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우표첩을 예술로 승화시킨 네티즌이 있다....





이번달 판매되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기념 우표첩 세트가 발행 당일 완판 수준을 넘어서 거의 재앙 수준의 매진 사태를 빚어냈다.

심지어 일부 우체국에서는 예약 수량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몰래 빼돌리는 경우까지 있어 네티즌들이 다방면으로 우정본부에 배부 수량 확인을 요구하는 등의 사태가 빗발치기까지 했다.


발행 당일 중고나라를 비롯한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는 우표첩이 무려 20만원이라는 가격에 올라오기까지 하는 기염을 토했다.

(판매 가격은 약 2만원선)


이윽고 추가 판매 요구가 빗발치면서 우정 본부에서는 지난 주 추가 예약 접수를 받았다. 심지어 이 추가 예약 접수는 1차 추가 접수가 아닌 2차 추가 접수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예약 접수를 받은 결과, 예약 주문 수량이 무려 24만 9천부에 달한다고 한다.

1차 판매 부수는 초기 발행 물량과 추가 발행 물량을 합쳐 약 3만부라고..


나도 사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에약을 못 했었는데.....


이번처럼 우정본부에서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를 추가 발행한 것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발행 사상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기념 우표첩은 책자처럼 만들어진 "우표첩" 이 존재하고, 발행된 우표 갯수로는 500만장에 달한다고.

이번 우표첩 사건(?) 으로 우체국은 무려 83억원의 수입을 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발행된 대통령 취임 기념 기념우표 중, 우표첩을 제외하고 우표 낱장의 판매 수량만을 집계하면,

최대 수량이 판매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 때로, 총 1800만장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군사정권에 의한 독재 정치가 이어지던 시기이기 때문에, 총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게 되어 총합 1800만장으로 계산한다.



이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판매 실적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가 600만장대, 그 다음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는 이보다 줄어 400만장대로 줄었다.

그 다음인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의 경우에는 이전 이명박 정권 때의 우표 판매율이 적어 발행량을 크게 줄여 200만장을 발행하여 완판했다고 한다.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기념 우표는 사상 유례없는 인기와 기록을 보이며 매일매일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데, 그 와중에 기념우표를 보관하는 보관함을 직접 제작한 네티즌의 사진이 덩달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그 퀄리티마저 매우 수준급이어서 보는 사람들마다 청와대에서 직접 제작해서 준 것이라고 해도 믿겠다는 반응


위의 사진에 등장하는 보관함이 네티즌이 직접 제작한 기념우표 보관함이다. 은은하게 불빛마저 켜지게끔 해서 고급짐을 더 하고 있다.

정말 그 퀄리티는 누가 봐도 "전문 제작" 한 제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그렇게 이 케이스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 케이스를 제작한 네티즌이 작업 과정을 실은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말 봐도 봐도 놀라운 퀄리티.... 실제 판매를 한다면 나도 하나 사고 싶은 정도의 퀄리티이다.



지난번엔 시간이 없어서 예약을 하지 못 했던 나도 이번에는 예약 구매에 참여했는데, 보면 볼 수록 완소 아이템이다.


우정본부.... 그냥 1인당 구입 수량 제한을 풀어제끼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게 어떨지..?






대한민국에서 학문의 길을 놓게 한 이유






오늘 YTN에서는 대학원생들에게 자신의 외제차 리스비를 대신 내게 한 한 교수의 뉴스가 전파를 탔다.

간단하게 뉴스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강원도의 모 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가 자신의 대학원생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 것은 물론, 자신의 외제차 구입비 (리스비) 를 대학원생들에게 내게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이 교수는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마저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고, 대학원생들의 학위논문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학위논문 심사비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동물 심장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교수이다."

(YTN 뉴스 보도 내용)


사실, 외제차 리스비 부분까지 듣기 전에는 "모 늘상 있는 일이려거니"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쿠.


뭐? 외제차 리스비를 내게 했다고??


어느정도 이 블로그에서는 대략적으로 나의 이야기가 일부 쓰여져 있는 부분에서 유추가 가능하지만, 나 역시도 우리나라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모 의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이후 늘 가지고 있던 목표를 향해 달려보려 하였으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구나 라는 생각에 그 목표를 접었다.



사실, 나는 대학원생 시절 까지는 늘 뉴스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소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학생들을 착취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지도교수님,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 엄청난 집착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분야에 관심을 갖고 파생 연구를 하려던 나에게 많은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지도교수님의 연구실에 소속되어 있었기에, 학위과정 내내 그리고 학위를 취득하고 잠시 포스닥으로 있는 동안 나는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원한다면 나는 어디든 가서 내가 원하는 연구, 그리고 교수님이 원하는 연구를 위해 공동 연구도 할 수 있었고, 연수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나는 다른 연구실들의 안타까운 모습들을 익히 보고 겪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대충 한 두 다리만 건너 뛰어 보면, 인건비 문제는 고사하고, 연구 논문을 조작한다던지, 또는 대학원생들에게 조작을 강요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지도교수나 또는 해당 연구실의 포스닥이나 강사급 인물들이 적절한 지식이 부족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이 겪었다..!


물론,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늘 우러러보는 미국 (사실 정확하게는 교수를 채용하는 대학의 임원분들이 더 좋아하지만....) 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의 학교에서는 종종 생기는 일들이기도 하긴 하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이러한 일이 밝혀지면 매우 큰 사건으로 취급받는다. 그리고 대학원생은 학교와 사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학위를 받고, 앞으로도 탐구해 보고 싶은 분야들에 대한 생각들이 있었기에 나는 그 다음의 진로를 고민했다.


다른 나의 외부적인 사정은 제외한 채, 연구에 관한 부분만을 서술해 본다면, 나는 이러한 이유로 어떻게 커리어 패스 (진로) 를 그릴 것인지 계획했고,

여러 사정 상 미국으로 가려던 것이 조금 변수가 생기게 되어 우리나라 안에서 커리어 패스를 그리기 위해 고민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지난 보수 정권 기간 동안 RND 분야의 예산이 엄청나게 깎인 데다가, 설상 가상으로 특정 팀에게 밀어주기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 연구 환경이 열악한 것 외에도 연구 범위가 매우 좁다는 아쉬움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적절한 연구실을 찾는 데에도 매우 힘이 들었었는데, 기왕 한국인으로 태어난 거, 이 나라 안에서 한번 도전해보자! 라는 생각에 찾고 찾아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사실, 몸을 옮긴 곳은 당연히 내가 졸업한 학교도 매우 좋은 학교이지만, 유난히 연구에 몰빵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모든 환경이 최대한 미국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대부분 나보다 조금 위인 선배들이 초임 교수들의 자리들을 다 차지하고 있고, 그중의 대부분은 다들 미국 물을 먹은 사람들이니, 뭐랄까.


내가 생각했던 어떠한 이상적인 것에 근접할 것이라 생각했다.


무모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새로운 현실에 몸을 담고 난 뒤 느낀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한국 패치"


이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해외의 질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문화가 좋은 업체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 한국에서는 우리나라 문화를 그대로 답습, 적용하여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하락된다는 것을 일컫는 표현이다.


분명 많은 수의 사람들이 미국에서 오랜 시간들을 보내고 온 사람들이고, 나 역시도 여러가지 이유로 미국 경험이 많은지라, 그러한 모습들이 어색할 리도 없었다.

그러나 그 곳에서 만난 현실은 "거짓말, 무조건적인 야근, 휴일은 없는 월화수목금금금"



물론, 가끔은 나도 다른 연구실의 학생들이나 또는 다른 나이 어린 학생들을 보며 이런 일종의 "꼰대" 같은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쟤네들 저렇게 해서 어떻게 먹고 살겠다는 거지?" 라는 식의 생각 말이다.


그러나 보통은 말도 안 되는 상식 이하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에나 그런 생각을 하지, 대부분은 자신의 노력을 최대한 하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는 오히려 "쉬엄 쉬엄" 할 것을 강요한다. 그런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그 모습들이 자신의 건강이나 체력을 넘어설까 걱정되는 경우도 있기에, 그들의 꿈이 더 "굵고" 더 "길게"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더욱 쉬엄 쉬엄 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겪은 유난히 특이한 상황을 일반적인 것으로 전제해 버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역시도 비일비재한 경우가 있어 더더욱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아니, 과학의 논리로 연구를 하려는 사람들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를 저질러 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게다가, 윗사람들이 만들어 버린 이 잘못된 문화를 젊은 사람들이 변화시키지 못 하고 그대로 이 문화에 흡수되어 버리다 보니, 부당한 문화가 그대로 전달되는 안타까운 일도 비일비재한다. 아니, 윗사람들이 순수하게 "학문" 을 할 사람들을 가지고 "시장 논리의 경쟁" 을 시키려 하는데, 다들 먹고는 살아야 하다 보니, 그 경쟁 사회에 그대로 젖어 들어 버려 자신의 것들만을 챙기기에 급급해져 버리고 말게 된다.


그런 이유로 서로가 반목하고 싸우기도 한다. 서로 다른 학문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자신의 것이 최고라고 느끼기도 한다.

물론 나 역시도 나의 연구 결과, 나의 연구 분야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연구 분야를 일부러 까 내리지는 않는다. 그것이 정말 "실현 불가능" 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게 나는 그곳을 나왔다. 늘 농담처럼 "순수한 학문과 연구를 밥벌이로 하면 안돼" 라고 이야기하며 웃고 넘어갔던 그것.


그러게... 이 나라에서는 그게 밥벌이가 되니까 온갖 보기 싫은 모습들이 판치는 모습밖에 볼 수 없다는게 매우 씁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오늘 뉴스 전파를 탄 그 교수의 이야기를 곱씹어 보자.


취직 좀 해 보자고, 또는 공부 좀 해보자고 대학원의 길. 학위의 길을 선택한 친구들에게 학문의 길, 그리고 학자의 길에 대한 희망을 좀 더 심어줄 순 없었던 걸까? 내가 지금도 존경해 마지 않는 나의 지도교수님과 같은 그런 모습들을 보일 수는 없었던 것인가?


그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학원생들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물론, 대학원의 질이라던가, 학생들의 능력 이런 부분들. 이런 부분들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겠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부분들은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논지에서 벗어난다. 일단은 고려해야 할 대상이 아니란 말이다.


아마, 오늘도 밝혀지지 않은 많은 연구실에서는 이런 비슷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대체 언제쯤이나 되어야 고쳐질 것인가? 언제쯤이나 되어야 정말 말 그대로의 "선진화" 가 이루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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