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

- 이렇게 못 할 줄 몰랐다....




걱정과 걱정, 그리고 또 걱정 속에 월드컵 진출의 쾌거를 이루어 낸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

그리고 그 뒤에는 팬들의 걱정을 더더욱 깊게 만들어 준 신태용 감독이 있었으니....


어제 열린 모로코와의 경기는 월드컵 진출 이후 현재 한국 국가 대표팀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가늠해 볼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팬들의 관심을 많이 이끈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다음의 움직이는 짤방으로 그 결과의 표현을 대신하고자 한다.

모로코전 경기 결과를 듣고 급히 출국중이라는 제목의 유머 (또는 팩폭) 짤빙


경기 이후 인터넷에서는 위의 움직이는 영상이 대 인기를 끌었는데, 바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입국하는 영상을 거꾸로 돌린 개그 영상이다.

영상 그 자체로야 개그이지만, 이 영상을 받아들이는 팬들의 마음은 절대 웃길 수 없었다.



심지어, 아래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온 후,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가기 까지 하였다.


으엉..? 제삿상??


위의 사진은, 제사상을 준비중이던 한 네티즌이 상을 준비하다가 잠시 티비를 틀어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던 중 촬영한 사진이다.

경기 결과가 너무 어이가 없다 못해 참혹해 현재 상황에 너무 어울리는 배경(?) 이었다고....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이후, 신태용 감독 체제 하에서 많은 축구 팬들은 걱정을 내 비쳤다. 실제 월드컵 최종 예선 과정에서 보여준 경기는 형편없음을 떠나, "이런 실력으로 월드컵에 나가도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만 하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 경기 때, 이란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력으로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 했을 상황이었기 때문에, 월드컵 출전이 결정된 후, 팬들은 모두 다 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 쉰 것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


그런데, 그 다음 날, 자력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다는 식으로 언론 인터뷰를 한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 내용 때문에 축구 팬들은 더 많은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되기까지 하였다.

혼자만 현실을 외면하려 드는 것인가 라며 말이다.


그런데, 어제 모로코전 이후, 아니 그 이전에 동일한 선수가 무려 한 경기에 1분 안에 "두 번" 의 자살골을 기록한 사상 초유의 기록은 둘째 치고, 어제 모로코전 까지도 2군을 상대로 어떻게 저런 경기를 펼칠 수가 있는가 라는 걱정과 분노를 안겨준 것도 모자라, 오늘 뉴스에서 신태용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못 할 줄 몰랐다." 



아니... 그게 감독이 할 말이냔 말이다. 아니 그럼 감독을 하지 말고 서포터즈를 하지 그래요.... 팬들이 그토록, 아니 수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그게 아니다 그게 아니다 이야기하고 있는데, 혼자서만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잘 되겠느냔 말이에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문제인 걸까? 선수일까? 감독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말하는 축구 협회의 문제?


이 때의 한국 경기력을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이 때의 전력을 반 만이라도 좀 보존할 수는 없었느냔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영상, 음향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교회에서 배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껏 이것을 가지고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회 이곳 저곳을 다니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이것 저것 도울 수 있는 대로 봉사를 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다고 했던가...

아, 물론 지금의 내 수준이 창대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야금야금 호기심에 손으로 만져 보다가 배우게 된 것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나.. 전공도 아닌데.... 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 기억은 약 3~4년 쯤... 전의 일이다.

소위 '야매' 로 배운 지식이기에 전문적이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지 그저 감으로 알고 움직이는 정도로 봉사를 할 때이다.

그 때 막 사역을 시작한 개척 교회에서 도와 달라고 하여 막 봉사를 시작할 참인데, 목회 리뷰의 목적으로 캠코더를 한 대 구입해야 했었다. 어차피 선교사역 등의 것도 해야 하는 것이 사역의 일부인지라. 전도용 설교 영상 등의 제작에까지 염두에 두고 구입해야 했다.

문제는 그 영상을 다룰 '역량' 이 문제였다. 이 영상을 '누가' 촬영하고, '누가' 다룰 것이며, '누가' 관리할 것인가였다.

아쉽게도 그 곳에는 그 영상의 전반을 담당할 인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에는 내가 이미 기존에 하고 있는 봉사와 학업 때문에 조금씩 신경을 써 주던 것을 더 시간을 할애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당시, 가정용 캠코더 중에 DVD 캠코더를 구입할 것을 추천했다. DVD 미디어에 녹화되기 때문에, 컴퓨터로 꺼내기도 쉽고, 전용 편집 프로그램으로 잘랐다 붙였다가 가능하며, 또 이것을 다른 미디어에 담아 배포하는 것도 쉬웠으니까.

그러나 도에 지나치는 자신감과 자만감은, 그리고 '기왕에 하는 건데 더 좋은 것으로 하자' 는, 그리고 현재 자신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남들의 '추임새' 는 화를 불러오고 말았다.

DVD 캠코더가 아닌 테잎 캠코더를.. 그것도 업무용인 VX2100을 구입해 온 것...



이 카메라는 소니의 준 전문가용 캠코더 라인업에서 가장 아래에 속하는 모델이다. 준 전문용 라인업의 최하위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제품은 크기와 가격에 걸맞지 않은 좋은 성능으로 방송사에서도 프로그램 전체 제작을 담당하기도 할 만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좋은 제품이다. (물론 정확하게는 VX2100의 업무용 버전인 PD시리즈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업무용 연결을 지원하는 것 외에 바디 성능은 똑같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라고 하더라도 찍는 사람이 그에 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몇백, 몇천, 몇억 하는 좋은 카메라를 어린 아이에게 들려 줘도 그 아이가 작품 사진을 찍지 못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당장 문제는 테이프로 촬영한 영상을 어떻게 컴퓨터 파일로 만드는가부터가 문제가 되었다.

너무나 여유가 없었지만, 늘어나는 연락에 결국 이 일을 내가 담당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냥 한 칠팔십 하는 DVD캠코더를 샀으면, 서로들 배운다 생각하고 연습용으로라도 잘 썼을 텐데... 이건 뭐 엉뚱한 사람에게 이게 무조건 좋다는 소리만 듣고 삼백에 가까운 돈을 덥썩 주고 사버렸으니... 모두가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건 당연하고.. 이유없는 오동작이나 잠깐의 특이사항에도 벌벌 떨기에 잠시 이 카메라의 사용을 중단하고 내가 가진 가정용 캠코더로 봉사를 몇 주간 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노이즈였다. 아무리 음식을 만들 줄은 몰라도 음식 맛을 평가할 줄은 아는 것이 인간이듯. 설교 영상의 음성을 계속 듣다 보니 화이트 노이즈와 같은 잡음이 같이 녹음되는 것이 들린다고 불만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노이즈는 테이프 메커니즘의 모터 구동 소음이다. DVD이건 테이프이건 모두가 다 모터를 사용해 기록을 하고, 또 이것이 한 카메라 내부에 마이크와 모터가 같이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이 소음을 차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 소음이 녹화시에 그대로 같이 녹음되게 된다.

때문에 가정용 캠코더나 VX2100이나 모두 테이프 모터 소음이 녹음이 되게 된다. 물론 VX2100은 마이크와 핸들 사이에 고무를 덧대어 진동 소음을 최대한 잡으려고 하고 있지만, PD 시리즈처럼 별도의 외부 마이크를 사용하거나 또는 방송 촬영처럼 아예 독립된 마이크를 사용해서 녹화히자 않는 이상 모터 소리를 완벽하게 제거하기란 어렵다.




이 녀석 처럼 별도의 외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사람들은 '가격은 곧 성능' 이라는 독특한 사고 구조를 갖고 있어서 여기에 맞춰 사고를 하게 된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지만, 문제는, 일부 사람들은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거의 '무한' 또는 '전지전능' 수준의 성능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싸구려 카메라이기 때문에 노이즈가 심하다. 우리거는 비싼거라 노이즈가 없다. 라고...

하도 귀찮을 정도로 연락이 오기에 내 시간과 공을 들여서 자신들이 구입한 카메라를 봐 주는 동안 내 것을 이용해서 도와 줬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그래도 참았다. 악의로 하는 소리가 아니니까..

물론.. 이 사람들은 이후에 자신들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서도 노이즈가 들린다고 불만을 걸어 왔다. 당연히 그건 모터 소음이었다. 어차피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들을 사람들... 그냥 대충 넘어갔었다.

기계를 사용하는 이상 그 어디서건 노이즈, 그러니까 소음은 발생하게 되고, 그 소음은 필연적으로 나에게 느껴지는 형태로 전환이 되어 전달되게 된다. 하다 못해 우리가 어떠한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 연결하는 전원 플러그 때문에도 소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비싼 가격을 하는 장비들은 으레 이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설계를 하고 있고, 같은 제품군에서 가격이 높은 제품이면 보통 이러한 노이즈는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아니면 너무 작아서 무시할 정도가 된다. 또, 이것이 가격과 성능을 결정하는 주 요인 중 하나가 된다.


(특히나 이런 가정용 캠코더들은 모터와 마이크 사이가 무척 가까워 소음이 더 잘 잡히게 된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장비도 노이즈란 녀석을 아예 0으로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자연계의 법칙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게 처음부터 영상과 음향 시스템을 고려해 설계한 곳도 아니고, 그저 교회 개척을 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것 저것 모아서 구색을 맞춰 놓은 시스템에서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맞춰 주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영상 녹화 시에 이 노이즈를 최소한으로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또한 녹화된 영상의 목소리를 더 키워 달라는 부탁에 임의로 후보정을 통해 소리를 증폭했기 때문에 원래는 잘 느껴지지 않아야 할 노이즈가 더 커져 버리는 결과를 낳았던 것..

이제부터는 후보정으로 노이즈를 없애달라는 전방위 압박을 받게 되었다. 아 물론 수천, 수억짜리 장비들을 이용해 온갖 짓들을 하면 이 노이즈가 최대한으로 사라짐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음성이나 영상이나 모두 촬영, 또는 녹화된 "원본" 이 좋아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폰카를 가지고 방송용 화질로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건 거의 2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10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선명하게 만들어 달라는 억지에 가까운 요구인 셈인 것이다.

여기 저기서 듣는 풍문은 있어서 어떤 장비, 또는 어떤 프로그램을 타면 노이즈가 싹 사라진다느니.. 어떻다느니...

차라리 그렇다면 그 비용을 들여서 그런 곳에 의뢰를 하던가... 가능하지도 않은 환경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요구는 점점 이곳에서의 일을 그만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지치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가장 처음 일을 배우고 시작한 대형 교회에서라면 이것은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니고 내가 무조건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지금 현재의 상태 그대로 방송에 생중계되고, 이것을 이용해서 프로그램 제작을 하고, 굳이 제작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 영상을 최대한 모두가 만족하는 형태로 보고 듣게 해야 했으니까. 또한, 그곳은 그게 가능한 장비와 역량이 갖춰져 있는 곳이었고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한계에 부딧히면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게 된다. 때문에 나 역시도 장비의 한계나 레코딩의 한계 등에 부딧히면 이것을 배워서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수를 써 봤으나, 지금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불가능 한 수준에 이르게 된 상태에 이르렀기에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문득... 집에서 사용하는 캠코더가 현역으로 뛴 지도 8년째에 접어 들고 있고, 이미지센서가 깜박이는 증상이 나타나서 슬슬 새로 바통을 이어받을 업무용 카메라를 한 대 알아보던 중 이 조금은 답답했던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그냥 중언부언 적어 보았다.

얼마전 요새 봉사하고 있는 교회 예배를 촬영했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교회에서 보관하고 있는 카메라를 이용했는데, 역시 그곳도 그 카메라를 쓸 수 있는 실력의 사람이 없어 그냥 몇번 촬영도 하지 않고 DVD 캠코더를 다시 구입해 쓰고 있다. 생각없이 카메라를 쓰다가 카메라 세팅을 보니, 마이크에 노이즈가 잘 잡히게 된 상태로 세팅이 되어 있었다. 나는 최대한 노이즈를 억제하도록 노력하지만, 나 이전에 같은 봉사를 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 어느 누구도 클레임을 걸지 않았다는 이야기고.... 규모는 이전의 그 곳에 비해 몇배나 더 큰 곳인데도 말이다...

교회 규모가 아무리 작아도 '최고가 되려는 목표' 가 '남에게 보이고 들려지는 것' 이 아닌 "진정으로 내 마음을 다해 믿음을 키우는 것' 이 되어 있다면, 이런 노이즈 쯤은 '무시할 만한 것' 또는 이 상황을 설명했을 때 이 상황을 우선적으로 받아 들일 줄 아는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노이즈 쯤은 영상 또는 음성에 담겨져서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컨텐츠" 의 질에 묻혀 버릴 수 있는 아주 작은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컨텐츠" 이다. 그것을 최대한 가공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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