는 설치된 윈도우 업데이트를 다시 지워서 복원하기도 해봤습니다.

 

그런데도 CD롬 드라이브는 오늘까지 나타나지 않습니다.....

 

 

③ 업무용 컴퓨터 재설치 작업에 돌입

 

일단.. 일이 바쁘다 보니 포기했습니다. CD롬 어차피 그거 사용 빈도는 좀 낮긴 하니까,

당분간 일이 좀 줄어들 때 까지는 그대로 쓰자 생각에 지금껏 그대로 두고 있고,

해결 방법조차 모르다 보니 그냥 망연자실 방관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부터 사무실의 컴퓨터를 재설치하기 시작했죠. 이번엔 고스트 이미지를 풀었는데 부팅이 안 되고 머리만 아픕니다.

그래서 클린설치를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집에서는 32bit, 직장은 64bit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오늘 아침까지 설치도 잘 하고, 업데이트도 잘 하고, 잠깐 일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급한 일을 하고 내일 마무리 설치 한 다음 고스트를 떠야지~ 랄랄라 생각하며 프린터 드라이버 설치를 위해 내 컴퓨터를 보는 순간...

 

 

 

마치 이런 기분....... 정말 한마디로 더럽다 라고도 표현하기 더 더러운 기분....

 

그렇습니다. 이 컴퓨터에서도 CD롬 드라이브가 사라졌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 컴퓨터에는 USB로 연결된 DVD-RW도 있는데, 그건 나타나더란 말입니다.

이쯤부터 문제의 원인이 어느정도 잡히는 듯 했습니다.

 

 

④  시디롬 살리기 비대위를 결성하여 문제 해결 작업에 돌입

 

일단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에 장치관리자를 열어봤습니다.

 

이번엔... 웃기게도 CD롬이 아닌 raid 컨트롤러에 느낌표가 붙어있었습니다.

 

드라이버를 다시 설치해도 안 되고...

이미 raid 컨트롤러는 하나 잡혔는데, 왜 또 하나가 나타났을까.. 궁금해 하면서 결국 방법을 못찾겠다 하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⑤ MS 고객 센터에 전화

 

이 레벨에 쪽팔리게 내가 기술지원팀 따위와 연락해야겠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실제 저는 이쪽 일을 하지는 않지만 여러 기술지원팀과 나름대로의 경합 결과 승리한 전적이 매우 많습니다. 때문에 그 어떤 일이 생겨도 절대 문의하겠다며 고객지원 번호로 전화를 걸지 않습니다.. 교환, 수리 같은 것만 뺀다면....)

 

일단 정품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었고, 하니 당당히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는 제 윈도우의 ID를 확인해 기술 지원이 가능한지 확인하겠다고 하더군요.

 

 

⑥ 돈을 내던지, 개별적으로 전문가가 모인 사이트에서 직접 물어보던지.....

 

제가 사용하는 윈도우는 직장에서는 엔터프라이즈, 집에서는 직접 구입한 프로페셔널을 씁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엔터프라이즈 ID로는 고객 지원을 하려면 억세스 ID를 알아오던가 직접 유료 결제를 하라는군요.

 

그게 아님 전문가가 모인 사이트에서 직접 물어봐야 한답니다. 분명 상담하신 분께서도 '윈도우 업데이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신 것 같은데...' 라고 이야기하셨었는데, 일단 정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이고, 자신들의 문제로 생긴 상황인데도 일단 고객 지원이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입한 만큼의 서비스를 되돌려 받는 건 좋은데, 조금 황당했습니다. 제가 해결할 수 있을 정도면 해결을 했죠.... 하는 생각이 드니 답답하더군요.

 

 

⑦ 결론은 제가 직접 해결했습니다.

 

그냥 전화를 끊고, 다시 마우스와 키보드를 붙잡았습니다.

유료 결제를 해 볼까? 생각했는데, 지나간 새털같이 많은 날들의 인생 경험으로부터,

돈을 내고 기술담당자와 이야기 해 봐야, 그사람도 해결책을 '당연히' 모를 거고,

'나만 돈 날리지..'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장치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코드 10) 이게 뭘까.. 한참 생각하다가, 일단 메인보드 드라이버 내부를 뒤져보고, 별 짓을 다 하다가, 그냥 '기본 이중 IDE 컨트롤러' 드라이버를 강제로 먹였습니다.

 

 

 

그러니까, 이제서야 이 놈이 나타나는 겁니다... (사진상의 F 드라이브..)

 

어찌나 황당하던지요.

 

더 웃긴 건, 왜 윈도우 업데이트, 그것도 필수 업데이트가 건들지 않아도 됐을 IDE 컨트롤러를 강제로 jMicron 드라이버로 변경시켜서 이런 짜증나는 문제를 일으킨단 말입니까.

 

너무나 허무하고 화가 났습니다.

과연 제가 몇만원이란 돈을 직접 결제해서 기술팀 담당자와 연결이 되었다면, 그 분이 해결해 주실 수 있었을까요?

 

 

⑧ 맥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리눅스도 완벽한건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유닉스 기반의 이 두 녀석들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OSX도 심심하면 커널패닉 일어나구요. 종종 프로그램이 서서 커맨드+알트+ESC 눌러서 강제종료 해 줘야 되고요. 재부팅 해야 할 일도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리눅스도 똑같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지금껏, OS 자체 업데이트를 진행하는데 내부 장치 드라이버를 엉뚱한 것으로 강제로 먹여서 날리는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자사 AS 범위 이외의 것을 묻기 위해 애플에 전화했을 때에도 '돈 내라' 고는 안 하더군요.

 

 

제 실수로 엉뚱한 짓을 해서 문제를 일으켰다면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겠는데,

이건 여러 컴퓨터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증상이고, 여러번 재설치를 하기도 하고, 최초 설치 때에는 나타난다면 제작사 책임이 명백한데, 이런데도 기술 지원 가능 상태에서만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인가요?

 

 

⑨ 파워 유저를 향한 스킬 트리 올리기에는 윈도우가 적격, 그러나 스트레스는 화를 불러와...

 

도스에서부터 이어져 윈도우 7까지 이어지는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 상, 총체적으로 컴퓨터 라는 녀석이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나 자신을 파워 유저로 만들어 버리는 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맵의 윈도우 던전들 밖에는 없습니다.

 

리눅스는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면 쓰다 말게 되는 성향이 강하고, 맥은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적다 보니 대충대충 그냥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윈도우는 이게 아니면 당장 오늘 과제를 못 낸다던지, 업무 보고서나 중요한 돈과 연관된 일들을 하지 못 하게 되다 보니 무조건 해결을 보게 만들고 말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정말 심합니다.

 

 

저처럼 장시간동안 마소 진영에서 하드웨어 성능과 자신의 스킬트리만 올리며 살아오시다가 맥의 세상으로 이직하신 분들

아마 100이면 100 모두 제 짜증과 스트레스를 다 이해하시리라 싶습니다.

 

이제 제가 왜 맥을 쓰는지 아실 수 있으신가요?

 

 

MS에 바랍니다. 제발 다시 한 번만 확인하고 업데이트 만들어 주세요... 빠른 대처는 좋은데.. 내부 장치를 날리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나는 지금 오래된 윈도우 컴퓨터 한 대를 또 당신네들 진영 용으로 교체하려고 한단 말이다!!

맥에서 부트캠프 쓰기는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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