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해외에서 참 기괴한 토픽감의 기사가 하나 올라온 적이 있다. 사이비 종교를 맹신하는 한 부부가 집 안에서 자신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자녀들까지 전부 나체로 지내도록 강요하고, 서로 몸을 더듬도록 강요하며,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꽤나 기괴한 그런 소식이었다.

이후, 요 며칠간 주요 포탈 사이트의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는 헤드라인이 있다.

'집 안에서 나체로 있도록 강요한 부모의 실제 속셈은?'

각 포탈 사이트마다 표현은 다르지만, 헤드라인은 위와 같다.

며칠간 무언가 밝혀진 속내가 있나 싶어 궁금해서 들어가 보았다. 그러나 정작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이 기사가 아닌 내가 접속한 언론사 사이트의 홈페이지였다.


위의 캡처 화면을 통해 뭔가 느끼실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내가 접속한 언론사는 Korea Times 로, 우리나라의 소식을 영자로 전하는 언론사이다. 또한, 이 언론사의 사이트에서는 영문 기사를 한글로 동시에 번역하여 싣고 있어 나름대로 영어 독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 캡처 화면을 보자. 화면 우측에 온갖 성인 광고 수준의 광고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클릭해보면 대부분 비뇨기과 광고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더 어처구니없는 부분은, 화면 상단의 광고이다.
떡 하니 걸려 있는 TOEFL 광고. 이것은 미국 대학 유학 또는 대학원 유학을 위해 미국 이외 국가의 학생들의 꼭 보아야만 하는 '대학 수준 이상의 수학 능력이 영어로서 가능한지' 를 측정하는 공인 어학 시험이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토익과 같이 다양한 연령층이 응시하는 넓은 범위의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험의 목적 자체가 외국어로써의 언어인 영어를 이용하여 대학교 이상의 수준을 가지는 수학이 가능한가를 측정하는 시험으로, 미국 내에서 입시에 이용되거나 또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관련 수준 이상의 기관에서 이 시험 성적을 이용하는 '전문적인' 형태의 시험이다.

따라서 이 시험은 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는, 또는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어린 학생들도 응시하는 시험이며, 한국에서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한미교육위원단이 이 언론사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했다는 점은, 이 언론사 사이트의 특성상, 영어를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이 이 사이트를 찾는다는 판단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혼자 너무 많이 생각한 것일까?

화면 우측 상단에는 다음의 링크가 있다.



이 링크가 무엇일까? 왠지 누구나 생각하는 바로 그런 내용을 담은 사이트일 것 같다. 클릭해보자.




클릭하니 역시나, 어학 공부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이 언론사가 운영하는 다른 사이트가 나타났다. 게다가 여기에도 ETS 의 TOEFL 시험 광고가 걸려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언론사 사이트에 낯 뜨거운 광고가 너무 많다는 지적은 이번 한번 뿐만이 아니다. 또한, 일부 언론사 사이트에만 국한된 것이 절대 아니다.

외국에 살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일과 시간에 한국의 소식을 보기 위해 언론사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부끄럽다고까지 이야기하기도 했다.

단지 한국의 소식을 전하는 주요 언론사의 사이트에 접속했을 뿐인데도, 접속 화면을 본 주변 동료들이 '성인 사이트에 접속했느냐' 라고 물으며 의심하기 때문에 도저히 직장에서는 한국 언론사 사이트에 접속할 수가 없단다.

언론사, 그리고 광고를 요청하는 광고주, 모두 자신들을 홍보하고, 또 홍보해 주는 대가로 경쟁이 심한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돕고 돕기 위해 광고라는 수단이 필요함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접속자들의 평균적인 연령대라던지, 직업층, needs 등을 좀 분석해서 되도록이면 어린 학생들에게 좋을 것이 없을만한 광고는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평소에 느꼈던 것을 적어본다. 다른 네티즌들도 똑같이 느끼신 적이 한두번쯤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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