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상하게 바쁜 가운데, 내 블로그 관리조차 못 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러 있는 지금..

시간을 내서 인터넷 서비스 청구서를 변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개월만에 다시 통신회사의 웹사이트를 찾았다.

내가 사용하는 통신사는 SK브로드밴드이다. 다른 여타 대기업 통신업체들이 그러하듯, SK브로드밴드 역시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의 제반 모든 사항을 처리하고 조회하거나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이메일청구서가 생각외로 불편하여 종이 청구서로 바꾸기 위해 고객센터 페이지에 접속했다.

이미 몇 개월 전 막 SK와 하나로통신의 합병 작업이 진행중일 때 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똑 같은 페이지에 접속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때 내가 겪은 일은 "해지"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응답이 없고, '페이지에 오류가 있습니다' 라는 오류 메시지 뿐...

결국 이메일 청구서 해지 메뉴는 '존재' 만 할 뿐 응답하지 않는 서비스였던 셈이다.

나름대로 기업을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하루 날벼락이 들이닥치는 기분을 맛봐야 했을 하나로통신 웹페이지 관리 담당 직원들을 불쌍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합병 초기' 의 아쉬운 실수 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잊고 지금껏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화를 해도 됐지만, 사람이 일을 하다 보니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다 오늘 문득 여유가 되어 다시 같은 페이지에 접속해 보았다.

그러나... 그러나...


몇달째 변화가 없었던 이메일 청구서 해지 페이지의 오류... -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럴 수가.... 해지 버튼이 눌리지 않는 오류는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다 싶어 오류 메시지를 클릭해 보니 더 황당한 것은...

" 사용 권한이 없습니다."

내가 내 ID로 접속해서 해지하겠다는데.. 권한이 없다니...?

무슨 상담원급이나 되는 직원들이 내 ID로 접속해야 한다는 것인가..?

귀찮으니 내일은 시간을 내어 그냥 106에 전화를 해야겠다.
아까운 내 전화비.... 쩝.


버스 노선도를 만들어 올려야 할 잠깐 여유가 나는 시간에 심심해서 뉴스 기사를 한두개씩 읽다 보니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듯 합니다.


오늘자 ZDnet korea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올라와 있습니다.

"아이폰 없는 국내 모바일 시장 3중고"
<원문링크> http://www.zdnet.co.kr/ArticleView.asp?artice_id=20090414144553


조금 황당합니다. 아이폰이 없어서 국내 모바일 시장이 '어려워??'
아이폰이 들어오면 애플이 돈을 벌지 국내 모바일 시장이 돈을 벌게 되는 걸까요?


<애플 아이폰, 출처 : ZDnetKorea>


이 기사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 내의 이동통신 업체에서 서비스하는 무선 인터넷의 전체 사용량 중 반수 정도가 아이폰 사용자들을 통해 유발된 트래픽이고, 이는 아이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아이폰이 없어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다. 란 소립니다.

대체 이런 어이없는 끼워맞추기가 어디 있습니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도입되지는 못 했지만, 그간 다양한 수의 스마트폰, PDA폰들이 출시되어 왔고, 근래 들어서는 삼성,LG,팬텍 등에서 경쟁적으로 풀터치폰에 풀 브라우징 기능을 추가한 휴대폰을 출시하고 있는 데다가, 얼마전에는 옴니아까지 등장하게 되었고, LG텔레콤에서는 이러한 풀 브라우징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앞세워 'OZ'라는 브랜드로 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이 없어서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사용이 활발하지 않다니요.

이 기사를 쓴 기자님은 휴대폰을 이용해 인터넷 접속을 해 보셨는지나 궁금합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순위별 정리가 아닙니다.)

1. 광랜보다 느린 휴대폰 인터넷 속도
2. 컴퓨터처럼 파일 전송을 할 수 없음
3. 비좁은 액정 사이즈
4. 널리고 널린게 PC방
5. 액티브X로 도배된 한국 인터넷 웹 페이지의 현실
6. 무엇보다도 비싼 무선인터넷 요금

사실상,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접속료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정당하게 자신들의 망을 관리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매겨 놓은 서비스 요금일 수 있는데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1~5번까지의 원인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특히 속도가 무척 중요한데, 광랜보다도 느린 인터넷 속도로, 원하는 동영상 파일 하나조차 다운받아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컴퓨터인 "척" 하는 녀석을 가지고 뭘 하겠느냐는 거죠.

그리고 액티브X와 팝업으로 도배된 한국 웹사이트의 현실에서 아무리 스마트폰에 윈도 모바일용 익스플로러가 있으면 뭘 합니까? 실제 써 보면 접속을 할 수 없는 사이트가 허다합니다.

데스크탑용 파이어폭스, 크롬 등도 제대로 못 써먹는 현실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인터넷을 하라니요.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그리고 널리고 널린게 PC방인데, 차라리 필요하면 한시간에 일이천원 주고 PC방을 가면 되죠.

또, 노트북 사용자들은 무선인터넷 핫스팟 존을 찾아가면 되는데 말입니다.

널리고 널린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인데 뭣하러 눈아프고 목아프게 조그만 휴대폰 하나를 붙들고 인터넷을 한단 말입니까? 그 잠깐의 시간도 못 참아서 꼭 그걸로 인터넷을 해야 한답니까?

물론, 급하게 메일 등을 접속해야 할 일도 당연히 있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이야기를 해 보자는 말입니다.

아이폰을 붙들고 있으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나요? 천만의 말씀. 그럴 것 같으면 지금 있는 스마트폰들과 풀 브라우징 휴대폰들로도 충분히 무선인터넷 서비스 수익 냈을겁니다.

그건 아시나요?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선인터넷 접속 차단 프로그램 깔기라는 것 말이에요.

내장된 무선랜으로도 충분히 쓰는데 뭐하러 집안 거덜나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겠으며, 또 무선랜이 잠깐만 접속이 안 되면 자동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는 이 얌체같은 녀석을 누가 믿고 쓰겠습니까?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겁니다.

괜한 애플 탓 하지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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