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

- 이렇게 못 할 줄 몰랐다....




걱정과 걱정, 그리고 또 걱정 속에 월드컵 진출의 쾌거를 이루어 낸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

그리고 그 뒤에는 팬들의 걱정을 더더욱 깊게 만들어 준 신태용 감독이 있었으니....


어제 열린 모로코와의 경기는 월드컵 진출 이후 현재 한국 국가 대표팀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가늠해 볼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팬들의 관심을 많이 이끈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다음의 움직이는 짤방으로 그 결과의 표현을 대신하고자 한다.

모로코전 경기 결과를 듣고 급히 출국중이라는 제목의 유머 (또는 팩폭) 짤빙


경기 이후 인터넷에서는 위의 움직이는 영상이 대 인기를 끌었는데, 바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입국하는 영상을 거꾸로 돌린 개그 영상이다.

영상 그 자체로야 개그이지만, 이 영상을 받아들이는 팬들의 마음은 절대 웃길 수 없었다.



심지어, 아래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온 후,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가기 까지 하였다.


으엉..? 제삿상??


위의 사진은, 제사상을 준비중이던 한 네티즌이 상을 준비하다가 잠시 티비를 틀어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던 중 촬영한 사진이다.

경기 결과가 너무 어이가 없다 못해 참혹해 현재 상황에 너무 어울리는 배경(?) 이었다고....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이후, 신태용 감독 체제 하에서 많은 축구 팬들은 걱정을 내 비쳤다. 실제 월드컵 최종 예선 과정에서 보여준 경기는 형편없음을 떠나, "이런 실력으로 월드컵에 나가도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만 하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 경기 때, 이란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력으로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 했을 상황이었기 때문에, 월드컵 출전이 결정된 후, 팬들은 모두 다 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 쉰 것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


그런데, 그 다음 날, 자력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다는 식으로 언론 인터뷰를 한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 내용 때문에 축구 팬들은 더 많은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되기까지 하였다.

혼자만 현실을 외면하려 드는 것인가 라며 말이다.


그런데, 어제 모로코전 이후, 아니 그 이전에 동일한 선수가 무려 한 경기에 1분 안에 "두 번" 의 자살골을 기록한 사상 초유의 기록은 둘째 치고, 어제 모로코전 까지도 2군을 상대로 어떻게 저런 경기를 펼칠 수가 있는가 라는 걱정과 분노를 안겨준 것도 모자라, 오늘 뉴스에서 신태용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못 할 줄 몰랐다." 



아니... 그게 감독이 할 말이냔 말이다. 아니 그럼 감독을 하지 말고 서포터즈를 하지 그래요.... 팬들이 그토록, 아니 수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그게 아니다 그게 아니다 이야기하고 있는데, 혼자서만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잘 되겠느냔 말이에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문제인 걸까? 선수일까? 감독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말하는 축구 협회의 문제?


이 때의 한국 경기력을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이 때의 전력을 반 만이라도 좀 보존할 수는 없었느냔 말이다.


아래 그림은 지금 막 다음 view 오른쪽에 뜨는 베스트 화면 캡처입니다.



문득 이 베스트 난을 슥 훑어 지나가다가 이상한 것을 느꼈습니다.

어..... 뭐라고???

메시의 월드컵 부진이 아이폰 4 결함 때문이라고....?????

엥.. 뭔소리야.. 이게 말이 돼..?
아이폰이랑 메시랑 왜...???

둘이 사귀어???????




그래서 다시 잘 쳐다 본 결과.......



아................


이런...... @#$#$^%^%


꿉꿉한 월요일 오후 그냥 한번 웃고 가시라고 막 방금 제가 벌인 쑈를 하나 포스팅해 봅니다^^;;;;

<다음 내용은 AV 전문 리뷰어이신 최원태님께서 작성하신 3D TV와 관련한 글입니다. 다나와에 실린 기사를 보고 참 좋은 내용이다 싶어 갈무리 해 왔습니다.>


역대 월드컵은 선진 방송 기술의 시험장

지구촌의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지난 6월 11일(이하 한국 시간) 성대하게 개막 되었다. 월드컵은 범세계적 스포츠인 축구의 대제전이지만 단순한 여느 스포츠 대회와는 다른 넓은 외연(外延)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방송 기술'이다. 월드컵은 올림픽과 더불어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다. 그러나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대회 규모가 작고 단일 종목이라는 이점이 있어 중계에 관한 선진 기술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은 역사상 최초로 전 경기가 HD로 제작이 되었었다. 이는 대회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HD 방송 선진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국, 미국,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HD 방송 시청 자체가 불가능했고, 그래서 공식적인 송출 방송은 모두 SD급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은 FIFA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나서 전 경기를 HD로 송출했다. 다소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이 무렵에는 HD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국가들의 수가 그래도 꽤 늘어나 있었고 남미와 유럽 등 축구에 열광하는 지역 국가들은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HD 방송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을 정도였다.

▲ 2010 남아공 월드컵은 25경기를 3D로 중계해
3D TV 판매 활성화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이번에는 3D 영상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의 방송 기술 키워드는 3D 중계다. 제작은 온전히 소니가 맡았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소니가 TV 제조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소니는 카메라 및 포스트 프로덕션 장비 등 제작 분야에서 절대 강자다.

3D 방송이 널리 보급될 경우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삼성, LG 등 한국 업체들과 여전히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하겠지만, 방송·필름 장비 및 소프트웨어 쪽만큼은 소니의 신장이 크게 두드러질 것이다. 그래서 소니는 작년 12월 일찌감치 FIFA와 3D 중계 계약을 맺고 이에 관한 대대적인 홍보를 해 왔다. 그 덕분에 삼성, LG 등 국내 가전업체 역시 빠른 '3DTV 매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보다 삼성, LG 등 국내업체들이 훨씬 더 빨리, 그리고 훨씬 더 높은 완성도로 3D TV 제품을 발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코 쉽지 않은 월드컵 3D 중계 과정

사실 3D 라이브 중계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월드컵은 3D 중계가 그리 용이한 소재도 아니다. 왜 용이하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아무튼 이번에 소니로서는 과감한 시도를 한 셈이다. 만일 향후 3D 붐이 지속적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이번 소니의 '남아공 월드컵 3D 중계' 시도는 필름 쪽에서 '아바타'가 평가 받는 것 이상으로 큰 박수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본다.

▲ 소니는 이번 월드컵 3D 중계로 3D 콘텐츠 제작, 3D TV 출시에 이어
3D 방송 시스템까지 구축해 3D 토털 솔루션을 보유하게 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전 경기가 3D로 중계되는 것은 아니다. 소니는 사커시티, 앨리스 파크 스타디움, 넬슨 만델라 스타디움,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 모세스 마부히다 스타디움 등 총 5개 경기장에 각각 16대씩의 3D 카메라를 설치했다. 설치된 기종은 주로 HDC-1500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선보인 HDC-P1 기종도 혹시 섞여 있는지는 모르겠다. 16대씩이라고 해도 사실 3D 카메라는 좌측용·우측용 두 대가 한 세트로 묶여서 촬영이 되므로 실제 설치된 3D 카메라 세트는 경기장 당 7~8세트인 셈이다.

보통 월드컵 같은 빅 경기는 2D 화면의 경우 30여대 정도의 중계 카메라가 설치된다. 이에 비하면 카메라 숫자는 많이 적다. 그러나 2D 카메라에 비해 컨트롤이 몇 배 더 힘든 3D 카메라의 특성 상 그 이상 더 설치하기도 곤란했을 것이다. 3D 라이브 중계는 촬영보다 더 힘든 것이 실시간 포스트-프로덕션 시스템이다. 소니는 자사의 3D 이미지 프로세서인 MPE-200을 중심으로 3D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듀얼 스트림 레코더 및 모니터 등등으로 구성된 '3D BOX' 시스템을 만들어 실시간 후반작업에 사용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 (위)소니의 HDC-1500 3D 촬영 카메라, (아래) 3D 박스 프로세서 MPE-200

3D 중계시설이 설치된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는 총 25경기다. 예선 48경기 중 15경기, 결승 토너먼트 16경기 중 10경기 등이다. 한국팀은 예선 3경기 중 아르헨티나 전(17일)과 나이지리아 전(23일) 두 경기가 3D로 중계된다. 뿐만 아니라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을 경우 16강전, 8강전, 4강전 등 한국팀이 치를 가능성이 있는 경기 모두가 다 3D 카메라가 설치된 경기장이다. 따라서 그리스 전을 제외한 한국의 경기 모두를 3D로 시청하게 된다.

3D 중계 장비는 소니 것이지만 중계 및 송출은 월드컵 국제신호 제작사인 HBS가 맡는다. SBS도 HBS에서 신호를 받는다.

한국은 3DTV 선진강국

사실 의욕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3D 중계이지만 HBS로부터 신호를 전송 받는 나라는 한국, 일본, 영국, 미국, 스페인 등 몇 나라가 채 안 된다. 이 중에서도 지상파 채널을 통해 중계하는 나라는 아마도 한국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현재 3D 시험방송을 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등에 불과한데 대개가 위성 또는 케이블 유료방송이다. 미국은 새로 신설된 ESPN 3D 채널이 이번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BS11을 통해 작년부터 3D 시험방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번에 월드컵 3D 중계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외에 영국, 호주, 싱가포르, 스페인 등이 3D 방송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월드컵 중계 여부를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FIFA와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3D 실시간 중계를 당장 실시할 만큼 준비를 갖춘 나라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 3D 중계 방송사 로고

이에 비하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3D 방송 선진국'이다. SBS를 통해 25개의 3D 중계 경기가 모두 실시간 중계되며, 정부에서는 이를 위해 임시로 UHF 66번 채널을 내주었다. 66번 채널은 지난 5월 19일부터 하루 3시간씩 시범방송을 해 왔고, 월드컵 개막일인 6월 11일부터는 종일 방송으로 바뀌어 월드컵 결승 경기가 열리는 7월 12일까지 계속된다.

물론 하루 종일 월드컵 중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범 방송은 KBS, SBS, MBC, EBS 4개 방송사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송출은 KBS와 SBS가 교대로 맡기로 하고, MBC와 EBS는 프로그램을 KBS에 전달해서 방송하는 방식이다.

많지는 않지만 현재 KBS, MBC, SBS, EBS 모두 시범적으로 제작한 3D 콘텐츠들이 몇몇 있다. KBS의 경우는 '3DTV 체험 속으로'라는 종합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이 안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중 티아라 편 2곡, '추노' 마지막회, '개그 콘서트' 중 '그냥 내비 둬', '2003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하이라이트 등이 짧게 짧게 배치되었다.

더불어 KBS가 마음 먹고 3D로 라이브 촬영을 한 '대구 세계육상대회'도 방송이 된다. MBC도 '쇼 음악중심', '선덕여왕', '황하', '라라라', '아마존의 눈물' 등 3D로 제작했거나 또는 2D→3D 컨버전을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고, SBS도 SBS 아트텍에서 제작한 '헬로 3D',' 2009 스노우보드 월드컵 중계' 등을 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중심 콘텐츠는 SBS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중계다.

▲ 66번 채널 3D TV 시범방송 화면

3D 바람이 급격히 불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부터였는데 지금 3D 방송 및 기술 규격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나라는 바로 한국이다. 아직 3D 방송 및 산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히 많다.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 거품효과에 속는 것일 수 있다며 보다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어차피 3D는 대세이고 향후 몇 년간 영상 산업을 주도할 키워드이므로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국내에서는 조금 더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언제 한번 다른 제목의 글을 통해 찬찬히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고 취사(取捨)할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금 한국은 3D에 관한 한 그 움직임이 매우 민첩하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상파 3D 방송을 추진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세계 표준 기술을 짐짓 만들어 보기 위해 연구 중이다. 지난 2월 '3D 방송 진흥센터'를 설립했고, '3D 실험방송 추진단'을 결성해 올 10월에 실시될 '실험방송'을 준비 중이다.

지금 하고 있는 3D 방송은 사실 '시범방송'이다. 정부에서 지금 추진 중인 3D 방송 방식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3D 방송은 올 10월에 실시되는 '실험방송'에 계획이 맞춰져 있다. 이번 '시범방송'은 사실 월드컵 3D 중계를 위해 급히 편성된 느낌이 짙다. 그런데 월드컵 중계만을 위해 별도의 주파수를 할당하면 마치 SBS에만 특혜가 돌아가는 형상이 되기 때문에 KBS, MBC, EBS 등의 3D 콘텐츠도 함께 편성된 것 아닌가 의심이 간다. 그래서 명칭도 '실험방송'이 아닌 '시범방송'이다.

'3D 시범방송'의 문제점

어찌 되었든 국내 시청자들로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상파를 통해 '월드컵 3D 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참 뿌듯한 노릇이기는 하지만, '급히 먹는 떡이 체한다'고 했던가, 너무 급히 기획되다 보니 서투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3DTV를 가지고 있는 시청자조차도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번 시범방송을 볼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TV 광고에서는 월드컵을 3D로 시청하라고 박지성, 이청용이 화면 속에서 튀어나와 열심히 불을 지펴대는데 정작 아궁이가 어딘지 알아야 몸을 녹일 것 아닌가.

둘째는 방법을 알아도 정작 볼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직접 수신은 해당되는 지역의 범위가 너무 좁고, 간접 수신 방법은 방송사업자 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셋째는 아직 지상파 기술 규격이 정해진 상태가 아니라서, 일단 'Side By Side' 방식의 싱글 스트림(Single Stream) 방식으로 전송되고 있는데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방식은 화질이 많이 떨어진다. HD 영상에 눈이 익어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불만일 수 밖에 없다.

3D 월드컵 방송을 보는 방법

당연한 이야기지만 3D 방송을 보려면 일단 3DT V가 있어야 한다. 왜 이런 당연한 말을 하는가 하면 SBS에 있는 한 관계자가 한 말이 기억나서다. 월드컵 3D 중계를 어떻게 볼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일반 TV에서 3D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더라는 것이다. 역시 홍보 부족이다. 3D 방송은 3D TV를 구입해야 볼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3DTV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아이티 등의 제품이 있고, 소니는 7월에 수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셔터글라스 방식(액티브), 현대아이티는 편광 방식(패시브)이고, LG전자는 셔터글라스와 편광 방식 두 가지 모델이 모두 있는데 주종은 셔터글라스 방식이다.

정부에서 할당한 '지상파 공동 3D 시범방송' 채널은 UHF 66번이다. 66번 채널은 서울 관악산 송신소에 '북쪽을 향해' 송출된다. 북쪽을 향하는 이유는 대전 지역에도 66번 채널이 있어 신호가 혼선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66번 채널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만 수신된다. 그나마 경기도에서도 수원 이남 지역은 거의 수신이 안 된다고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가시청 권역이 너무 좁다.

▲ 관악산 송신소 이미지

그렇다고 수원 이북의 수도권 또한 시청이 용이한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가정에 VHF/UHF 안테나가 달려 있었다. 지금도 집에 안테나가 설치된 가정이라면 66번 채널을 곧바로 잡아낼 수 있다. 3DTV의 '자동 채널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채널을 찾아내 추가시킬 것이다. UHF로는 66번 채널이지만 TV 화면에는 DTV 3-3 채널로 표시가 된다. SBS가 DTV 6-1로 표시가 되니 6-1에서 리모콘의 채널 버튼을 앞으로 한번만 더 눌러주면 3-3이 나온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는 공청 안테나 시설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공청 안테나가 지역 케이블 SO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건물 옥상의 TV 안테나 신호만 보내주는 경우라면 앞에 설명한 것처럼 손쉽게 66번 채널을 잡아낼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아파트 단지가 지상파 방송을 지역 케이블 방송국을 통해 재전송 받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케이블 방송과 KBS, MBC, SBS 등의 지상파 방송을 별도의 장치를 따로따로 쓰지 않고 하나의 케이블을 통해 보고 있다면 그 경우는 100% 지역 케이블 SO에서 지상파 방송을 받아 자신들이 설치한 케이블 망을 통해 재전송 해주고 있는 경우다. 이런 경우 66번 채널은 수신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월드컵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SBS와 지역 케이블 SO 간에 중계권에 대한 계약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블 방송은 돈을 받고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방송 사업자다. 지상파 방송국과는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쟁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SBS로서는 월드컵 중계 권리를 무상으로 케이블 사업자에게 내줄 까닭이 없다.

당초 국내의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5대 MSO(티브로드, CNM, CJ헬로비전, HCN, CMB)에서는 모두 66번 채널을 디지털 케이블을 통해 방송할 예정이었다. 이 외에도 상당수의 지역 케이블 SO들이 66번 채널 재전송을 시도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66번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실제로 필자가 있는 분당지역에서도 월드컵 개막 며칠 전부터 66번 채널(DTV 3-3)이 케이블 재전송을 통해 디지털 셋톱박스에 포착이 되었었다. 그러나 이 방송은 월드컵 개막 이틀 뒤부터 돌연 중단되었다. 아마도 SBS가 불법방송이라면서 강력히 항의를 했던 모양이다.

혹자는 그렇지 않아도 '월드컵 단독중계' 건으로 인해 말이 많았던 SBS를 또 탓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SBS가 아니라 KBS, MBC가 중계권을 공동으로 가졌더라도 케이블 방송국에 대해 마찬가지 주장을 했을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SBS와 재전송에 관한 계약을 하지 않은 케이블 SO가 오히려 야속하다. 스카이라이프처럼 SBS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방송을 하는 업체만 바보가 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케이블 SO로서는 '3D 방송 수신자가 얼마나 된다고…' 하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고 66번 채널을 기존 지상파 채널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황당한 것은 시청자다. 수도권 지역에서 거주하고 3D TV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케이블 SO를 통해 TV를 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주민이라면 역시 3D 시범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이건 시청자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괜히 미디어 간의 복잡한 관계에 말려 손해 보는 셈이다. 황당한 일이다.

주변의 어떤 분은 답답한 나머지 실내 안테나를 통해 직접 수신을 하겠다고 나섰다. 요즘은 실내 안테나 성능이 꽤 좋아져 불가능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또한 서울 경계선을 벗어나면 거의 수신이 안 된다고 봐야 한다. 서울 내에서 조차도 실내 안테나를 통한 수신율을 평균 60% 정도다. 관악산 부근이라면 모를까 멀리 떨어질수록 성공률은 낮아진다. 신호 혼신 염려 때문에 일반 지상파 채널보다 훨씬 약한 1KW로 송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관계 없이, 주택 형태에 관계 없이 가장 편하게 '월드컵 3D 중계'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을 통해서다. 스카이라이프는 SBS와 월드컵 중계 재전송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했기 때문이다.

원래 스카이라이프는 얼마 전부터 1번 채널을 통해 자체적인 '3D 시범방송'을 하고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3D 중계' 또한 1번 채널을 통해 보내준다. 그러나 이것은 SBS에서 직접 받는 것이지, 정부의 66번 채널을 재전송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66번에서 하는 KBS, MBC, EBS의 다른 3D 콘텐츠는 볼 수가 없다. 결정적으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월드컵 축구경기를 3D로 보는 것은 '나라님 얼굴보기'보다 더 어려운 셈이다. 3D TV를 구입하고도 막상 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다. 솔직히 좀 어이가 없다. 3D 방송의 선진국이 되겠다고 66번 채널까지 급히 편성해 가면서 나설 정도였으면 조금 더 준비를 일찌감치, 철저히 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는지, 그래서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 것 아닌지, 정부나 방송사, 심지어 3D TV 광고에 열중했던 가전사들에게까지 섭섭한 마음이 꽤 든다.

현재 상태에서 3D로 축구 중계를 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극장에 가서 유료로 보는 것이다. 3D TV를 사지 않아도 되고, 지역 제한도 없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응원하며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17일 아르헨티나 전이 이미 대박을 이루었고 23일의 나이지리아 전도 사람들이 꽤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미 극장에서 3D 월드컵을 본 이라면 알 수 있듯이 이 방법 또한 쉽게 추천하기 곤란한 단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보고 있는 3D 방송은 100% '싱글 스트림(Single Stream)' 방식이다. '싱글 스트림' 방식은 화질이 많이 떨어진다. TV에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풀 HD급 화질도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면 화질 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현재의 싱글 스트림 방식의 3D 방식은 HD급 해상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극장에서 보았던 '아바타 3D'나 '폴라 익스프레스 3D' 수준을 예상하면 안 된다.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해상도가 떨어지면 입체효과가 떨어진다. 더욱이 큰 화면에서 낮은 해상도의 화면을 오래 보면 어지러움증도 커진다. 극장이라는 장소가 갖는 장점도 크지만 상황이 이렇다는 것도 알고 가야 한다.

월드컵 3D 중계의 화질 열화에 대하여

월드컵 3D 중계 뿐만 아니라 현재 66번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3D 콘텐츠 모두가 다 싱글 스트림 방식이다. 3D 영상은 아직 초창기라 기술적으로 완성된 단계가 아니다. 거론되는 기술적인 포맷들이 많지만 그 중 표준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 현재 3D 방송의 영상 전송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 말할 수 있다. 하나는 싱글 스트림(Single Stream 또는 One Stream)이고 다른 하나는 듀얼 스트림(Dual Stream 또는 Two Stream)이다. 간단히 말해 전자(前者)는 편리성이 앞서나 화질이 떨어지는 방식이고 후자(後者)는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대신 화질이 우수한 방식이다.

3D 영상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이 두 가지 방식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3D 영상을 구현하는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다소 기술적인 내용이 될지 모르겠는데 가급적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보기로 하자.

현재 방송이나 영화관에서 보는 3D 입체 영상은 '진짜 입체영상'이 아니다. 피사체가 실제 그대로 3D 입체 영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홀로그래픽스(Holographics)라고 한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R2D2 로보트를 통해 투사된 레이어 공주의 이미지 같은 것이 홀로그래픽이다. 빛의 간섭, 회절 요소들을 모두 계산해서 실제로 대상 자체를 입체적으로 투사하는 것이다. 현재 기술로 홀로그래픽스 방식의 3D 영상은 무리다.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해상도나 사이즈가 형편없는 실험단계 수준이다. 그래도 한 10년 안에는 어느 정도 현실화 되지 않을까 업계 일각에서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다.

3D 방송 재생 방식-싱글 스트림과 프레임 패킹

현재 사용 하는 3D 입체영상은 '3D 이미징(3D-Imaging)' 방식이다. 실제로는 3D가 아닌데 사람의 뇌에서 착각을 일으켜 3D 영상이 머리 속에서 이미지로 생겨나는 방식이다. 따라서 입체안경을 벗고 보면 눈 앞에는 2D의 겹쳐진 영상만 보인다. 방금 전 안경을 쓴 상태에서 보았던 입체 영상은 사실 나의 뇌가 만들어낸 허구적인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이 사물을 입체로 판단하는 단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단서가 바로 '양안시차'(Binocular Disparity)다.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만 앞에 있는 사물을 보라. 그리고 다시 눈을 바꿔서 왼쪽 눈만으로 같은 사물은 보라. 오른쪽 눈에 비춰진 사물과 왼쪽 눈에 비춰진 사물은 보이는 면과 각도가 각기 다르다. 그 것이 '양안시차'다. 가까이 있는 사물은 차이가 적고, 멀리 있는 사물은 차이가 크다. 인간이 사물을 입체로 파악하는 것은 바로 이 양안시차 때문이다.

따라서 두 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한 대는 좌안으로 보는 영상을 찍고, 다른 한 대는 우안으로 보는 영상을 찍은 뒤 이를 합쳐서 뇌에 정보를 전달하면, 뇌는 착각을 일으켜 3D 입체 영상을 이미징하게 된다는 것이 현재 사용하는 범용적인 입체영상 제작법이다. 그래서 공식 용어 자체도 스테레오스픽스(Stereospics)다. 스테레오 오디오 시스템에서 두 대의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 소리에 입체감이 생기고 포커싱이 가운데에 맺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어떤 이들은 스테레오픽스는 홀로그래픽스와 달리 '짝퉁 3D'이기 때문에 3D가 아닌 2.5D로 불러야 한다고도 말한다.

어찌되었든 현재 이야기되는 모든 3D 입체영상은, 필름이든 방송이든 블루레이든 모두 좌안영상과 우안영상 두 개의 분리된 2D 영상이 있고 이를 합쳐 3D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만 알아두면 된다. 그래서 3D 촬영은 항상 2대의 카메라가 한 조가 되어 촬영을 한다(미래형 기술인 다시점 입체영상에서는 카메라 10대 또는 100대를 한 세트로 구성할 수도 있다).

이때 좌안 영상과 우안 영상을 하나의 프레임에 실어서 한꺼번에 재생하는 방식이 싱글 스트림 방식이고, 좌안 영상과 우안 영상을 각각 다른 프레임으로 만들어 그 두 개의 프레임을 이어 붙여 보내는 방식이 듀얼 스트림 방식이다. 그래서 듀얼 스트림 방식은 프레임 두 개를 나란히 보낸다고 해서 '프레임 시퀀샬(Frame Sequential)' 또는 프레임 두 개를 묶어 보낸다고 해서 '프레임 패킹(Frame Packing)' 방식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중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공식용어는 프레임 패킹이다(엄밀히 말하자면 Dual Stream과 Frame Packing은 동의어(同義語)는 아니다. 약간 의미가 다르다. 단지 지금은 그 것을 구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현재 시점에서는 일단 동의어로 가정해도 큰 무리가 없다).

싱글 스트림은 기존의 전송 경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우리는 1,920x1,080의 해상도를 지닌 HD 영상을 방송사로부터 수신 받고 있다. 싱글 스트림 방식의 입체영상도 동일한 방식으로 영상정보를 수신 받는다. 단지 차이점은 일반 2D 영상과 달리 3D 입체영상은 아래 그림과 같이 화면이 둘로 쪼개진 영상으로 수신이 된다는 점이다. 

3D 영상은 2D 영상보다 해상도에 민감

▲ '사이드 바이 사이드'로 전송되는 3D 영상 화면

66번 채널을 일반 2D TV에서 수신하면 화면이 위 사진처럼 나온다. 좌측이 좌안 영상정보이고 우측이 우안 영상정보이다. 3D TV에서는 이렇게 나오지 않는다. 3D 기능을 사용하면 이 두 개의 영상정보가 하나로 합쳐져서 한 개의 겹쳐진 영상이 되고 이 화면을 입체안경을 착용하고 보면 포커싱이 맞는 3D 이미지로 보이게 된다.

▲ 겹쳐진 이중 노출 화면 

이 방식은 별도의 준비 없이 기존 전파 송수신 방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역문제나 디코더, 입출력 경로 등에서도 새로이 추가되는 요소가 없다. 그래서 당장은 매우 편리하다. 그래서 한국 뿐 아니라 미국 ESPN 3D 채널 등 3D 방송을 시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전 세계 채널 대부분이 당장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 스카이라이프의 3D 시험방송 채널도 역시 이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1,920x1,080의 한 프레임을 좌우 반으로 나누기 때문에 한쪽 눈의 영상 정보의 해상도는 가로 픽셀 1,920이 반으로 줄어든 960x1,080이 된다. 좌안과 우안 영상이 하나로 포개진 화면 역시 960x1,080이다. 이를 1,920x1,080 화면에 맞게 TV가 인위적으로 화면을 늘린다. 즉 960의 가로 픽셀을 1,920 픽셀에 맞게 스트레칭(Stretching)을 시키는 것인데 이 것은 진짜 1,920 픽셀이 아닌 억지로 잡아 당겨 늘린 것이기 때문에 해상도를 증가시키지 못한다.

일반 2D TV에서 오리지널 화면비가 4:3인 영상을 일부러 16:9로 잡아당긴 경우를 생각해보자. 화면에 꽉 차게는 되지만 스트레칭으로 인해 해상도가 떨어져 화질이 열화되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이치다. 따라서 싱글 스트림 방식은 화질에서 문제가 된다. 싱글 스트림 방식도 화면을 나누는 방식에 따라 'Side-by-Side', 'Top & bottom', 'Interlaced', 'Checker-Board'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것을 채택해도 해상도가 떨어지기는 매 한가지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화면 분할 방식은 Side-by-Side이다.

사실 3D 영상은 2D 영상보다 해상도 문제가 더 민감하다. 양안시차 효과 때문에 화면이 실제보다 더 작게 느껴지고 대신 깊이정보(Depth)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생기는 여러 가지 영상 아티팩트들이 발생한다. 그런데 해상도가 떨어지게 되면 발생하는 아티팩트의 양과 정도가 훨씬 심해지게 된다. 그런 까닭에 지금 방송되고 있는 '3D 시범방송'이나 '월드컵 중계' 모두 해상도 문제와 아티팩트에 대한 문제에 대해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싱글 스트림이 아닌 듀얼 스트림의 프레임 패킹 방식은 해상도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의 프레임을 반으로 쪼개 넣는 방식이 아니라, 좌안 영상과 우안 영상을 각각 온전한 1,920x1,080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는 별도의 프레임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레임 패킹 방식에서 한 개의 '3D 영상 프레임'은 사실 상 한 개의 프레임이 아니라 두 개의 '2D 영상 프레임'을 포개 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해상도가 보장되고 아티팩트도 훨씬 적다. 현재 3D 블루레이가 채택하고 있는 표준규격이 이것이다.

시범방송은 싱글 스트림, 실험방송은 프레임 패킹?

그런데 이를 방송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려면 거쳐야 할 연구과제가 많다. 프레임 패킹 방식은 기존 2D 방송보다 영상정보가 두 배 이상 많아진다. 한 개의 프레임이 사실은 두 개의 좌/우 프레임을 묶은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 채널 대역으로는 안 된다. 또 두 개의 좌/우 프레임을 어떻게 묶을 것인지 그 '묶는 방식'에 대해서도 아직 딱히 정해진 표준이 없다. 이제서야 막 연구가 시작된 단계다. 또 묶은 것을 풀어 한 화면으로 겹치게 하려면 TV가 그 신호를 해독하는 기능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 표준도 안 정해진 마당에 현재 시판되고 있는 TV들이 그런 기능을 갖추고 있을 리가 만무하다. 이 외에도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당장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프레임 패킹 방식으로 전송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필자는 월드컵 3D 중계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당연히 프레임 패킹 방식으로 중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개막 2주 전에야 비로소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by-Side)의 싱글 스트리밍을 쓴다는 것을 알고 매우 실망했었다. 10여 년 전 DTV 방식 논쟁 때나 4년 전 지상파 MMS 방송 시도 논쟁 때와 비슷한 '짝퉁 화질'에 대한 논쟁을 또 벌려야 하는 것 아닌가 답답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杞憂)였다. 현재 '3D 방송 추진위'의 확고한 입장은 '결코 3D 방송을 위해 풀 HD의 화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3D 방송을 하되 풀 HD 해상도는 보장되어야 하고 따라서 지상파든, 케이블, 위성이든 향후 국내에서 진행될 3D 방송은 기본적으로 프레임 패킹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 현재 정부의 입장이다.

올해 10월부터 시작될 '실험방송' 또한 프레임 패킹이다. 단지 이번 월드컵 방송을 싱글 스트림으로 방송하게 된 것은 아직 프레임 패킹에 대한 기술규격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편성 방송을 '실험방송'과 다른 '시범방송'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당장 월드컵 라이브 중계는 싱글 스트림 방식으로밖에 볼 수 없지만 아마도 10월 이후 프레임 패킹 방식 실험방송이 개시되면 그때 이번 월드컵 3D 방송 콘텐츠를 높은 해상도의 프레임 패킹 방식으로 다시 재방송할 것은 확실하다. 현재 SBS는 HBS로부터 싱글 스트리밍 화면과 프레임 패킹 화면 두 가지를 모두 수신하고 있다. 후자는 방송은 되지 않지만 SBS가 보관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니로서도 월드컵이 끝난 뒤 자신들의 장비로 촬영한 영상을 고화질의 3D 블루레이로 만들어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고화질의 화면 데이터를 별도로 보관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당장 보이는 해상도에 대한 실망감은 약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더 좋은 화질로 접할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단, 현재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프레임 패킹 방식을 쓰면 과연 진짜로 화질이 좋아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역시 논쟁의 여지가 크게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지금의 주제를 벗어나는 이야기이므로 다음 기회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자.

아무튼 이제까지 언급한 기술적 문제로 인한 이번 3D 월드컵 중계는 해상도가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알아 두실 필요가 있다.

'아바타 3D' 수준의 3D 방송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

이번 월드컵 3D 중계를 시청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기대 이하'라는 평과 '예상 외로 괜찮다'는 상반된 의견이 팽팽하다. 가만히 보니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싱글 스트림 방식의 시범방송을 꾸준히 지켜 본 경험유무가 판단결과를 가르는 것 같다. 그 동안 시범방송을 꾸준히 봐 왔던 사람들은, 그리고 그 동안 3D TV의 영상을 비교적 많이 보고 테스트 해 왔던 사람들은 '예상보다 꽤 좋은 편'이라고 말한다. 반면 3D 영상이라면 일단 극장에서 본 '아바타' 급부터 연상하시는 이 또는 전문가 중에서도 그 동안 방송되던 지상파 시범방송이나 스카이라이프 시범방송의 열악한 싱글 스트림 화질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뭐 이래?'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바꿔 말하면 이렇다. 싱글 스트림 방식은 해상도가 일반 HD의 절반 수준이므로 결코 '아바타'급 3D를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가 흔히 보는 HD 2D 영상보다도 훨씬 뒤떨어진다. 필자의 경우는 '예상 외로 괜찮은 편'이라는 쪽에 속한다. 왜냐하면 그 동안 보아왔던 싱글 스트림의 시범방송 콘텐츠들이 워낙 해상도, 입체감, 아티팩트, 촬영기술 등에서 실망을 많이 주었었기 때문에 사실 이번 월드컵 중계도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3D 중계는 기대보다 훨씬 괜찮은 편이다.

 

▲ 2010 남아공 월드컵의 3D 축구 경기 장면

가장 두드러진 점은 '입체효과'다. 축구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각기 다른 위치에 서서 공을 주고 받는 장면이 많다. 3D로 보니 근거리와 먼 거리 선수들의 포지션이 2D와 달리 아주 생생하게 입체적으로 구별된다. 쇼 프로그램처럼 카메라의 위치가 정면인 경우에는 앞쪽에 배치된 피사체에 컨버전스를 맞추고 뒤쪽으로 갈수록 뎁스(Depth)를 많이 주는 식으로 입체효과를 내게 마련인데, 이때 뎁스의 차가 너무 심하게 날 경우 오히려 시청자는 위화감을 느끼기 쉽다. 월드컵 축구의 경우는 화면 속의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위치 교환을 하는데다, 특별히 주 피사체로 여겨지는 포인트가 없다. 뎁스가 다른 여러 위치의 포인트가 비슷비슷한 비중과 크기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위화감이나 어색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선수들의 포지션이 입체적, 정확한 정보 전달에 유용한 3D

축구 중계는 주로 측면에서 비스듬하게 내려다 보는 샷이 주 앵글이다. 3D로 보면 전체적인 공격 대형, 수비 대형이 훨씬 눈에 쉽게 들어온다. 특히 코너킥이나 프리킥이 시도될 때 더 생생한 효과가 있다. 이 때 보통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격과 수비 선수들이 서로 엉켜 자리다툼을 한다. 2D 영상으로 보면 선수들이 한데 겹쳐져 누가 앞이고 누가 뒤인지가 대번에 파악되지 않는다. 그 중 누군가 뛰어올라 헤딩을 하더라도 그 선수의 위치가 앞뒤 수비수와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3D로 보니 이런 장면은 정말 속된 말로 정말 '대박'이다. 겹쳐져 있는 선수들간의 위치가 2D에 비해 훨씬 또렷하게 전달된다. 물론 워낙 선수들이 촘촘히 붙어 있으면 역시 3D도 별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선수들의 위치 정보를 명확히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3D가 월등히 앞선다. 누군가 슛을 쏘았을 때 골대 뒤쪽에서 잡은 앵글에서도 확실히 3D의 위력이 드러난다. 먼 거리에서 시작해 골대에 가까워 질수록 점점 커지는 공과 그 앞을 가로막는 수비수나 골키퍼의 위치가 입체적으로 확실히 구별되면서 상당히 괜찮은 3D 효과를 발생시킨다. 

3D 축구 경기 장면

해상도야 원래부터 안 좋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은 편이다.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부터 지상파와 스카이라이프의 시범방송을 쭉 시청했었는데, 아직 입체 영상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상태라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많았다. 특히 화질은 싱글 스트림임을 감안하더라도 원본 카메라가 SD급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열악한 것들도 있었다.

사실 3D 영상은 두 대의 카메라를 한 세트로 묶어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덩치 큰 고성능의 2D용 카메라를 쓰기 곤란하다는 요소가 있다. 두 대의 카메라를 수평으로 배열하든 직교식으로 배열하든 리그(Rig)라고 불리는 3D 전용 특수장비에 하나로 묶어야 하는데, 덩치가 크면 리그를 설치하기도 또 이동하거나 세팅하기도 매우 어려워진다. 게다가 조명도 훨씬 더 밝아야 하기 때문에 세팅이 매우 어렵다. 특히 야외 장면의 경우는 뎁스를 맞추기가 어려워 3D 촬영이 쉽지가 않다.

그러나 축구의 경우는 오히려 이점이 있다. 축구 중계는 대개 롱 샷이다. 일반 영상이라면 피사체가 계속 조그맣게 나오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이 불만을 가지겠지만 축구에서는 오히려 그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오히려 부담이 적다. 조명도 그다지 아쉬움이 없었다. 예상보다 월드컵 축구의 영상은 깔끔하고 볼 만했다.

2D 영상보다 떨어지는 계조, 단조로운 앵글은 개선해야 할 과제

이만큼 칭찬했으니 이번에는 흉을 볼 차례다. 풀 샷(Full Shot)이 많다. 3D 영상의 경우는 풀 샷으로 잡았을 때 축구처럼 피사체(선수들)가 많고 크기가 작으면 마치 선수들이 사람이라기 보다는 조그마한 인형처럼 보이는 현상이 있다. 이를 흔히 토이 이펙트(Toy Effect)라고 부르는데, 월드컵 축구 영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해상도가 떨어지면 토이 효과는 더 심해진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3D 영상은 일반 2D 보다 계조력이 많이 떨어진다. 특히 크로스 토크가 많은 LCD TV의 경우는 짐짓 일부러 계조 범위를 좁히는 경우도 있다. 계조가 떨어지면 영상이 밋밋해지고 질감 표현이 잘 안 된다. 선수들의 유니폼이 단색의 붓으로 점을 찍어 놓은 듯 단조롭게 보이고 롱 샷 상태에서는 얼굴 모습도 마치 인형처럼 뭉개져 보이게 된다. 따라서 계조력이 떨어지는 것이 토이 이펙트의 첫 번째 원인이 아닌가 추정된다.

두 번째는 부피감의 저하다. 입체감은 있는데 부피감은 없다. 3D 입체영상에서 피사체의 부피감은 배경과의 관계, 정밀한 뎁스 정보에 의한 섬세한 입체효과로 인해 형성이 된다. 해상도가 높을수록, 클로즈 샷일수록, 심도가 깊고 구도가 복잡하지 않을수록 부피감이 좋아진다. 그런데 월드컵 축구에서는 이런 걸 기대하기가 어렵다. 해상도도 떨어지고 롱 샷 투성이고, 피사체도 많다. 입체감은 있는데 어떤 때는 선수들이 마치 종이를 오려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부피감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도 토이 이펙트를 증가 시킨다.

화면이 밝으면 입체감은 다소 증가한다. 그러나 부피감과 질감은 오히려 감소한다. 그래서 LCD TV가 PDP TV보다 사물이 좀 인형처럼 종이처럼 느껴지는 감이 있다. 그러나 입체적인 느낌은 LCD TV가 더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다.

크로스 토크를 줄이려면 AMOLED TV가 보급돼야

3D 영상의 단점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크로스 토크(Cross-Talk)다. 크로스 토크는 셔터 글라스(액티브) 방식의 3D 영상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3D TV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편광방식(패시브), 다른 하나는 셔터글라스(액티브) 방식인데, 각기 장단점이 있다. 편광방식은 크로스 토크가 거의 없다(아주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거의 신경이 안 쓰일 정도다). 그래서 눈이 훨씬 편하다. 크로스 토크가 많으면 어지럽고 눈이 쉽게 피곤해진다. 그런데 편광방식은 아쉽게도 수직 해상도가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자꾸 밀려나는 추세다. 요즘은 셔터 글라스 방식이 거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셔터 글라스 방식은 좌안 영상과 우안 영상을 1/120초 간격으로 교차로 깜박이는 방식이다. 좌안 영상과 우안 영상이 겹쳐져 하나의 입체 영상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러려면 좌안 영상은 좌안에만 보이고 우안영상은 우안에만 보여야 한다. 두 눈을 다 뜨고 있으면 안 된다. 따라서 좌안 영상이 나올 때는 우안 쪽 안경 셔터가 닫힌다. 즉 한쪽 눈을 가리개로 가리는 셈이 된다. 다시 1/120초 후에는 우안 영상이 나오고 이때는 좌안 쪽 안경 셔터가 닫힌다. 이렇게 좌우의 셔터가 번갈아 닫히기 때문에 셔터 글라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정작 셔터 글라스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도 우리는 양쪽의 셔터가 번갈아 닫혔다 열렸다 한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1/120초의 극히 짧은 간격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셔터 글라스 방식은 필연적으로 크로스 토크를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다. 크로스 토크는 좌안으로만 보여야 할 영상의 잔상 일부가 우안 영상 속에 침투해 남는 것을 말한다. 물론 반대로 우안 영상이 좌안에 보이는 것도 크로스 토크다. 크로스 토크는 피사체의 윤곽 주변이 선명치 않고 이중으로 겹쳐서 노출이 되는 고스팅(Ghosting) 현상으로 나타난다. 크로스 토크를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요인은 LCD TV다.

크로스 토크는 일종의 잔상이다. LCD TV(LED TV)는 반응이 느리다. 2D용 TV에서도 항상 잔상이 문제가 된다. 크로스 토크는 3DTV에서 나타나는 잔상효과 쯤으로 파악하면 된다. 크로스 토크를 없애기 위해 가전사들은 여러 가지 기술을 많이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스 토크는 여전히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다.

PDP처럼 반응속도가 빠른 TV는 상대적으로 크로스 토크가 적다. 또 화면이 밝으면 크로스 토크가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한편 계조가 희미하면 상대적으로 크로스 토크도 더 적게 보인다. 3~5년 쯤이면 AMOLED TV가 대중화되지 않을까 싶은데, AMOLED라면 응답속도가 매우 빨라 잔상이 거의 없다. AMOLED로 3DTV를 만든다면 크로스 토크라는 용어는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크로스 토크는 화면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눈에 피로를 준다. 크로스 토크가 있는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이 지속되면 가벼운 어지럼증을 느끼게도 된다. 월드컵 축구도 예외가 아니다. 뛰고 있는 선수들 주변으로 가늘지만 뚜렷한 띠가 형성되는데, 이 띠는 짐짓 무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괜히 신경 써서 이 띠에 초점을 맞추어 보려고 하면 울렁증과 어지러움이 생기기 쉽다. 크로스 토크는 해상도가 높아지면 줄어든다. 그리고 클로즈 샷에서도 줄어든다. 경기장 코트 반쪽을 보여줄 때는 크로스 토크가 꽤 보이지만, 선수들을 근접에서 잡은 샷으로 리플레이를 하면 크로스 토크가 상당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3D 영상의 주요 원인은 양안시차와 컨버전스

입체영상은 좌안과 우안의 양안시차(兩眼視差)가 주요 단서가 되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요인이 바로 컨버전스(Convergence)다. 주시각(注視角)이라는 말로도 쓰인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게 되면 양쪽 눈의 시선이 모두 그 대상에 모이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실제 세계에서 우리의 눈은 사물을 바라 볼 때 컨버전스(Convergence)와 포커스(Focus)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사물을 볼 때에는 수정체의 두께를 각기 다르게 조절해 컨버전스를 맞춘다. 즉 컨버전스와 포커싱의 대상이 항상 일치한다.

눈 앞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에 각각의 사물이 있다고 가정하자. 가까운 사물에 포커싱을 맞추면 컨버전스도 그쪽으로 모여진다. 그럴 경우 먼 거리에 있는 배후의 사물은 컨버전스가 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먼 거리 사물에 포커싱을 맞추려고 하면 컨버전스도 그쪽으로 옮겨가게 되고 가까운 거리의 사물은 어릿어릿 헷갈리게 느껴진다. 인체의 신비한 능력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 안구근육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이게 잘 안 된다. 우리가 흔히 노안(老眼)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카메라를 이용해 뇌를 속이는 과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입체영상을 만드는 작업은 인간의 눈만큼 정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TV의 입체영상을 볼 때 우리 눈의 포커싱은 TV 화면에 맞추어져 있다. TV에 비춰지는 사물을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실제 세상이라면 물체가 눈 앞에 있을 경우 포커싱도 그 사물에 맞춰 당겨지겠지만 TV의 경우는 TV 스크린이 있는 위치에 포커싱을 맞출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입체영상의 주 피사체는 TV 스크린보다 훨씬 앞쪽으로 튀어나와 맺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눈의 컨버전스는 앞에 튀어나온 사물 쪽으로 모이게 된다. 이건 자연 상태의 눈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즉, 초점(Accommodation)과 컨버전스(Convergence)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3D TV에서는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실제 세계라면 안구 근육이 수축 이완을 해서 두 요소를 맞추었을 것이다).

좌안과 우안이 달리 보이는 양안시차의 문제는 좌우안 영상을 분리해서 촬영한 뒤 뇌에서 합치는 방식으로 해결을 했다. 그러나 이 초점 문제는 이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인간의 눈 구조가 갖는 물리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건 홀로그래픽이 아닌 이상 스크린을 이용하는 어떤 형태의 3D 기법에서도 항상 발생하는 문제다.

초점(Accommodation) 문제는 실제로 3D 영상을 볼 때 어지럽고 눈이 어른어른 거리는 형태로 나타난다. 월드컵 또한 초점 문제로 인한 어른거림이 꽤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사물이 튀어나오는 현상이 거의 없어 그리 심한 편은 아니다. 놀이동산에서 상영하는 3D 영화는 관객에게 극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과도하게 튀어나오고 들어가는 장면이 많다. 그런 장면이 많을수록 초점과 컨버전스의 불일치로 인한 피로감과 어른거림이 심해진다. 3D 영상을 제작할 때 뎁스를 과도하게 넣으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 롱 샷이 많은 축구 경기인지라 뎁스를 많이 넣을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도 어른거림이 꽤 있다. 이 어른거림은 TV 제품에 따라서도 적지 않은 편차를 보인다.

사물에 대한 뎁스 정보가 뒤죽박죽 섞이게 되면 3D 입체영상이 상당히 어지럽게 된다. 앞으로 튀어나올 놈이 뒤로 들어가고 뒤로 들어갈 놈이 중간에 끼어 있고… 이렇게 뎁스 정보가 뒤섞이는 경우가 3D TV에서는 적잖이 일어난다. 특히 배경이 복잡하고 거리정보가 많은 사물들이 모여 있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축구 경기장의 관중석이다. 선수들의 등 뒤로 관중석이 배경으로 깔리게 되면 뎁스 정보가 뒤섞이기 십상이다.

월드컵 경기를 3D로 보다가도 관중석을 비추며 패닝을 할라치면 일부러 고개를 돌리게 된다. 해상도가 떨어져 정세하게 잘 나타나지도 않지만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뎁스 정보가 서로 뒤섞여 어지럽게 느껴진다. 경기 도중 관중석이 화면 상단에 멀리 뒤쪽으로 잡힐 때에는 관중석 쪽을 일부러 바라보지만 않으면 된다. 바라보면 역시 그 쪽이 어른어른 명확하지 않게 느껴진다. 특히 어두운 계조의 의상은 번쩍번쩍 거리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점에서는 축구, 야구 같은 스포츠가 3D 촬영에 불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3D 촬영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면 이에 대한 대처법도 곧 생길 것이다.

월드컵 3D 중계 화면의 좌측 상단에는 스코어 박스가 표시돼 있다. 이 스코어 박스에는 항상 'SONY'로고가 떠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다. FIFA와 소니의 약정이기 때문이다. 

▲ 소니 로고가 있는 스코어 박스

위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사진은 초점을 맞추기 위해 입체로 합쳐지지 않은 스플릿(Split) 상태의 화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위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 스코어 박스의 글자 귀퉁이에 코밍 에러(Combing Error)가 보인다. 가장자리를 빗질한 것처럼 줄이 쳐져 있는 현상이다. 이 코밍 에러는 인터레이스 영상을 처리할 때 자주 일어나는 에러다. 3D 영상하고는 관계가 없다. 2D로 풀어 놓아도 여전히 보인다. 화면 하단에 큰 글씨가 나타나면 더 심하게 보인다(아래 사진 참조). 3D와는 관계가 없고, 실사 영상에 캐릭터를 CG로 붙여 넣으면서 생긴 문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시청 시에는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 자막에 나타나는 코밍 에러 

경험 부족이 만든 3D 방송 중계의 문제점들

스코어 박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어이 없었던 스카이라이프 화면 이야기를 한 가지 더 해야겠다. 스카이라이프는 SBS에서 받아서 3D 중계를 하고 있다. MPEG-2로 받아서 AVC로 변환해 내보내지만 영상은 지상파보다 깔끔하고 괜찮다. 그런데 스카이라이프로서는 당연히 화면에 자신들의 로고를 넣고 싶었을 것이다. 아래 화면을 보면 상단 좌측에는 스코어 박스와 소니 로고, 상단 우측에는 SBS 3D 로고에 그 바로 아래에는 5.1채널 로고, 또 그 아래에는 LIVE 라는 표시 그리고 SBS 로고 옆에는 'SkyLife' 로고 문양… 한 마디로 정신이 없다. 화면의 1/5은 로고가 다 잡아 먹은 듯하다.

 ▲ 스카이라이프 중계 화면 

그런데 정작 황당한 것은 스코어 박스 부분이다. 보시다시피 'ARG 0:0 KOR' 식으로 영문으로 된 글자가 거슬렸는지 그 위에 한글을 오버랩 시켰다. 아래 사진처럼 말이다.

 ▲ 스카이라이프 3D 월드컵 스코어 박스 화면 캡처 

문제는 이 화면이 3D 영상이라는 점을 스카이라이프가 간과했다는 점이다. 용산 아이맥스에서 '아바타 3D'를 본 이들은 한글 자막의 위치가 영어 자막의 위치보다 뒤쪽에 자리잡는 바람에 이상하게 보였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이렇다. 3D 영상 속의 사물은 각기 뎁스 값을 갖게 되는데 주 피사체가 보통 기준이 되는 뎁스 0 이다. 주 피사체보다 뒤쪽에 자리잡은 사물은 뎁스 값이 플러스(+)가 되고, 주 피사체 보다 앞쪽에 자리잡은 사물은 뎁스 값이 마이너스(-)가 된다.

월드컵 화면의 경우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 가장 앞쪽에 있는 선수(측면 앵글의 풀 샷의 경우, 대개 터치인 쪽에 위치한 선수)가 제로 뎁스가 되어 기준 값이 된다. 문제는 CG로 입혀지는 자막의 경우 뎁스 값을 어떻게 하느냐다. 자막이 화면 속 피사체 사이를 누비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개 자막의 뎁스 값은 가장 낮은 마이너스 값을 설정한다. 뎁스 값이 플러스가 되면 자막과 선수들이 겹칠 경우 자막이 선수들 뒤로 들어가 버릴 수도 있다.

스카이라이프의 '한글 스코어 박스'는 아예 뎁스 값을 갖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행여 스카이라이프가 그 로고 하나 때문에 3D 포스트 프로세싱 작업을 했을 리 만무하다. 결과는 코미디다. 입체 안경을 쓰고 보면 한글로 된 스코어 박스 위치가 주변보다 앞으로 나왔다 뒤로 들어갔다 엉망진창이다. 차라리 옆에 있는 소니 로고를 완전히 덮었으면 나았을 텐데 그렇지 않다 보니 뎁스가 서로 다른 두 개의 로고가 나란히 붙어 그쪽으로 눈이 가기만 하면 어릿어릿 해진다. 그냥 영문 CG를 그대로 두었어야 했다. 이렇듯 3D 영상은 자막이나 CG를 덧입히는 것 하나도 까다롭다. 이런 점도 다 이번 시범방송을 통해 얻게 된 소중한 경험이라 하겠다.

월드컵 3D 중계의 현실적인 난점

이번 월드컵 3D 중계를 본 뒤 실망감을 표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입체 효과나 해상도에 대한 불만보다는 중계 아트워크에 대한 불만을 훨씬 더 많이 지적했다. 앵글이나 줌, 영상구성 등이 너무 단조롭다는 것이다. 이건 앞으로도 3D 중계가 안고 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다.

우선 3D 중계는 설치 카메라 수가 적다. 일반 2D 중계를 본 이들은 느끼겠지만 요즘은 어떻게 저런 각도에서 촬영을 했을까 신기하기까지 한 샷들이 많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의 경우는 보통 시합당 30여대 가량의 카메라가 설치된다. 하늘에서 잡은 비행선 샷도 있고 직접 들고 뛰어 다니며 잡는 ENG 샷도 있다. 그러나 3D에서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 경기 당 8세트의 카메라를 설치한 것만 해도 사실 대단한 것이다. 8세트의 앵글을 교대로 내보내 주면 구성이 단조롭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3D 중계만 볼 때는 그렇다. 그러나 2D 중계를 옆에서 틀어 놓고 비교해가며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리플레이 장면만 해도 2D 중계에서는 4~5회 각기 다른 각도에서 재생해 주지만 3D 중계에서는 2회 정도가 고작이다.

게다가 3D 중계에서는 ENG라는 것이 없다. 제 자리에 설치해 놓고 촬영하더라도 리그(Rig) 조정에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판국에 3D용 카메라 세트를 들고 뛰어다니면 찍는다는 것은 당장의 기술로는 상상하기 힘들다.

또 3D 카메라는 줌(Zoom) In/Out에 한계가 있다. 세트를 구성하는 두 대의 카메라 간의 거리를 감안해서 그 범위 안에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줌 인/아웃을 시도할 수 없다. 따라서 선수들은 근접해서 잡은 장면이 적을 수밖에 없다. 또 어지러움을 줄이기 위해 주로 롱 샷을 많이 사용한 측면도 있다.

카메라 대수의 부족, 줌의 제한성, 모션 카메라의 부재 등의 현실적인 제약 요인들은 3D 중계 영상을 2D 영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조롭게 느끼게 한다.

그런데 사실 이번 월드컵 3D 중계를 단조로운 화면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30여대의 카메라가 동원된 2D 영상을 놓고 같이 비교하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월드컵이니까 2D 카메라도 30여대나 동원이 되었지, 일반 국내 리그 경기는 그렇게 많이 동원되지 않는다. 따라서 카메라 대수에는 별 불만이 없다. 아래 화면에서 보듯 근거리 샷도 꽤 있다.  

3D 중계 근거리 샷

3D 중계가 앵글, 줌, 근접촬영, 모션 등 카메라 아트워크에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번 월드컵 3D 중계에서는 난점을 많이 극복한 편이다. CG 합성도 3D 중계에서는 쉽지가 않다. 요즘 스포츠 중계 화면을 보면 기본적인 스코어북 외에도 중간중간 지속적으로 통계 자료, 안내 자막 등의 CG 화면을 합성해서 내보낸다.

앞서 스카이라이프의 예에서도 보듯 3D 중계는 CG 자막 하나까지도 모두 3D 뎁스 정보를 받아 입혀야 한다. 이번 월드컵 3D 중계의 경우, SBS는 HBS로부터 받은 영상에 영어로 팀 명이나 선수 명이 표시가 되어도 한국어 자막을 덧입히지 않고 있다. 2D 화면에 나오는 통계 자료가 나타나는 경우도 없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노하우가 생기면 점차 개선이 될 것이다. CG의 문제는 실시간 포스트-프로덕션 장비를 갖추고 경험을 쌓으면 될 일이다. 모션과 익스트림 줌 같은 샷의 경우는 2D 영상을 섞어 쓰면 된다. 3D 중계라고 해서 모든 장면이 3D로 촬영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메인 샷과 입체 효과가 잘 드러날 장면들은 3D로 촬영하고 모션 컨트롤, 줌 워킹 등이 요구되는 역동적인 장면들은 일반 2D 카메라를 사용해도 된다. 시청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쉽거니와, 알아차려도 그것 가지고 뭐라 하지 않는다.

이번 3D 월드컵 중계 불만 요소 중 하나가 바로 2D 중계진과 캐스터와 해설자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한국 : 아르헨티나' 전이 열렸을 때, 필자의 테스트 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두 부류로 갈렸다. 100인치 프로젝터를 통해 HD급의 2D 영상으로 보자는 쪽과 비록 화면은 작지만 3D 입체효과가 매력적인 3DTV로 보자는 쪽이 팽팽했는데, 막상 중계가 시작되자 모두 2D 쪽으로 붙었다.

3D 담당 중계진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인데, 2D 중계 해설자인 차범근 해설위원의 파워가 막강했다. '3D를 포기 하더라도 해설은 차범근'이라는 이야기였다. 아마도 3D와 2D가 동일한 음성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영상은 3D로 보면서 음성만 2D로 들어볼까도 했는데 불가능했다. 프로세싱 과정이 달라 서로 싱크가 맞지 않는다. 3D 중계가 2초 정도 늦는다. 3D 중계 캐스터와 해설자는 오로지 3D 중계만 담당한다. 중간중간 '이런 슛 장면은 3D로 보니까 확실히 다르군요', '공의 입체감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같은 '3D 전용 멘트'(?)를 섞어 주기도 한다.

실제로 3D 안경을 착용하고 중계를 하는 것인지, 한쪽 키 프레임 영상만 2D로 보면서 3D로 보는 척 중계를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후자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중계는 모니터만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스태프의 사인도 봐야 하고 자료도 수시로 살펴야 하며 모니터에 비춰지지 않은 다른 영상도 참고해서 중계를 해야 하는데, 전용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이런 것이 모두 불편할 것이다.

▲ SBS 3D 중계 스플릿

3D 화면 크기에 따라 양안시차 각의 오차가 발생

3D 중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화면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아 뭐라 언급할 처지는 아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던 해상도 문제 외에 3D 중계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한 가지 있다. 양안시차(兩眼視差) 각의 오차 문제다. 3D 영상을 만들 때 촬영하는 사람은 항상 시차각(視差角)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계산해서 리그(Rig)를 조정한다. 이때 시차각은 화면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난다. 간단히 말해 '아바타' 3D처럼 대형화면에 걸릴 것을 감안하고 찍은 3D 영상과 40인치 대 TV에 보일 것을 염두에 두고 찍은 스튜디오 3D는 시차각 자체를 다르게 설정한다는 뜻이다.

약간의 허용오차는 있지만 너무 차이가 크면 안 된다. 대형 화면을 염두에 두고 찍은 3D 영상을 작은 화면에서 보면 입체효과가 덜 해진다. 아마도 올 연말에 출시될 '아바타' 3D 블루레이 디스크도 집에서 3D TV로 보게 되면 극장만큼의 입체효과가 안 날 수 있다. 반대로 작은 화면을 염두에 두고 찍은 3D 영상을 큰 화면에서 보게 되면 쵤영자의 의도보다 시차각이 너무 커져 굉장히 어지러워진다. 3D 입체영화를 볼 때 가급적 뒤쪽에서 보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화면이 커지면 입체감은 늘지만 대신 크게 어지러워진다.

처음부터 월드컵 3D 중계는 40인치 대 TV 사이즈를 염두에 두고 리그가 조정된 상태일 것이다. 이런 영상을 극장의 대형화면에, 그것도 떨어지는 해상도를 늘려서 보여줬을 때 과연 어지럼증이 괜찮을까? 모르겠다. 직접 보지 않았으니… 단지 이치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축구 중계는 보통 2시간 정도 시청한다. 셔터 글라스 안경을 착용한 채 2시간 내내 3D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다. 고개를 돌리면 싱크 신호가 끊어지기 때문에-물론 고개를 제자리로 하면 자동으로 다시 싱크 신호가 맞춰진다- 가급적 움직이지 않는 자세로 보게 되는데, 그래서 더 피곤한 측면도 있다. 하프타임 때는 물론이고 경기 중간에 선수가 쓰러져서 경기가 지연될 때가 있으면 그때마다 안경을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쉬지 않고 2시간 이상 착용하면 확실히 눈이 피로해진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략 30분 당 5분 꼴, 또는 1시간 당 10분 꼴로 휴식을 취해주면 장시간 시청해도 별로 큰 무리는 없었다.

여전히 스포츠 3D 중계는 매력적인 3D 콘텐츠

이번 월드컵 3D 중계는 아바타에 이어 또 한 번 전 세계에 3D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3D 관련 산업과 기술에서 세계를 리드해 나갈 야망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더더욱 의미가 깊은 사건이다.

혹자는 스포츠는 3D 콘텐츠로서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배경이 복잡하고 움직임이 빠른데다 카메라 아트워크도 복잡하고, 특히 실시간 중계라는 점이 난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3D 콘텐츠 하나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매 신(Scene) 하나마다 카메라 배치, 조명 등을 섬세하게 손 대서 제작해야 한다. 따라서 다분히 배열 구성이 반복적이고 단조로우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콘텐츠가 3D 영상에는 제격이다. 대표적인 것이 토크 프로그램, 그리고 스포츠 중계다. 제 자리에 앉아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은 3D로 제격이다.

투수, 타자, 포수, 심판이 서로 다른 뎁스로 동일한 앵글에 입체적으로 잡히는 야구 중계도 입체 효과를 느끼기 좋다. 야구 중계를 보면 이 앵글이 거의 60%다(아래 사진 참조). 배경이 복잡한 관중석이나 모션 부분은 2D 영상을 사용하면 된다. 모든 영상이 다 3D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된다. 야구나 축구, 테니스 같은 콘텐츠는 시청자가 화면 구성에 익숙한 편이다. 또 경기장 내 각 선수들의 포지션에 대한 사전정보가 명확한 상태에서 보기 때문에 뎁스를 급격히 주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쉽게 입체감을 느끼고 감동을 하게 된다.

 

▲ 일반적인 프로야구 중계 장면. 투수의 위치와 타자의 위치가 고정적이며
깊이감이 달라 어지러움을 줄이고 입체감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매력은 야구, 축구 등은 시즌 내내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무엇을 찍어야 하나?' 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많이 찍어봐야 노하우도 생기고 기술도 축적된다. 시청자도 많이 봐야 요령이 생기고 3D 화면에 익숙해진다. 그러려면 우선 3D 콘텐츠가 많아야 한다.

당장 3D 프로그램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으면서도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스포츠 중계 말고 무엇이 있을까? 미국에서도 스포츠 빅 이벤트 경기부터 3D로 중계하는 접근법을 주로 쓰고 있다. 월드컵 중계를 계기로 국내 방송사들도 스포츠를 3D 콘텐츠 제작 소스로 적극 활용해 주기를 바라는 바다.

월드컵 3D 중계를 통해 얻은 점이 많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해상도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 싱글 스트림으로는 안 된다. 다행이 정부에서는 현재 프레임 패킹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전송률(bit-rate)의 문제가 있다. 해상도가 떨어지면 안 되듯 전송률이 떨어져도 안 된다. 더불어 현재 판매되고 있는 3DT V들의 대역폭과의 호환성도 해결과제다. 올 10월에 실시된다는 '실험방송'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음을 이번 월드컵 3D 중계를 통해 새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글/최원태 AV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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