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얼마 있지 않으면 이동통신 주파수 영역 중 '황금 주파수' 로 불리던 800Mhz대의 주파수 중 일부 영역이 재분배됩니다. 그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SK텔레콤이 독점해 온 이 주파수가 재분배됨으로 인해서 모두들 SK텔레콤의 독점 체제가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KT와 LG텔레콤에서 말입니다.

SK텔레콤은 80년대 한국통신에서 운영하던 한국 이동통신을 인수하여 800Mhz 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고, 90년대 중반 군 전용으로 쓰이던 800Mhz대의 또 다른 영역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었던 신세기통신을 인수 합병함으로써 대한민국에서 800Mhz 주파수 영역을 사용한 이동통신 시장에서 독점 기업의 지위를 누려왔습니다.

이 황금 주파수 라고도 불리는 800Mhz 대 영역의 주파수는 무엇보다도 물리학적으로 파장이 길어 기지국 하나로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기지국을 설치해 상대적으로 보다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커버 영역 (커버리지)이 넓은 덕분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불편 없이 원활히 통화를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후발 주자인 KT와 LG텔레콤이 지닌 1.8Ghz 대의 PCS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직진성이 좋아 전파가 차단되기 쉬운 벽 등을 잘 뚫고 지나갈 수 있으므로 음영 지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과 한 번에 800Mhz에 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실을 수 있어 800Mhz에 비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파장이 짧고 전파의 도달 거리가 짧아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기지국을 세우지 않으면 원활한 서비스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불편 없이 통화를 하고 싶은 이들, 아무래도 사업하시는 분들이 더 많았겠죠. 이런 분들은 후발 주자인 PCS 서비스 보다는 기존의 SK텔레콤이 가지고 있는 요 800Mhz 셀룰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 대세였습니다. 또한 지금도 어느정도 그 흐름은 지속되고 있지요.

때문에 KT와 LG텔레콤에서는 이 800Mhz 주파수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고, 자신들에게도 이 망을 분할해 줄 것을 당시의 정통부에 강하게 어필했었습니다.

적어도 그 때 만큼은 그들의 입장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봅시다. KT와 LG텔레콤이 어찌저찌해서 망을 분배 받았다 칩시다.

그렇다면 기지국은요?

기지국도 없는데 SK텔레콤의 알짜 고객들이 자기네 회사로 옮겨가 줄까요? 그렇다면 망 사업권만 부여받고 SK텔레콤의 기지국을 로밍 형태로 임대해서 쓴다면요?

만약 SK텔레콤이 이 혐상에 응하지 않으면? 또는 비용 협상에서 터무니 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한다면?

이러나 저러나 800Mhz 서비스는 가져간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님에는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10년. 그간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3세대 이동 통신 서비스의 시작이었죠. 화상 통화가 가능한 것부터, 더 빨라진 데이터 송수신 속도 등, 많은 부분에서 기존과는 또 다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3세대 서비스의 특징은, 주파수가 모두 2.1Ghz대로 동일한 영역으로 기술 표준이 결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 주파수를 전 세계에서 공용으로 사용함으로써 사용자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불편 없이 자신들의 휴대전화로 로밍해서 쓸 수 있는 것 역시도 3세대 서비스가 가진 특징이지요. 기존의 2세대 서비스가 셀룰러, PCS, GSM, PHS 등 너무나 많은 규격들이 서로 호환되지 않고 있었던 탓에 서로간의 국가에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불편했던 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었지요.

그리고 또, 이 새로운 통신 서비스의 시작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KT는 기존의 시장 2위 사업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과감히 기존의 2세대 서비스를 포기하고 3세대 서비스에 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기존의 자신들의 서비스를 믿고 3세대 서비스 투자에 소극적이다가 생각외로 KT가 3세대 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여 나가는 것에 당황하여 3세대 서비스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정통부의 채찍질도 있었지요.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현재 3세대 서비스에서는 KT의 점유율과 서비스 품질이 SK텔레콤의 그것보다 훨씬 더 높아져 3세대 서비스로 놓고 보면 KT의 한풀이는 어느정도 풀린 셈입니다.

그런데 또 뭐가 더 불만인 걸까요? 무엇이 더 부족한 것이기에 이렇게 KT와 LG텔레콤은 800Mhz 주파수 재분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일까요?

스피드 011 번호 마켓팅을 막아서 SK텔레콤의 독점을 깨야 한다고 주장하던 그들의 주장대로 010 식별번호 통합이 시작되었고, SK텔레콤은 아직도 신세기통신 합병 때 조건으로 붙었던 시장 점유율 50% 이상일 경우 정부의 제재를 받는 조항을 아직도 적용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난감하게도 SK텔레콤의 전체 점유율은 무척 높습니다.

이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주된 포인트가 이것이 아니다보니 자세히 쓰지는 않겠지만, 우량 고객들의 충성도, 또 이탈하고 싶지 않은 심리. 기존부터 사용해 오던 서비스이니까, 이 서비스가 가장 좋은 서비스일 것이다라는 심리 등, 많은 것이 작용했겠지요. 또 기존의 SK텔레콤 이미지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고요.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세계적인 대세의 흐름을 따라 3세대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곧 또 다른 통신 표준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며, 기존의 통신 서비스들은 예전의 삐삐가 그러했듯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할 것입니다. SK텔레콤의 2세대 서비스만이 가진 장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대세의 흐름을 따라 가게 될 테지요.

그러나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수익의 엄청난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충성도가 높은 우량 고객들을 빼앗아 오고 있지 못 하기 때문에 KT는 지금 그래도 아직 안달이 나 있는 것 같습니다.

뭐 그렇겠지요.. KT도 돈을 버는 기업이니까..

그러나 KT와 LG텔레콤은 한 가지 악수를 둔 것이 있습니다. 바로 010 식별번호이지요.

정통부에서 010 식별번호 통합을 추진했을 때 KT와 LG텔레콤이 강하게 반발했더라면 아주 잠깐의 식별번호 마케팅을 끝으로 KT가 이들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많이 끌어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점점 분위기는 3세대로 이동하고 있으니까요.

SK텔레콤도 한동안 신규 휴대폰 라인업을 3세대쪽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가, 요새들어 다시 2세대의 라인업도 신경쓰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기존 식별번호를 쓰면서 사용량이 많은 우량 고객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죠.

예 그렇습니다. 이제와 KT의 3세대 서비스가 기존의 KT의 2세대 서비스만큼 음영지역이 많이 사라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졌을 정도로 서비스의 품질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휴대폰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번호를 포기할 수 없어 아직도 기존의 2세대 서비스를, 그리고 PCS보다는 SK의 800Mhz 서비스가 더 좋으니까 계속 쓰고 있습니다.

그중의 상당수가 최신 휴대폰을 사용해 보고 싶으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들만의 이유로 인해 SK텔레콤에 남아 있는 것이지요.

이제 그렇게 010 통합을 찬성하던 KT가 부가서비스로 3세대 휴대폰을 쓰면서도 착신번호는 기존의 식별번호로 착신번호가 뜨도록 하는 부가서비스를 선보인답니다.

사실, 실제 휴대폰 번호는 010으로 바뀌는 건데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기존 착신번호로 연결시켜 상대방 휴대폰에 기존 번호가 뜨게 만드는 것일 뿐이죠. 이것만으로도 KT가 010 번호 통합을 찬성했던게 자신들도 악수를 두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란 반증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800Mhz 주파수 재분배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기사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어차피 시장은 3세대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800Mhz 주파수에서 3세대 서비스를 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기술 표준으로야 기존의 CDMA 서비스에서 Rev A. 로 기지국만 업글하면 (LG텔레콤처럼) 3세대 서비스로 분류가 됩니다만은, 2.1Ghz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의 3세대 서비스와 호환되지도 않을 뿐더러, 이들의 밴드를 지원하는 듀얼밴드, 트리플밴드 폰을 내놓으려면 휴대폰 가격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게다가 기지국은요?

차라리 아이폰 도입과 같은 경쟁이 가능한 시장 경쟁 체제를 제대로 확립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통신사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을 더욱 더 키워 줄 수 있는 방법이 될 테고요.

그냥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약 한 2개월쯤 된 듯한 어느 때에 언론을 통해 LG텔레콤과 LG데이콤 등, LG그룹 산하의 통신 관련 부문이 하나로 합치기로 하고 사명을 통합 LG텔레콤으로 변경한 것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상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KT의 경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유선전화 부문과 초고속인터넷 사업 부문 외에 자회사 격으로 KTF를 통해 휴대폰 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었고, LG그룹이 데이콤과 신비로를 (신비로가 맞는 것 같다. 기억이 확실 치 않음)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SK텔레콤이 하나로통신을 인수하며 3대 통신사가 무선 유선 부문을 모두 가지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KT는 KTF를 합병하는 상황에까지 와 버렸고, SK텔레콤은 아직 두 부문을 합병할 의도까지는 있어 보이지 않으나 무선 유선 파트에서 전부 서로를 홍보하며 결합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어찌 보면, 여기에서 LG그룹의 무선 유선 부문의 통합은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기존의 KT나 SK가 가지고 있는 목표가, 유선과 무선 부문을 합친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어느 부문에서도 서로간의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사실 대체로 기업이란 녀석이 자기 사업 부문을 통합하려면 비용 절감을 내세우게 되는데, 통신 사업 부문에서는 절대 그런 것 같지 않다.) 통합 LGT는 "탈 이동통신" 을 선언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들 알고 있는 바이지만, LG텔레콤은 가끔은 '비운의 통신사' 라고 불리우는 나름 불쌍하기까지 한 어쩡쩡한 이동통신 회사이다. 1위 SK텔레콤, 2위 KT에 이은 3위 기업이고, 그나마도 SK의 800MHz 황금 주파수, KT의 아이폰.... 을 제외한다면 가진 것이 참 없는 기업이다.

단말기 라인업도 가장 적고, 신제품 출시도 가장 늦다. (옴니아의 경우에는 반대였지만)

기존의 IMT2000 사업권이나 통신사의 인수 합병 등의 상황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어왔던 LG텔레콤. LG그룹만큼이나 국민들도 이 통신사는 '계륵' 으로 느껴졌으리라.

그러나 통합 LGT를 내세우면서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LG그룹이 이를 애당초부터 염두에 두었는지, 아니면 그룹 차원에서 아직 생각을 미처 못 하고 있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며칠 전 언론에 실린 기사를 통해 본다면, LG그룹 측도 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스스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바로 MyLG070이란 서비스 덕분이다.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깟 인터넷전화 070이 뭐가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다르다. 삼성 와이즈 070 등 다른 070 사업자들이 많이 있지만,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통합LGT가 마음만 먹으면 단번에 SK, KT 따위는 잘 하면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 이놈이 뭐길래....>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070 전화기는 '휴대폰' 이라고.

그렇다. 어이없게 느껴질 지 모르겠지만, LG데이콤의 070 전화기는 그야말로 휴대폰이다. 정말 휴대폰이다. 이 기계 하나만 가지고 나오면 심지어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바로 옆에서까지 통화가 가능하다. KTX에서도 통화할 수 있다. 그것도 전화를 받는 상대방이 같은 LG데이콤 인터넷 전화라면 '공짜' 로.

인터넷 전화는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이다. 전화기가 기존의 전화선에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선에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인터넷전화의 특징은 기존에 전화선은 전화선 하나 당 전화기의 전화번호가 결정되어 있었다면, 인터넷 선은 하나의 선으로 컴퓨터로도 인터넷을 해야 하고, IPTV를 보는 사람들에겐 TV 화면도 제공해야 하는 등 하나의 선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인터넷 선 하나하나에 전화번호를 부여할 수 없다.

인터넷 선은 전화를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기초 개념에 가깝게 적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 지식이 있는 분들께는 표현이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보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작성하였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인터넷 전화의 전화번호는 전화기 기계 그 자체에 할당되게 되고, 이런 점 때문에 내 인터넷 전화기를 세계 어디에서나 아무 인터넷 선에만 연결하기만 하면 내 전화번호로 전화가 연결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이 전화기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어디에서든지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공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까지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막강한 녀석이다.

여기에 LG데이콤의 엄청난 홍보와 지원으로 유치해 낸 엄청난 수의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이다. 무선 전화기와 무선 전화기를 연결해 주는 무선 공유기 단말기 일체를 사실상 공짜에 가깝게 뿌리다 보니 굳이 인터넷이 가능한 공공장소가 아니더라도, 아무 가정집 옆에서마저도 이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가 없다.

통합 LGT의 엄청난 힘은 바로 여기에 숨어있는 것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사업자가 이동통신 망을 구축하고, 이동통신 단말기를 연결할 수 있는 기반 시설. 즉 기지국을 설치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사용자가 원활히 서비스를 하기 위해 이 기지국을 최대한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잘 설계하여 촘촘히 설치해야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 이는 순전히 통신 사업자가 초기에 전액 부담을 해야 하므로 초기 투자비가 높아 시장 진입이 어렵다. 또한 LG텔레콤처럼 가입자 수도 적고, 가입자 매출도 적은 통신사의 경우에는 조금은 기업이 나태한 탓도 있었겠지만, 여튼 이 기지국을 통한 서비스 (이를 커버리지 라 부른다.) 가 원활하지 못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커버리지의 초점을 이통통신이 아닌 인터넷 전화로 옮기면 상황이 달라진다. LG데이콤은 엄청난 초기 투자 비용 없이 기존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서비스를 '돈 내고 써 줄' 사용자들에게 단지 전화기와 무선공유기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초기 투자 비용을 거의 없앤 채로 전국망에 가까운 커버리지를 확보해 둔 상태다.

여기에서 조금 더 가입자가 늘어난다면 통합LGT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그것도 이동통신망이 아닌 무선 인터넷 망으로 전국 커버리지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약간의 조작과 아주 조금의 비용만으로도 충분히 전국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커버리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이미 노트북이나 휴대용 무선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널리 알려진 것으로, 아무 곳에서나 무선 인터넷 기기를 검색해 보면 십중 팔구는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무선인터넷 장치가 검색된다. 때문에 이미 LG데이콤의 무선 인터넷 점유율 1위 가능성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손쉽게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그리고 답보 상태에 있는 와이브로를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이 인터넷전화 망을 어떻게 건들면 시장을 카오스로 몰고 갈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정답은 바로 FON 네트워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FON 네트워크는 무선 인터넷 기술이 막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올 때 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인터넷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하나의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공짜 인터넷을 원하는 사람들은 FON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FON 네트워크에서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는 무선랜 공유기를 집에 달아 내 집 주변의 누구라도 내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나 역시도 다른 곳에서 다른 FON 회원의 무선 인터넷을 공짜로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물론, 이 움직임이 엄청난 반향을 얻지는 못 하게 되어 지금은 FON 네트워크 회원들 중심으로 무료 인터넷을 사용하고, 그 외의 사용자들에게는 유료로 인터넷을 개방하고 있지만, 당시에 이는 충분히 획기적인 하나의 움직임이었다.

그렇다면 이 FON 네트워크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수익성 때문이다. 값싼 가격에 모두를 위해 장비를 공급하고, 모두가 공짜로 이를 개방하는 것 까지는 좋지만, 그 누구도 이것을 공격적으로 퍼뜨리려고 하기엔 어떤 당근 같은 존재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LG데이콤은 다르다. 충분히 LG데이콤은 인터넷 전화 서비스로 이미 수익을 벌어 들이고 있으며, LG데이콤이 인터넷 전화 가입자들에게 약간의 인센티브만을 제공한다면 상황은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바뀔 수도 있다.

FON 네트워크의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 것이라면 LG데이콤 사용자들은 '값싼' 전화 서비스를 쓰기 위해 직접 가입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 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LG데이콤이 돈을 받아 가며 구축한 전국망에 가까운 이 망을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망 개방을 유도하는 것이다. 일전의 언론 기사에서도 밝혔듯, 통합LGT는 인터넷 전화 사용자들에게 지급한 무선랜의 힘을 우선은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입자들에게 인터넷 망을 개방하도록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입자들에게 망 개방을 권유하면서 이에 동의한 가입자들에게는 한달에 약 5천원 정도의 요금 할인을 해 주면 된다. 어차피 내돈 내고 싼값에 전화를 쓰기 위해 가입한 사람들인데, 이를 해지할 일도 없고, 게다가 안그래도 싸게 쓰려고 가입한건데 더 깎아준다면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리고, 통합LGT는 자신들이 지급한 무선 공유기의 안테나를 최하 5dBm 이상의 커버리지가 넓은 안테나로 바꿔 달아준다. 이렇게 되면 커버리지가 급속히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이동통신이라면, 기지국에 들어가는 전기료나 관리비 등이 이동통신 업체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게 되는데, 이 서비스는 웃기게도 기지국 역할을 할 무선 공유기는 각 가입자들이 설치해 사용하고 있으므로 전기료나 다른 여타 관리비 등의 비용이 일체 통신사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잇점이다.

또 넓어진 커버리지만큼 인터넷 전화 사용자들이 인터넷 전화 단말기를 더더욱 더 많이 휴대하고 다닐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터넷 전화의 사용을 늘려, 통합LGT 측에서는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는 부분이 된다. 전국 5000만 인구가 모두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부분이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맛있는 떡이 존재한다. 바로 노트북 이용자들에게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이 인터넷 전화 망을 개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선랜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는 그냥 산수로 계산하더라도 무선망을 개방하는 사용자들에게 주는 5천원 할인에서 나오는 매출 감소를 어느 정도 보상해 줄 수 있는 수익을 제공하게 된다.

대신, 최소한도로 가입자의 인터넷 망에 악의적인 사용자가 침투하지 않도록 보안 부문에 더 힘을 쏟아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다시 생각해 보면, 관련 산업들의 발전을 유도할 수도 있는 부분 아니겠는가?

지인의 이런 우스갯소리에 가까운 한 마디가 있다.

"나는 삼성 와이즈 070인데 우리집 전화기는 LG데이콤 공유기에 연결되어 있다니깐?"

이 정도로 LG데이콤 공유기는 휴대폰 기지국에 견줄 만큼 엄청나게 보급되어 있다.



버스 노선도를 만들어 올려야 할 잠깐 여유가 나는 시간에 심심해서 뉴스 기사를 한두개씩 읽다 보니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듯 합니다.


오늘자 ZDnet korea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올라와 있습니다.

"아이폰 없는 국내 모바일 시장 3중고"
<원문링크> http://www.zdnet.co.kr/ArticleView.asp?artice_id=20090414144553


조금 황당합니다. 아이폰이 없어서 국내 모바일 시장이 '어려워??'
아이폰이 들어오면 애플이 돈을 벌지 국내 모바일 시장이 돈을 벌게 되는 걸까요?


<애플 아이폰, 출처 : ZDnetKorea>


이 기사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 내의 이동통신 업체에서 서비스하는 무선 인터넷의 전체 사용량 중 반수 정도가 아이폰 사용자들을 통해 유발된 트래픽이고, 이는 아이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아이폰이 없어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다. 란 소립니다.

대체 이런 어이없는 끼워맞추기가 어디 있습니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도입되지는 못 했지만, 그간 다양한 수의 스마트폰, PDA폰들이 출시되어 왔고, 근래 들어서는 삼성,LG,팬텍 등에서 경쟁적으로 풀터치폰에 풀 브라우징 기능을 추가한 휴대폰을 출시하고 있는 데다가, 얼마전에는 옴니아까지 등장하게 되었고, LG텔레콤에서는 이러한 풀 브라우징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앞세워 'OZ'라는 브랜드로 무선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이 없어서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사용이 활발하지 않다니요.

이 기사를 쓴 기자님은 휴대폰을 이용해 인터넷 접속을 해 보셨는지나 궁금합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순위별 정리가 아닙니다.)

1. 광랜보다 느린 휴대폰 인터넷 속도
2. 컴퓨터처럼 파일 전송을 할 수 없음
3. 비좁은 액정 사이즈
4. 널리고 널린게 PC방
5. 액티브X로 도배된 한국 인터넷 웹 페이지의 현실
6. 무엇보다도 비싼 무선인터넷 요금

사실상,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접속료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정당하게 자신들의 망을 관리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매겨 놓은 서비스 요금일 수 있는데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1~5번까지의 원인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특히 속도가 무척 중요한데, 광랜보다도 느린 인터넷 속도로, 원하는 동영상 파일 하나조차 다운받아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컴퓨터인 "척" 하는 녀석을 가지고 뭘 하겠느냐는 거죠.

그리고 액티브X와 팝업으로 도배된 한국 웹사이트의 현실에서 아무리 스마트폰에 윈도 모바일용 익스플로러가 있으면 뭘 합니까? 실제 써 보면 접속을 할 수 없는 사이트가 허다합니다.

데스크탑용 파이어폭스, 크롬 등도 제대로 못 써먹는 현실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인터넷을 하라니요.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그리고 널리고 널린게 PC방인데, 차라리 필요하면 한시간에 일이천원 주고 PC방을 가면 되죠.

또, 노트북 사용자들은 무선인터넷 핫스팟 존을 찾아가면 되는데 말입니다.

널리고 널린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인데 뭣하러 눈아프고 목아프게 조그만 휴대폰 하나를 붙들고 인터넷을 한단 말입니까? 그 잠깐의 시간도 못 참아서 꼭 그걸로 인터넷을 해야 한답니까?

물론, 급하게 메일 등을 접속해야 할 일도 당연히 있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이야기를 해 보자는 말입니다.

아이폰을 붙들고 있으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나요? 천만의 말씀. 그럴 것 같으면 지금 있는 스마트폰들과 풀 브라우징 휴대폰들로도 충분히 무선인터넷 서비스 수익 냈을겁니다.

그건 아시나요?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선인터넷 접속 차단 프로그램 깔기라는 것 말이에요.

내장된 무선랜으로도 충분히 쓰는데 뭐하러 집안 거덜나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겠으며, 또 무선랜이 잠깐만 접속이 안 되면 자동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는 이 얌체같은 녀석을 누가 믿고 쓰겠습니까?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겁니다.

괜한 애플 탓 하지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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