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배터리 관리의 세계








스마트폰과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우리는 배터리나 건전지가 없어서는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가진 기기들의 충전기는 꼭 챙겨야 하고, 혹시라도 깜박해서 충전기를 챙기지 않았다면 출장지에서, 휴가지에서 꽤나 찜찜한 기분으로 있어야 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우리는 정말 배터리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나름대로의 철학적인 고민들도 해 보지만, 어쩌랴. 이들 배터리들이 없으면 당장 내가 불편해지는 것을.


이 글을 쓰기 전, 자주 찾는 모바일 기기 카페에서 한 유저가 노트북 배터리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글을 올려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답변을 보면 하나같이 답변들이 중구난방에 어느 한 가지를 잘 알고 있다면 어느 한 가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한 부분들도 많이 보였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내 블로그에 정리해 보고자 쓰게 되었달까.


그래서 시작해 보는 리튬 배터리 관리 요령이다.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리튬 배터리들. 인터넷 검색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종류의 배터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조금 재미없는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보자면, 배터리의 역사가 되겠다. 대체로 우리가 요새 스마트 기기들이나 휴대용 기기들에 주로 사용하는 배터리는 리튬 이온 또는 리튬 폴리머로 만들어진 배터리인데, 이렇게 우리가 충전을 반복하며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지를 유식하게 '2차 전지' 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1차 전지'는 무엇일까? 그렇다. 충전이 불가능한 단순한 건전지가 되는 것이다.


이 2차 전지는 아주 크게 다음과 같은 발전 양상을 가지게 되는데,


1. 니켈 카드뮴, 2. 니켈 메탈수소, 3. 리튬 이온, 4. 리튬 폴리머.


이렇게 크게 4 단계의 발전사를 거치게 된다. 순서대로 배터리 용량이 크게 증가했고, 사용 가능한 수명도 개선되었다.

그리고 니켈 카드뮴 전지가 가진 최악의 단점인 메모리 이펙트 (완전히 방전시키지 않고 충전하면 충전 가능 용량이 줄어드는 것) 가 점점 개선되었고, 현재의 리튬 이온과 리튬 폴리머 배터리에서는 메모리 이펙트는 거의 없어졌다.


휴대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배터리는 바로 이 충전 용량과 수명, 그리고 메모리 이펙트 사이에서 지속적인 고민과 발전을 해 오고 있는데, 니켈 카드뮴과 니켈 메탈수소 전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데 비하여 짧은 수명과 적은 용량, 그리고 메모리 이펙트로 인한 최악의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래도 약 95년 이전의 노트북들은 이 니켈 카드뮴과 니켈 메탈수소 배터리를 사용했다.) 최근의 리튬 계열 배터리에서는 지속적으로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큰 용량과 길어진 수명, 그리고 사용의 편의성에 비해 배터리를 구성하는 물질 자체가 가진 불안정성과 위험성 때문에 조금이라도 잘못 관리했다가는 배터리가 아예 수명을 다 하거나, 심각한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튬 계열의 배터리들은 왜 이렇게 불안정한 것인가?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우선 리튬 계열의 배터리가 갖는 불안정성은 기본적으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물질인 리튬에서 기인한다. 리튬은 알칼리 족에 속하는 화학 물질로 구성된 물질으로써, 알칼리족 원소들이 갖는 대표적인 특징인 강한 산화력 (강한 반응성) 과 강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이 정도는 매우 심해서 산소와 닿는 즉시 리튬은 발화하게 되고, 그 반응성이 알칼리족 원소들 중에서 무척 센 편에 속하기 때문에 사실 '발화' 라기 보다는 '폭발' 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알칼리족 원소는 기름 속에 보관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상용화 된 기술 중에서는 리튬을 사용한 배터리가 가장 용량면에서나 수명면에서나 가장 좋은 편에 속하고, 또 그 자체의 장점 덕분에 소형 기기에 작게 만들어 넣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리튬 배터리가 널리 쓰일 수 밖에 없다. 또 현재 개발중인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리튬의 장점을 뛰어넘고는 있으나, 리튬 계열 배터리가 가지는 '소형화' 를 달성하기엔 아직은 너무 무리하게 크다.


때문에, 리튬 계열 배터리들은 기본적으로 배터리에 배터리를 과도하게 충전시키거나 과도하게 방전시키지 않고, 배터리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 회로를 장착하여 사용하게 된다. 

최근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조금 더 안정성이 높고, 용량이 크면서 소형화가 가능한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급되고 있으나, 역시나 리튬 폴리머 배터리 역시 100% 안전한 것은 아니기에 역시나 보호 회로가 내장되어 출시된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소형 기기들의 리튬 계열 배터리는 최대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출시되어 있고,

사용자인 우리가 최대한 그 수칙을 잘 지켜 안전하게 사용한다면 아무런 문제 없이 오랜 기간 동안 배터리가 제 몫을 다 할 수 있도록 관리하며 사용할 수 있다.


결국은 이 이야기를 하고자 이렇게 길게 돌아온 것 같은데,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리튬 계열 배터리 관리 방법


1. 자주, 수시로 충전을 반복한다.

-> 이전의 니켈 카드뮴, 니켈 메탈수소 배터리를 사용할 때의 습관 때문에 아직 많은 사람들이 배터리는 무조건 '완전히 방전' 시키고 '완전히 충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습관은 니켈 계열의 배터리가 가진 메모리 이펙트 때문에 그런 것일 뿐, 실제 리튬 계열의 배터리에서는 오히려 수시로 충전을 해 주는 것이 배터리를 안정적이고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오히려 완전 방전을 자주 해 주게 되면 배터리 내의 전자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어 배터리의 수명이 짧아지게 된다.


2. 충격을 주지 않는다.

-> 리튬 계열의 배터리는 특히 외력 (外力) 에 약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충격을 받거나 휘어지게 되어, 배터리를 구성하는 리튬 셀이 공기중에 노출되면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보호회로 등의 회로 연결 상태가 불량해 질 수 있으니 되도록 조심히 다루는 것이 좋다.


3. 열을 가하지 않는다.

-> 역시 리튬 계열의 배터리는 조금이라도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그 상태가 불안정해지게 된다. 또 배터리를 이루고 있는 케이스가 녹는다던지 하는 이유로 역시나 셀이 노출되게 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4. 습기에서 최대한 멀리 둔다.

-> 어느 전자 기기나 물과 멀리 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특히 배터리는 더 그렇다. 이는 모든 배터리에 해당하는 것인데, 배터리가 물에 젖거나 물 속에 빠지게 될 경우, 단자 접점 간에 합선이 되어 갑작스럽게 큰 전류가 흐르게 되고, 과열로 인해 순간 불이 붙거나 폭발하게 된다.


5. 지정된 정품 배터리를 사용한다.

-> 사실상 정품 배터리라고 하는 녀석들은 가만 뜯어보면 꽤나 가격이 비싸다. 일부러 제조 회사에서 이익을 남기려고 그런 것 같은 스멜이 뻔히 보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정말 국내 최고 기술, 또는 일본이나 미국의 최고 기술과 최고의 엄격한 관리 시설 하에서 제조된 배터리가 아닌 이상, 대부분 사용자들이 군침을 흘리게 되는 배터리는 저렴한 것, 그 중에서도 어디에서 제조된 지 알 수 없는 호환품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예외도 분명히 있으나, 엄청나게 많은 수의 호환품이 쏟아지는 지금 현재 상황에서 모든 사용자가 일일이 하나하나 제품을 검증하고 구입하기는 힘든 법. 따라서 되도록이면 정품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습관이다. 특히 정말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묻지마 수준의 호환 배터리의 경우, 얼마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수명을 다 하거나, 또는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정품 배터리는 만약의 사고로 이어질 경우, 충분히 그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품 보증 면에서도 호환품에 비해 나은 편이다.



위와 같이 다섯 개의 수칙만 잘 지켜 사용한다면 내 몸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한 리튬 배터리들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관리 방법을 적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러 의문을 가지고 계실 분들이 많을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짧게 끝내려고 했는데, 배터리 관리 FAQ를 한 번 만들어 보았다. (점점 길어진다. 보신 분들 맨 밑에 추천 꼭 눌러주심 안 잡아먹는다.)








배터리 관리 요령 FAQ


1. 노트북 설명서에 보면 배터리를 완방한 후 사용하라고 하는데?

-> 사실상 리튬 계열의 배터리는 배터리를 완전 방전시키면 안 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특히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한 후 설명서를 보게 되면, 배터리는 정기적으로 완전 방전을 시키라는 말이 적혀 있다. 대체 왜일까... 배터리의 수명을 금방 떨어뜨려 주변기기 판매 수익을 높이려는 수작일까?


사실 알고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머리아파하는데, 리튬 계열의 배터리는 자주 수시로 충전하되, 한달 또는 몇달 간격의 긴 간격으로 한번 정도는 완전히 방전시켜 주는 것이 좋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픈가?


실제 리튬 계열의 배터리를 완전 방전시켜 버리면, 리튬이라는 물질 내에서 전류의 흐름을 발생시키는 자유전자들의 움직임이 차단되게 되어 배터리의 수명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수시로 충전과 사용을 반복하여 전자의 움직임을 계속 유지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마치 우리의 치아에 치석이 끼듯이, 이놈의 리튬 배터리 역시 지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마치 플라그와도 같이 전자들이 찌꺼기가 끼듯 침착이 되어 움직임이 막히게 된다. 따라서 이럴 때 전자의 움직임을 원활히 해 주기 위해 완전 방전을 해 줌으로써 배터리 수명을 최대한 길게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리튬 계열 배터리들은 대체로는 자주 충전을 해 주고,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시간 여유가 되면 완전 방전을 해 주면 된다. 그러나 중요한 점! 배터리는 과도하게 완전 방전을 시키면 안 된다.


안타깝게도 리튬 배터리는 꽤나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골치 아픈 녀석인데, 리튬 계열의 배터리는 과도하게 방전을 시켜 버리면 (과방전이라고도 부른다.) 오히려 배터리가 그 자리에서 죽어 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은 배터리 내에 설치된 보호 회로 때문인데,



모든 배터리가 동일한 보호회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노트북과 같은 대형 제품에 들어가는 리튬 배터리의 경우, 위와 같은 형태의 보호 회로가 붙게 되고,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이 보호회로도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일정 부분 사용하여야 하는 특징을 갖게 된다.

(때문에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해 놓더라도 며칠 지나면 완전히 방전되어 있다던가 하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배터리에서 과도하게 방전을 시도하면 보호 회로까지 사용해야 할 전력까지 소비하게 되어, 결국 모든 배터리가 가진 전력을 고갈시키게 되면, 보호회로를 작동시킬 수 없어 배터리 전체가 그대로 죽어버리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무조건 과도하게 완전 방전을 시키지도 말고, 완전 방전에 목숨을 걸어서도 안 된다. 무조건 자주 충전하는 것이 답이다.



2. 평소에 자주 쓰지 않는다면 배터리를 빼 놓는 것이 좋은가?


실제로는 그렇다. 굳이 필요성은 없지만, 자주 쓰지 않는다면 배터리를 빼 놓는 것이 조금 더 도움은 된다. 그러나 1번에 포함되어 있는 그림을 잊지 말자. 배터리를 너무 오래 그대로 보관하면 자연 방전과 보호회로의 전류 소모로 인하여 배터리가 저절로 과방전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심지어는 과방전이 반복될 경우, 한 번씩 반복될 때마다 배터리의 용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배터리는 그냥 끼워 놓는 것이 조금 더 좋은 편이다.


그러나 본인의 배터리를 분리하여 배터리에 Li-ion 이라고 적혀 있는지, Li-polymer 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만약 리튬 이온의 경우, 충전 회로에 오랜 시간 물려 있게 되면 배터리의 특성상 산화작용으로 인하여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자주 충전기에 물려 놓는다면 빨리 부풀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배터리를 빼내어 보관하는 쪽이 조금 더 이롭다. 상대적으로 리튬 폴리머는 이에 대한 부분에서 자유롭다.




너무 많이 길어지게 되면 오히려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지 모르니 이쯤에서 마무리할까 한다.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찜찜함을 주게 되는 휴대기기들의 배터리들. 나 역시도 엄청난 폭발력(?) 으로 무장하고 있는 배터리들 곁에서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는데, 너무 걱정하지 말자.

최대한 배터리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 그리고 배터리 관리에서 조금은 신경을 끄라는 것. 그게 바로 속 편하게, 그리고 바르게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지난 3월 2일, 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 대상국가 명단이다. 한국은 빠져 있다.)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지난 두 편의 SK 텔레콤의 아이폰 출시와 관련한 제 포스트를 보고 제 생각에 동의해 주시거나 또는 재미있게 봐 주셨던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사실, SK 텔레콤에서 아이폰이 나오면 어떻고, 나오지 않으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소비자의 한 사람일 뿐이니까요.
단지, 정서상, 기업윤리상, 그리고 다양한 모든 부분에 있어 그간 SK텔레콤이라는 한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가 보여주었던 모습이 이렇게까지 아까 다르고 지금 다른 그런 모습을 보여줄수가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서 이 포스트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3편까지 나와버렸네요...

이번에는 아이패드와 태블릿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시간으로는 오늘 새벽입니다. 어제 미국에서 새로운 아이패드가 공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양의 예상은 이미 알려진 것과 일치했고, 디자인만이 달랐습니다.
역시나 대부분의 사양은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은 항상 예상과 달랐던 기존 제품들의 경우와 동일한 모습입니다.

새로운 아이패드에 관한 내용은 이 바로 이전에 포스팅한 포스트에 나와 있습니다.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1/03/03 - [Mobile/한국언론] - iPad, 아이패드를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갤럭시의 나라 한국

항상 그래왔듯, 그동안 숱한 이슈를 몰고 다녔던 애플의 신제품이 또 하나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조금은 예상했던 탓일까, 또는 기존 아이패드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기에, 새로운 아이패드가 굳이 필요하지 않기도 한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새로운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블랙, 화이트의 두 가지 색상만큼은 제 눈을 사로잡네요.

자 그렇다면 이제 이 두 가지 색상과 더 향상된 모습으로 등장한 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언제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될까요..? 아마도 가까운 시간에는 어렵지 싶습니다.

첫 번째 올려져 있는 사진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이번 아이패드의 첫 출시 국가 리스트에 우리나라는 예전과 같이 또 빠져 있습니다. 물론, SK텔레콤이 밝혔던 아이패드의 출시 시기는 4월이므로, 첫 출시 국가 리스트에 없다고 할 지라도 그다지 문제가 되어 보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전 몇 번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첫 출시 국가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새로운 아이패드가 들어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끔 합니다.
또, 이미 기존의 아이패드가 전 세계 출시 일정보다도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기존 물량 해소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출시 일정이 조절되어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4월 출시가 아닌 적어도 6월 또는 7월 정도에 우리나라에 새로운 아이패드가 출시되어야 기존 제품 사용자들과의 간격을 최대한으로 맞추면서 수요를 이끌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겠지요.

문제가 또 있습니다. 당장 SK 텔레콤에서 아이패드가 나온다 할 지라도 KT와는 다른 새로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바로 요금제입니다.

SK텔레콤은 현재 가지고 있는 요금제의 체계에서 태블릿 제품에 최적화되어 있는 요금제가 없습니다. KT의 경우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아이패드의 3G 모델에 맞는 데이터 요금제와, 아이패드 WIFI제품도 자사의 네스팟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금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현재로써 우리나라에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께 가장 적합한 통신사는 KT밖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아이패드를 출시하고자 한다면 왜 요금제엣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일까요..?

SK텔레콤의 아이패드와 관련한 모순 아닌 모순은 바로 갤럭시 탭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듯이, 현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형태의 휴대용 태블릿 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애플이고, 삼성은 그런 애플의 성공을 따라 태블릿 제품을 만드는데, 조금 특이하게 사이즈를 줄여 휴대성을 더 높이면서 "전화 통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렇다보니, SK 텔레콤에서 갤럭시 탭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무선 데이터 이용 외에도 전화 통화가 가능한 요금제를 만들어 갤럭시 탭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했었고, 또 그렇게 해야 수익을 더 낼 수 있었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 당연히 음성과 데이터를 합친 요금제를 내놓게 되었던 것이었겠지요.

때문에, 굳이 음성 통화가 필요하지 않고, 태블릿에서 인터넷 사용만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을텐데도 갤럭시 탭을 구입하는 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하나로 통합된 요금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삼성이 갤럭시 탭 제품의 전략을 다시 수정하여 아이패드와 동일하게 무선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갤탭 와이파이 모델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요금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부터 SK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SK텔레콤은 KT 에 비해서 가지고 있는 별도의 데이터 망이 없거나 있더라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KT는 현재 주로 운영하고 있는 이동통신망 외에도 이전 한국통신 시절 열심히 전국 곳곳에 깔아놓은 네스팟 망과, 또 국가 기간 통신 사업자라는 이유로 울며 겨자먹기로 전국 망 구축을 완료시킨 와이브로 망이 있습니다.

이 말은, KT는 다양한 태블릿 사용 유저들의 요구에 즉시 응답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KT에서 갤럭시 탭이 출시가 되고,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길 원하는 A 씨와, 데이터만을 사용하길 원하는 B씨, 그리고 무선랜만을 사용하길 원하는 C 씨, 그리고 저렴한 데이터 사용을 원하는 D씨가 있다면 KT는 이 네 사람 모두를 고객으로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A씨에게는 기존의 스마트폰 요금제인 i 요금제가 준비되어 있고, B씨에게는 기존의 데이터평생요금제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iplug 요금제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3G 데이터망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이 가능합니다. 음성 통화는 사용하지 않도록 요금제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C씨에게는 네스팟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이 서비스들이 SK 도 전부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많은 분들이 그냥 지나치게 되실 KT의 숨은 무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와이브로입니다.

D씨의 경우에는  B씨처럼 데이터 사용만을 하길 원하는데 요금이 저렴하길 바랍니다. 이 경우 KT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의 요구에도 바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평생요금제는 보통 기본료와 기본 데이터를 합친 최소 요금이 27500원 정도에 달합니다. 기본 사용가능한 데이터량도 2G 수준에 머무릅니다.

반면에 와이브로의 경우에는 최소 1만원에 1G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와이브로가 최근 전국 사용이 가능해졌다고는 해도, 이동통신망의 커버리지를 따라 올 수는 없기 때문에, 음영 지역이 많겠습니다만, 가격이 반 이하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면 이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도 있는 것이 되겠지요.

그러나 SK는 현재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A 씨에게는 적절한 요금제가 있습니다. SK도 KT와 동일하게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B 씨에게도 맞는 요금제가 있긴 합니다. 바로 태블릿 요금제와 T login 요금제입니다.

(단순 요금 비교 시 SK텔레콤의 2G 태블릿 요금제는 기본료 29000원입니다. 티로그인도 비슷한 요금 수준이지만 데이터량이 1G로 적습니다.)

그러나 C, D 씨게에는 SK텔레콤은 적절한 서비스를 해 줄 수가 없게 됩니다.

SK 도 갤럭시 S 출시 이후, 네스팟 서비스의 폐쇄성을 맹렬히 비난하며 여러 가맹 매장 등을 통해 네스팟과 동일한 T wifi zone 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네스팟은 요금을 지불하는 고객만 이용이 가능한데 반해 누구에게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T wifi zone 자체의 숫자가 적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장에서 휴대 기기를 통해 접속하는 것이 잘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KT의 에그와 동일하게, 와이브로 서비스를 무선랜 신호로 변경한 것에 지나지 않아 순수하게 인터넷 연결을 통해 서비스되는 네스팟에 비해 속도가 무척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올레 와이파이존 중 버스, 지하철, 기차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는 SK 와 동일하게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경우에는 속도가 동일하게 느립니다.)

또 D 씨의 경우에는 더더욱 선택권이 없습니다.

SK 텔레콤도 와이브로 망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가입자수도 적고, 돈도 되지 않기 때문에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망을 늘리는 데 소홀히 해왔습니다. 이렇다 보니 KT가 정부의 채찍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망을 늘리는 동안 SK 는 정체되어 있어 수도권 외에는 원활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이렇게 스마트폰의 세상이 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실 KT의 아이폰 도입 이전에는 와이브로 서비스나 휴대폰 데이터 서비스는 초고속 인터넷과 PC 방에 밀려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었고, 와이브로 서비스를 지속하느냐 마느냐의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SK입장에서는 요금제를 무조건 파격적으로 싸게 내놓지 않는 이상은 아이폰에 아이패드 할아버지를 내놓더라도 KT 때의 그것처럼 상황을 급 반전 시키기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제와 KT에 뒤쳐진 망을 증설하기에는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이 무척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노력의 효과가 빛을 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반대로 요금제의 요금을 너무 낮추어 자사의 3G 서비스에 모든 가입자를 물려 버려도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미 스마트폰 유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각 이통사의 이동통신 망의 트래픽 폭증으로 인한 망 과부하로 정상적인 음성 통화마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트래픽을 분산시킬 수 있는 KT가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 셈이지요.

자, SK텔레콤. 이젠 어떤 카드를 꺼내 놓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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