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 대상국가 명단이다. 한국은 빠져 있다.)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지난 두 편의 SK 텔레콤의 아이폰 출시와 관련한 제 포스트를 보고 제 생각에 동의해 주시거나 또는 재미있게 봐 주셨던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사실, SK 텔레콤에서 아이폰이 나오면 어떻고, 나오지 않으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소비자의 한 사람일 뿐이니까요.
단지, 정서상, 기업윤리상, 그리고 다양한 모든 부분에 있어 그간 SK텔레콤이라는 한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가 보여주었던 모습이 이렇게까지 아까 다르고 지금 다른 그런 모습을 보여줄수가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서 이 포스트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3편까지 나와버렸네요...

이번에는 아이패드와 태블릿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시간으로는 오늘 새벽입니다. 어제 미국에서 새로운 아이패드가 공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양의 예상은 이미 알려진 것과 일치했고, 디자인만이 달랐습니다.
역시나 대부분의 사양은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은 항상 예상과 달랐던 기존 제품들의 경우와 동일한 모습입니다.

새로운 아이패드에 관한 내용은 이 바로 이전에 포스팅한 포스트에 나와 있습니다.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1/03/03 - [Mobile/한국언론] - iPad, 아이패드를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갤럭시의 나라 한국

항상 그래왔듯, 그동안 숱한 이슈를 몰고 다녔던 애플의 신제품이 또 하나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조금은 예상했던 탓일까, 또는 기존 아이패드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기에, 새로운 아이패드가 굳이 필요하지 않기도 한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새로운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블랙, 화이트의 두 가지 색상만큼은 제 눈을 사로잡네요.

자 그렇다면 이제 이 두 가지 색상과 더 향상된 모습으로 등장한 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언제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될까요..? 아마도 가까운 시간에는 어렵지 싶습니다.

첫 번째 올려져 있는 사진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이번 아이패드의 첫 출시 국가 리스트에 우리나라는 예전과 같이 또 빠져 있습니다. 물론, SK텔레콤이 밝혔던 아이패드의 출시 시기는 4월이므로, 첫 출시 국가 리스트에 없다고 할 지라도 그다지 문제가 되어 보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전 몇 번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첫 출시 국가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새로운 아이패드가 들어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끔 합니다.
또, 이미 기존의 아이패드가 전 세계 출시 일정보다도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기존 물량 해소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출시 일정이 조절되어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4월 출시가 아닌 적어도 6월 또는 7월 정도에 우리나라에 새로운 아이패드가 출시되어야 기존 제품 사용자들과의 간격을 최대한으로 맞추면서 수요를 이끌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겠지요.

문제가 또 있습니다. 당장 SK 텔레콤에서 아이패드가 나온다 할 지라도 KT와는 다른 새로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바로 요금제입니다.

SK텔레콤은 현재 가지고 있는 요금제의 체계에서 태블릿 제품에 최적화되어 있는 요금제가 없습니다. KT의 경우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아이패드의 3G 모델에 맞는 데이터 요금제와, 아이패드 WIFI제품도 자사의 네스팟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금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현재로써 우리나라에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께 가장 적합한 통신사는 KT밖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아이패드를 출시하고자 한다면 왜 요금제엣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일까요..?

SK텔레콤의 아이패드와 관련한 모순 아닌 모순은 바로 갤럭시 탭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듯이, 현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형태의 휴대용 태블릿 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애플이고, 삼성은 그런 애플의 성공을 따라 태블릿 제품을 만드는데, 조금 특이하게 사이즈를 줄여 휴대성을 더 높이면서 "전화 통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렇다보니, SK 텔레콤에서 갤럭시 탭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무선 데이터 이용 외에도 전화 통화가 가능한 요금제를 만들어 갤럭시 탭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했었고, 또 그렇게 해야 수익을 더 낼 수 있었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 당연히 음성과 데이터를 합친 요금제를 내놓게 되었던 것이었겠지요.

때문에, 굳이 음성 통화가 필요하지 않고, 태블릿에서 인터넷 사용만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을텐데도 갤럭시 탭을 구입하는 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하나로 통합된 요금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삼성이 갤럭시 탭 제품의 전략을 다시 수정하여 아이패드와 동일하게 무선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갤탭 와이파이 모델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요금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부터 SK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SK텔레콤은 KT 에 비해서 가지고 있는 별도의 데이터 망이 없거나 있더라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KT는 현재 주로 운영하고 있는 이동통신망 외에도 이전 한국통신 시절 열심히 전국 곳곳에 깔아놓은 네스팟 망과, 또 국가 기간 통신 사업자라는 이유로 울며 겨자먹기로 전국 망 구축을 완료시킨 와이브로 망이 있습니다.

이 말은, KT는 다양한 태블릿 사용 유저들의 요구에 즉시 응답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KT에서 갤럭시 탭이 출시가 되고,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길 원하는 A 씨와, 데이터만을 사용하길 원하는 B씨, 그리고 무선랜만을 사용하길 원하는 C 씨, 그리고 저렴한 데이터 사용을 원하는 D씨가 있다면 KT는 이 네 사람 모두를 고객으로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A씨에게는 기존의 스마트폰 요금제인 i 요금제가 준비되어 있고, B씨에게는 기존의 데이터평생요금제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iplug 요금제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3G 데이터망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이 가능합니다. 음성 통화는 사용하지 않도록 요금제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C씨에게는 네스팟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이 서비스들이 SK 도 전부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많은 분들이 그냥 지나치게 되실 KT의 숨은 무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와이브로입니다.

D씨의 경우에는  B씨처럼 데이터 사용만을 하길 원하는데 요금이 저렴하길 바랍니다. 이 경우 KT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의 요구에도 바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평생요금제는 보통 기본료와 기본 데이터를 합친 최소 요금이 27500원 정도에 달합니다. 기본 사용가능한 데이터량도 2G 수준에 머무릅니다.

반면에 와이브로의 경우에는 최소 1만원에 1G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와이브로가 최근 전국 사용이 가능해졌다고는 해도, 이동통신망의 커버리지를 따라 올 수는 없기 때문에, 음영 지역이 많겠습니다만, 가격이 반 이하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면 이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도 있는 것이 되겠지요.

그러나 SK는 현재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A 씨에게는 적절한 요금제가 있습니다. SK도 KT와 동일하게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B 씨에게도 맞는 요금제가 있긴 합니다. 바로 태블릿 요금제와 T login 요금제입니다.

(단순 요금 비교 시 SK텔레콤의 2G 태블릿 요금제는 기본료 29000원입니다. 티로그인도 비슷한 요금 수준이지만 데이터량이 1G로 적습니다.)

그러나 C, D 씨게에는 SK텔레콤은 적절한 서비스를 해 줄 수가 없게 됩니다.

SK 도 갤럭시 S 출시 이후, 네스팟 서비스의 폐쇄성을 맹렬히 비난하며 여러 가맹 매장 등을 통해 네스팟과 동일한 T wifi zone 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네스팟은 요금을 지불하는 고객만 이용이 가능한데 반해 누구에게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T wifi zone 자체의 숫자가 적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장에서 휴대 기기를 통해 접속하는 것이 잘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KT의 에그와 동일하게, 와이브로 서비스를 무선랜 신호로 변경한 것에 지나지 않아 순수하게 인터넷 연결을 통해 서비스되는 네스팟에 비해 속도가 무척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올레 와이파이존 중 버스, 지하철, 기차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는 SK 와 동일하게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경우에는 속도가 동일하게 느립니다.)

또 D 씨의 경우에는 더더욱 선택권이 없습니다.

SK 텔레콤도 와이브로 망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가입자수도 적고, 돈도 되지 않기 때문에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망을 늘리는 데 소홀히 해왔습니다. 이렇다 보니 KT가 정부의 채찍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망을 늘리는 동안 SK 는 정체되어 있어 수도권 외에는 원활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이렇게 스마트폰의 세상이 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실 KT의 아이폰 도입 이전에는 와이브로 서비스나 휴대폰 데이터 서비스는 초고속 인터넷과 PC 방에 밀려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었고, 와이브로 서비스를 지속하느냐 마느냐의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SK입장에서는 요금제를 무조건 파격적으로 싸게 내놓지 않는 이상은 아이폰에 아이패드 할아버지를 내놓더라도 KT 때의 그것처럼 상황을 급 반전 시키기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제와 KT에 뒤쳐진 망을 증설하기에는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이 무척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노력의 효과가 빛을 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반대로 요금제의 요금을 너무 낮추어 자사의 3G 서비스에 모든 가입자를 물려 버려도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미 스마트폰 유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각 이통사의 이동통신 망의 트래픽 폭증으로 인한 망 과부하로 정상적인 음성 통화마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트래픽을 분산시킬 수 있는 KT가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 셈이지요.

자, SK텔레콤. 이젠 어떤 카드를 꺼내 놓으시겠습니까?















어제 참으로 황당해 마지 않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무선랜에 접속하여 무선 인터넷을 즐기고 있는 모든 무선랜 이용자들이 범법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KT가 '아이패드' 국내 공급한다고?>



KT가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 국내 공급도 맡는다고?
KT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이 KT가 아이패드 국내 공급을 맡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돼 혼란이 일고 있다.
.... <내용 후략>

<머니투데이, 2010년 5월 6일자>


저를 비롯한 무선랜을 사용하는 대한민국 무선랜 사용자들을 범죄자로 만들어버린 이 어이없는 기사는 사실 위의 기사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포스팅과 관련이 없지만, 굳이 잠깐 이야기 해 보자면, 아이패드라는 녀석은 일반 wifi (와이파이[각주:1]) 모델과 3G [각주:2] 모델로 나뉩니다.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패드. WIFI모델과 3G모델로 나뉜다>

그런데, 요 아이패드 이녀석이 요새 말이 참 많습니다.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아이폰의 후속작 개념으로 나타난 새로운 제품이라 그런 것인지, 이 녀석을 사고 싶다는 사람들의 열망을 누군가가 나서서 자꾸 저지하려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 제품이 아직 국내에서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제품을 갖고 싶은 사람들은 해외에서 이 제품을 구매해 오거나 또는 구매대행을 이용해 구입하여 들여오게 되는데, 기존에 이런 방식으로 해외에서 구입하고 싶은 제품을 잘 구입해 오던 것이, 이상하게 이 아이패드만큼은 전파 인증을 받지 않았다며 갑작스레 수입을 못 하도록 정부에서 발표했기 때문이죠.

뭐 이런 저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이제는 개인이 한대씩 들여오는 것에 대해서는 수입이 가능하도록 조치가 풀렸습니다만, 여튼 요새 이 아이패드가 분명 화두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아이패드는 일반 무선랜이 장착된 Wifi 모델과 이동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3G 모델로 나뉘어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wifi 모델이 먼저 출시되었고, 곧 3G 모델이 출시되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의 스프린트 라는 이동통신 회사에서 이 아이패드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3G 모델 아이패드를 구매한 사람들은 이 이동통신사에 가서 데이터 전용 요금제에 가입한 후 아이패드를 이용해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며칠전 KT의 이석채 회장이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에 잠깐 인터넷이 좀 소란스러운 듯 합니다. 정확한 글을 보지 못 해 알 수는 없지만, 아이패드 3G 모델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 KT에서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전용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다. 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 같습니다.

뭐, 기사의 내용대로 KT가 아이패드 3G 모델의 공급을 맡아도 좋습니다. 어차피 애플코리아나 KT나 AS 거기서 거기고.. 뭐 여튼 좋다 이겁니다.

중요한건 바로 이겁니다.


미국에서는 애플 본사가 대리점을 통해 아이패드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는 무선랜(와이파이)이 장착된 아이패드의 경우 노트북처럼 특별한 가입 절차를 밟지 않고 대리점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무선랜이 무료이기 때문에 통신사 가입 절차가 필요없다.
3세대(G) 버전의 아이패드 역시 대리점에서 직접 구입한다. 단, AT & T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3G망을 이용할 수 있는 칩을 받아 장착해야 사용가능하다.
결국 아이패드는 아이폰처럼 통신용 기기가 아니고 PC기 때문에 통신사를 통할 필요가 없다. 다만 아이패드에 들어간 통신 기능을 감안해 3G 망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애플과 계약을 체결한 통신사로부터 망 이용 절차를 밟아 이용하도로 하는 정책을 펼치는 셈이다.
이에 준한다면 국내에서 아이패드 공식 판매처는 애플코리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공급을 위한 전파인증 역시 애플코리아가 받는 셈이다.
문제는 국내 무선랜 환경은 100% 무료가 아니라는 점. 현재 아이패드를 개인적으로 들여와 사용하는 이용자는 불법(무단접속)으로 무선랜을 이용하거나 혹은 SK텔레콤이나 KT의 관련 요금제에 가입한 후 사용하고 있다.

<본문 발췌>


기사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빨간색으로 된 부분을 자세히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미국은 무선랜이 무료이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가지고 무선랜에 접속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아이패드의 3G 이동통신망 접속 기능을 사용하길 원하는 사람들만 통신사에 가입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무선랜이 무료가 아닌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무선랜에 접속하는 사람은 불법으로 무선랜을 이용한다."

이 기자를 그냥 단체로 고소해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나서 주실 변호사님 없으신가요?

저는 지금 직장인 제 의자에 앉아서, 아이폰, 노트북,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합니다. 제가 있는 곳은 신촌의 유명 의과대학이고요. 의과대학과 병원 안에는 사내 무선 인터넷망이 거의 모든 위치에서 무료로 가능하도록 잘 깔려 있습니다. 게다가 이 의과대학 옆의 유명 사립 대학 내에는 다른 거의 모든 대학들과 같이 넷스팟이 깔려 있고, 이 대학 학생들은 네스팟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 정확하게는 이 기자 때문에 저를 비롯한 우리 의과대학, 병원, 대학 내의 거의 모든 일원들이 일순간에 범죄자가 되어 버린 겁니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무선랜 환경 사용자들이 범죄자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자가 당착이란 말입니까. 문과를 나와서 기자가 되었을 텐데, 이과 출신인 저보다도 논리를 펼치는 능력이 없습니다. 분명, 아이패드 3G 모델은 아이패드에 장착된 3G 이동통신 접속 기능을 사용하질 말지 사용자가 선택해서 사용하고 싶으면 통신사에 가서 가입한다는 것은, 아이패드는 인터넷을 쓸지 말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고, 통신사는 사용하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용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기자가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요? 한국 역시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KT나 SK텔레콤에 있는 데이터 전용 요금제에 가입해서 사용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미국 사람들이 통신사에 가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이지요?

단지 한국과 미국의 이용자들이 통신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은 같다. 그러나 무선랜 이용이 문제가 된다. 라고 논리를 풀어 나간 것도 아니고, 아무런 개연성 없이 그냥 들이대고 있습니다.

애플과 계약을 체결한 통신사로부터 망 이용 절차를 밟아 이용하도로 하는 정책을 펼치는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KT나 SK텔레콤에 있는 요금제를 가입하는 것은 KT나 SK텔레콤의 망 이용 절차를 밟아서 사용하는 과정이 아닌가요? 분명히 차이가 없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저 한국의 무선랜 이용은 불법이다 라고 본인의 생각을 강조하고 싶어서 이용한 것이라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자 이제 문제의 핵심인 무선랜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무선랜 100% 무료 VS 한국 무선랜 불법

먼저 사실 하나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미국의 무선랜 환경은 100% 무료라고 합니다.

시카고 공항에 가서 노트북의 무선랜을 켜고 무선 AP를 찾으면 무선 AP가 검색되긴 합니다. 또 접속도 됩니다. 그리고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을 열고 주소를 입력하면...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시간당 일정 비용을 지불하라는 안내 페이지가 상세하게 나타납니다.

제가 스샷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지 못 하는게 억울하고 한이 됩니다. 이게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해외에 나가서 public (퍼블릭, 공용) 무선랜을 이용하려면 항상 나오는 페이지이거든요. 늘상 당연하지 라고 느꼈던 것에 대해 아무런 반감이 없었기에 이런 스샷 따위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미국에 무선랜이 깔려 있긴 깔려 있는데, 당장 공항에서 이용하는게 무료가 아니니까. 100%가 아니라, 최소한 99%, 아니 한 99.9999999999% 정도의 무료율이 되겠네요?

산수 하자는게 아니니까, 반올림 할 필요도 없고, 사실 그대로 이야기하자는 거니까, 그럼 미국의 무선랜 환경은 100%, all, whole, every 가 무료가 아닌 셈이 됩니다.

더 이야기 해 볼까요? 호텔에 가면 무선랜이나 유선랜이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방값이 비쌉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사용 비용을 방값에 넣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의 무선 인터넷, 게다가 무선이 아닌 유선까지도, 인터넷 환경은 무료일까요? 유료일까요?

일부 뉴욕 월가 같은 곳들은 와이맥스가 잘 깔려 있어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와이맥스는 와이파이와 사용 방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별도의 모뎀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요. 그래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노트북에는 와이맥스 모뎀을 장착할 것인지 아닌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모델도 있습니다.

그럼 어차피 와이맥스는 일반 컴퓨터나 무선기기에 장착된 와이파이용 무선랜으로는 접속이 불가능하니까... 아이패드 아니라 아이패드 할아버지라도 접속을 할 수 없겠네요?

게다가, 도로 한복판에서 무선랜을 켜도 공공 무료 무선 AP를 찾아 볼 수도 없고요.

그렇다면 기사를 쓴 기자는 어딜 다녀온 것인가요? 귀로 미국에 다녀 온 것인가요?

저도 이 지구 안을 그렇게 많이 다녀 본 것은 아니지만, IT 강국이라고 그렇게 내세우기 좋아하는 우리나라도 공항 무선인터넷이 공짜가 아닌데, 다른나라는 오죽하겠습니까? 놀랍게도, 홍콩만이 공항 내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개방하더군요. 탑승 대기하면서 네이트온 해본 것은 홍콩이 유일합니다.

자 그리고, 이제 핵심의 정 가운데까지 들어가 보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무선랜을 접속하는 것은 불법?

무선랜은, LAN을 무선으로 만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LAN은 local area network로써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컴퓨터들끼리 이 규격을 이용해 선으로 연결하여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보통, 회사 등의 장소에서 여러 컴퓨터들을 한번에 연결하여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고 할 수 있도록 꾸민 환경을 LAN 환경이라고 하지요. 이것이 기술이 발달해 무선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되었고, 무선 랜은 바로 이 랜 환경을 무선으로 꾸민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공학적으로 이 랜 환경을 별도의 연결 절차를 이용해 아주 쉽게 외부 인터넷 또는 외부 망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유선, 무선 인터넷 환경을 꾸밀 수 있게 됩니다.

지금 여러분께서 사용하고 계신 컴퓨터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넷스케이프, 사파리 등을 이용해 www.danawa.com 을 입력하셔서 다나와 페이지로 들어가시면 여러 제품들의 가격 정보를 보실 수 있게 됩니다.

그 중에서 유무선 공유기 항목을 찾아 들어가 보시면, 많은 수의 유무선 공유기들을 보실 수 있게 됩니다.


<유선 인터넷 환경을 무선으로 꾸며 주는 유무선 공유기>

이 녀석이 뭐 하는 녀석인고 하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터넷 선을 연결하면, 인터넷 선을 하나에서 여러개로 뽑아서 여러 대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또는 이 인터넷 선을 무선으로 바꿔 주어서 무선 접속이 가능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또는 연결된 컴퓨터, 기기들 끼리 내부 통신이 가능하도록 해 주는 말 그대로의

"인터넷 공유기" 입니다. 그리고 이 녀석이 바로 LAN 환경을 꾸며 주는 마법의 상자인 셈이지요.

또한, 이런 인터넷 공유기의 제조, 판매, 사용은 전혀 불법이 아니며 [각주:3] 여러 방식을 이용해 곳곳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된 곳은 다 이런 방식의 유무선 공유기, 또는 무선 스위칭 허브, 무선 AP등을 이용해 무선 환경을 꾸미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유선 인터넷 선에 무선으로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달아야 한다는 겁니다.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무선을 지원하는.. 마치 휴대폰과 같은 그런 것들을 구비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적어도 내 집 안에서 만큼은 말이지요.

그리고, 대한민국의 수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의 집에 설치된 인터넷 라인에 공유기를 구입해 연결하여 무선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제조, 유통, 판매되는 개인용 제품에다가 본인이 합법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본인의 인터넷 회선에 공유기를 연결해 무선으로 쓰고 있는데, 기자는 불법이랍니다.

게다가, 지금도 스타벅스 등의 유명 커피숍이나, 유명한 레스토랑, 등의 매장에서는 간단한 본인 인증과, 이용 동의 절차만 거치면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는데, 기자는 불법이랍니다.

왜냐면 대한민국 이용자들은 무선랜에 불법 접속해서 쓰고 있기 때문이지요.

전자는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커피 전문점 등에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댓가로 무선 인터넷을 개방하는 것인데... 불법이랍니다.

게다가, KT에서 제공하는 넷스팟 이라는 무선랜 서비스를 이용해 접속하는 것도 무선랜은 무선랜이니까. '불법' 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요? 미국에서도 장소를 잘 잡고 무선랜 스위치를 켜면, NETGEAR, IPTIME, LINKSYS 등의 무선랜 AP 이름이 뜹니다. 잠깐잠깐, 이게 뭐죠?

넷기어와 링크시스는 모르겠는데, ip타임은 왠지 아까 그림에서 본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에서 제조, 판매하는 공유기 제품 브랜드로, 기존에 명성을 떨치던 넷기어와 링크시스를 한방에 보내버린 가장 고성능의 공유기를 만드는 업체의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게 미국에도 있습니다. 그렇다라는 것은?

미국 사람들도 인터넷 공유기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이용할 줄도 안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깊게 파고 들어가자면 너무 복잡해 지니까, 더 자세한 것, 그리고 전후 사정 같은 것은 깡그리 무시하고, 딱 하나만 봅시다. 눈에 보이는 가장 큰것만요.

미국 사람들도 돈을 내고 인터넷을 이용하고, 그들도 여기에 유무선 공유기를 달아서 이용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의 차이가 대체 무엇인가요?

무선랜의 한 가지 약점은 보안 설정을 하지 않을 경우 외부에서 악의적 목적을 가지고 침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이런 무선 공유기에 몰래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는 불법은 불법입니다. 그러나 이런 약점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습니다.

게다가 일부러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AP도 있고, 제 포스트에서도 한번 언급되었던, 전세계 무료 무선 인터넷 환경을 꾸미기 위해 보급된 FON 네트워크도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인터넷이 대체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차이점이라면 한국에서 www.sony.com 을 입력하고 접속하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접속하고 계시는군요. 미국으로 접속하시겠습니까? 한국으로 접속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시지가 뜨고, 미국에서 www.sony.com을 입력하고 접속하면 소니 미국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는 차이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인터넷 주소에 정로;ㅐㅑ먿ㄴㄹ; 을 입력하고 접속하나 미국에서  정로;ㅐㅑ먿ㄴㄹ; 을 입력하고 접속하나 에러메시지 404가 뜨며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라고 한글과 영문으로 된 똑 같은 화면을 만나게 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글, 영어 차이밖에 없을 뿐,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의 무선랜 이용은 불법이고, 미국은 합법이란 말입니까?

대한민국에서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기관, 학교, 업체, 개인 등은 지금 무선기기 이용자들이 불법을 저지르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입니까?

KT에서 서비스하는 네스팟도 무선랜이니까 불법이겠네요 그럼? KT는 지금 불법인 서비스를 돈을 받아가며 하고 있는 것인 셈이죠? 고발해야겠네요.

기자님들, 지금 장난하나요?

와이브로는 무선랜이 아니니까 와이브로로 무선인터넷을 하는건 불법이 아닌데, KT에서 내놓은 에그를 이용하면 와이브로 신호를 무선랜 신호로 바꿔주니까 이거 불법이겠네요?

SK텔레콤에서도 곧 SK향 에그를 내놓는다던데, KT가 불법을 저지르는게 부러워서 SK도 내놓는 거겠군요.

독자들을 상대로 지금 장난하나요?

글을 쓰는 게 좋아서, 글을 쓰고 싶어서, 사회를 내 손으로 파헤쳐 보고 싶어서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스스로 가졌던 주관을 가지고 자부심을 갖고 그 직업을 얻게 된 만큼, 기자 정신 하나만큼은 꼭 좀 지켜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자 부탁입니다.



  1. WIFI, 와이파이라고 읽습니다. 단순하게 인터넷 환경을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꾸며 이를 통해 무선 접속 장치를 가진 모든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합니다. 이 환경 자체를 와이파이라고 부르고, 와이파이를 이용해 무선 인터넷을 즐긴다 라고 표현합니다. [본문으로]
  2. 3G란 3rd Generation의 준말로 이동통신 서비스의 세대를 분류하는 용어입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 개발된 기술을 이전과 구분할 수 있도록, 1세대, 2세대 등의 표현을 하게 되었는데요. 쉽게 말해서, 기존에 영상통화가 되지 않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2세대에 속하며, 영상통화가 가능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3세대로 분류합니다. 아이패드는 이 이동통신 망에 접속하여 음성 통화를 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모델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3. KT만이 유일하게 유무선 공유기의 사용이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KT는 공유기를 이용해 다수의 컴퓨터를 연결하면 인터넷 회선의 사용량을 증가시켜  회선에 무리를 가져와 장애를 일으킨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려고 하지만, 이건 돈 내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여러분을 바보로 보는 아주 놀라운 발상입니다. 인터넷 회선에는 정해진 속도와 용량이 있고, 공유기를 이용해 컴퓨터를 수천 대를 연결하더라도 이 정해진 속도와 용량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인터넷 회선 사용 계약을 할 때 이러한 용량과 속도를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계약하고, 또 상품 자체가 속도와 용량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불법이 될 수 없습니다. 단지 트집을 잡아서 돈을 더 벌고 싶어서 하는 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여기에서 사용된 용량은 대역폭을 의미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용 가능한 패킷량을 의미하는 종량의 개념으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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