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좋은 것?







사람들은 누구나 싸고 좋은 것을 찾기를 원한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이 블로그에 들어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항상 값 싸고 좋은 것을 찾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고, 때로는 아주 약간의 노력 (검색) 만으로 원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찾고자 하고 웹을 탐험하고 다니는 중일 지도 모른다.


물론 나 역시도 그렇다.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어쩌면 나는 그런 사람들 중 상위 클래스에 속하는 부류일 지도 모르지만...) 항상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상의 것을 얻기를 원한다.


이 글은 값 싸고 좋은 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아마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몇 번 비슷한 맥락에서의 이야기를 몇 번 풀어놓을 것 같은데, 이 이야기는 아마도 그 첫 번째 이야기가 될 것이다.


문득, 해외 여행을 가기 전 비행기와 해외 여행지에서 먹을 과자들을 몇 개 사기 위해서 (만일을 생각해 꼭 먹고 싶은 류의 한국 과자를 넣어가지고 다닌다.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한다면 과자가, 하다못해 맥주 안주 거리로도 먹을 만한 것이 마땅치 않은 곳이 많다.) 동네 대형 마트를 찾은 적이 있다.


다들 잘 알다시피, 대형 마트엘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것들이 많아서’ 이다. 그러한 소비자들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일까, 모든 대형 마트에는 입구에서부터 자기가 그 누구보다도 가장 저렴하다는 듯 ‘최저가’ 를 외치는 광고 안내판이 도배되어 있다.





저렴한 것을 찾고자 하는 나, 그리고 저렴한 것을 찾고자 하는 파워 주부이신 우리 어머니. 두 사람의 파워(?) 장보기,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나의 생활을, 그리고 나의 업무를 아주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 주는 제값 이상을 하는 고가 브랜드의 IT 기기 (그나마도 아낌없이 투자한 녀석인...) 를 만나게 되었을 때의 어색함이란...


그것이 과연 값싸고 좋은 물건이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이쯤에서 내가 판매자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 해 보자.


과연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물론 아주 극히 드문 확률로 예외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그건 자선 사업을 한다거나,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할 때 (심지어는 홍보한다고 마진을 포기했다지만 실제 현장에서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냥 퍼주기를 작정하지 않은 이상, 어떠한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겨야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절대로 값이 싼데 물건이 아주 좋을 수 있는 상황은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붉능한 일일 것이다.


약간의 마진을 포기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어떠한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데 있어 필요한 투자 금액 또는 원 재료의 금액 만큼은 판매하는 가격에 따라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쯤 되서 다시 가장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가 보자.


‘과연 세상에 값싸고 좋은 것이 존재할까?’


이제 이 쯤이면 결론을 내려도 좋지 않을까 싶다.


세상엔 ‘값싸고 좋은 것’ 이 아닌 ‘그 값을 하는 적당한’ 물건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그 값을 하는 적당한’ 것은 제공하는 사람과 소유하는 사람 각자가 가진 각자들의 이기심에 의해 적당히 조절되어 그 평형선을 찾는다.


물론 종종 정신 나간 가격의 형편 없는 품질의 제품, 그리고 엄청난 제품인데 사장이 자살을 각오하고 내놓은 것 같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돌연변이 라고 부르자. 돌연변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손해, 그나마 도태되지 않으면 본전이다. 결귝 그런 제품은 세상에 존재하기 어렵단 얘기다.


세상에 절대 선은 존재할까?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그 절대 선을 추구하는 인간들은 과연 선한가? 문득 이런 물음에 빠졌을 때, 나는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분명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그러나 인간이 악해질 수 있는 이유는 이기심 이라는 인간 그 자체에서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요소 때문이다.











며칠 전 일입니다.

출근을 하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탔습니다. 한참 내려가는데 엘레베이터가 멈춥니다.

사람이란 동물이 참 희한합니다. 분명 나 혼자만 이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나 혼자만 이 아파트에 사는 것도 아닌데, 엘레베이터가 빨리 오지 않으면 가끔 짜증도 나고, 내려가는 중간에 누군가 엘레베이터를 타기라도 하면 갑자기 급 짜증이 몰려오기도 하죠.

게다가 2층 3층의 저층에 사는 분들이 타기라도 하면 짜증 수준을 넘어 화가 몰려오기도 합니다. 특히나 운동이 좀 필요하겠다 싶은 분들이 2층이나 3층을 가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타기라도 하면 더더욱...

짜증이 나는 상황은 더 있습니다. 급한 아침 출근길인데 이유없이 고층에서 저층으로.. 그러니까 1층으로 내려가시는게 아니라, 10층에서 2층을 내려간다던지..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은 엘레베이터가 중간에 멈췄는데, 사람이 없는 경우입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엘레베이터가 멈추고, 어라 1층을 내려가기엔 짧은 시간인데 하고 바라보니 3층.. 안 그래도 화가 날 법 한 시간인데 사람마저 없습니다.

아무리 여유롭게 나가려고 해도 나가기가 즐겁지만은 않을 출근길이기에 분초를 다투어야 하는 상황인데 저층, 그나마도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렀을 그 누군가가 앞에 보이지 않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엄청나게 치밀었죠. 이 바쁜 아침 시간에 대체 뭐하는 짓인지..

아마도 3층이기 때문에 엘레베이터를 기다려 보다가 엘레베이터가 늦게 오니까 걸어 내려갔겠지요. 타고 있는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이 낭비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 한 채 말입니다.

그렇게 엘레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고, 어떤 놈이야 싶어 바라 본 순간...

몸이 불편해 다리를 절면서 출근길에 오른 듯한 한 중년 남성이 보이더군요.

갑자기 화가 났던 생각이 어느 새 완전히 사라지고..

'올 때까지 그냥 기다리지 뭐 하러 힘들게 계단을 내려왔담... 바보같이..'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과연 사람의 생각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분명히 나의 소중한 시간 몇 초를 허비하게 만들어 어쩌면 내가 제 시간에 차를 놓칠 수도 있었을 중요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은 그 분께 왜 힘들게 걸어 내려왔느냐, 라고 속으로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그날 하루만큼은 그 분이 엘레베이터를 편히 마음껏 타고 다녔길 바랍니다..


포스트 안의 사진과 그림은 네이버 이미지에서 검색한 것을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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