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의 필수 요소. 빛.









이전 몇번의 포스팅을 통해, 사진 촬영 시에는 빛의 양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2013/02/15 - [Pictures] - 좋은 사진 찍는 법 이야기. 굳이 좋은 카메라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잠깐 시간을 빌어 빛의 양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한다.


인터넷에서 사진 촬영 기법 등에 대한 글들을 검색해 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럴 때마다 항상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셔터 속도와 조리개 개방 정도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좀 해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거다.


늘상 그렇듯 셔속과 조리개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빛의 양을 얼마나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달려 있다. 셔터 속도는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이게 되고,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빛을 적게 받아들이게 된다.


조리개는 열면 열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이게 되고, 조이면 조일수록 빛을 적게 받아들인다.


솔직하게 이론 이야기하자고 시작한 글이 아니니, 한 스탑씩 조이거나 늘릴수록 빛의 양은 루트2에 비례하여 늘고 줄어든다는 이런 따분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솔직히 진정으로 사진 취미 또는 작품 생활을 하고 싶다면 분명히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지만, 그냥 딱 봐도 이 포스팅이 전문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가?


당장 나 자신이 그 정도의 레벨이 안 되는데 이런 따분한 얘기를, 그것도 전문적인 얘기를 풀어놓는다면 전문 작가분들께서 보시면 바로 신고 누르실 일일 거다. 그래서 우리, 이런 글에는 그런 따분한 얘기는 걍 버려 버리자.


대부분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은 인터넷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란 마음에 검색해서 들어와 주신 분들일 테니, 뭐랄까.. 우리 가볍게 마치 웹툰을 잽싸게 읽듯. 그런 가벼운 기분으로 한 스텝 한 스텝씩 가 보자.


이번 포스팅은 사진 촬영에 있어 빛의 양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되겠다.



사실상 특별하게 특정 브랜드나 특정 제품을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려고 쓴 글은 아니기에, 혹시라도 모를 해당 브랜드 유저분들께 먼저 양해를 구한다.


한 때, 올림푸스 제품이 상당한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한 2000년을 전후해서의 이야기인데.

당시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인물 촬영을 주로 하려면 '올림푸스' 를 구입하라는 이야기가 진리처럼 통할 때가 있었다.


실제로도 그랬던 것이, 뭐랄까.. 올림푸스가 상당히 온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표현을 해 내었기 때문에 인물 사진을 찍으면 꽤나 따뜻한 느낌을 줘서 인물 사진에는 올림푸스라는 공식이 성립했던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화이트밸런스 조절 실패가 가져온 좋은 결과였달까..)


당시는 지금처럼 DSLR이 대중화 된 시기가 아니었던 때였고, 지금처럼 카메라의 성능이나 기술적인 면 부분에서도 지금처럼 좋았던 시절도 아니었던 터라 캐논이나 니콘의 제품은 오히려 두각을 드러내지 못 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러나 점점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덩달아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이 발전하면서 이 올림푸스는 점점 퇴보의 길을 걷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색 잡음. 말 그대로 노이즈 때문이었다.


사실 10년쯤 전만 하더라도 디지털 센서의 기술은 지금처럼 좋지 못 해서 빛에 대한 감도가 높지 않을 수 밖에 없었는데, 때문에 감도가 높지 못 하여 실내나 야간에는 필히 플래시를 촬영하지 않으면 사진 촬영이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랬던 것이 점점 센서와 이미지 처리 기술이 좋아지면서 센서의 감도가 높아지게 되고, 카메라 제조사들도 실내나 야간 촬영 시 우수한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것을 내세우기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올림푸스는 이러한 추세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 했던 것이 지난 날의 인기를 유지하지 못 하게 만든 이유이자, 나도 올림푸스 진영을 떠나게 된 주된 이유가 되겠다.


사진 촬영 시, 적당한 밝기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의 빛을 받아들여 촬영을 해야 하는데, 실내이거나, 어두운 곳 또는 밤 같이 밝기가 어두워 빛의 양이 충분치 않은 곳에서는 플래시를 사용하거나 이미지센서의 빛에 대한 감도를 높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플래시의 경우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주나 사실상 플래시의 사용엔 한계가 있게 되기 때문에 플래시가 없는 환경에서의 촬영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 때 받아들인 빛을 인위적으로 증폭시켜 실제로 받아들인 빛의 양보다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 것 처럼 처리하여 촬영하게 되고, 이 때 빛을 증폭시키는 것을 감도를 높인다.


즉 고감도 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국 빛의 양을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다 보니 필연적으로 증폭에 의한 증폭 노이즈가 발생하게 되는데, 사진에서는 마치 핫픽셀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형태로 사물 분간이 어렵거나 분위기를 망치는 수준의 컬러 노이즈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최근의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이러한 고감도 촬영 하에서 노이즈를 얼마나 억제하여 처리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성능 평가의 요소가 되고, 전문가용 카메라에서는 일반 유저용 카메라에서는 넘볼 수 없는 수준의 초 고감도 세팅 환경에서도 일반적인 촬영과 견주어 큰 차이가 없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바로 이 고감도 하에서의 노이즈 억제가 올림푸스가 가진 약점 중 하나인데, 약 10년쯤 전에는 이러한 부분이 거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고 (다들 고만고만했으니..) 그당시에야 기껏 ISO200정도면 높은 감도라고 할 정도였으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 점점 기술이 발달해 ISO값이 400을 넘어 800으로 향해 가고 있을 때에도 올림푸스는 그 자리에서 거의 멈춰 있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다.


때문에 고감도 촬영 하에서 올림푸스 제품은 타사 대비 고감도 노이즈가 심각한 수준이 되었고, 웬만해서는 일반적인 촬영 상황 하에서도 고감도 설정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할 정도로 불편함을 주게 되고 말았다.


나 역시도 필름에서 막 디지털로 넘어가던 디지털 카메라의 꼬꼬마 시절에는 올림푸스의 하이엔드 디카를 사용했는데,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었지만, 고감도 노이즈라는 약점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참으로도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다고나 할까...


그런데 참 재미있었던 것이, 이 디카를 가지고 처음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이 카메라의 성능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래의 사진들은 이 카메라로 촬영했던 사진들이다. 600만 화소의 높은 화소(?)를 자랑하므로 기본적으로 현재의 결과물들과 직접적인 비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이 카메라는 그냥 밖에서 찍어도 컬러 노이즈가 꽤나 거슬리게 나타나는 모델이었는데, 일본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당시 이 카메라가 보여줬던 실망스런 모습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고, 나름대로 쨍한 맛의, 그것도 노이즈가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의 결과물이 나왔던 것이다.






더 재미있는 점은, 야간에 장셔터 촬영을 해 봤는데도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 야경 촬영을 해 봤을 때와는 완전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었다.


과연 무엇 때문이었을까... 한참 고민하던 나는 빛의 양이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였음을 알게 되었다.

재미있게도 이 카메라를 가지고 비슷한 위도에 있거나 더 아래쪽에 있는 미국 대륙으로 가서 사용했을 때에도 역시나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는 것을 경험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보다는 일본 도쿄가,


그리고 일본 도쿄보다는 위도상 더 아랫쪽에 있는 미국 대륙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양이 더 많더라는 것이다.

(실제 동일한 카메라를 사막 지역에 가지고 가서 작품 사진 레벨의 사진을 찍어오신 분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장점이 있게 될까?


우선 감도 값인 ISO값을 필요 이상으로 높일 필요가 없게 된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빛의 세기가 강하므로 감도는 낮거나 일반적인 수준으로 세팅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조리개값과 셔터 속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고감도로 인한 노이즈로 사진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일을 막을 수 있게 되고, 조금 더 선명하게 나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지금도 그렇다.


따라서 빛이 많은 환경 하에서는 감도를 낮춰서 사진을 촬영하고, 광량이 부족할 때에는 되도록 삼각대를 이용해 낮은 감도에서 노출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촬영하는 것이 사진의 품질을 최대한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아쉽게도 올림푸스 제품은 지금도 고감도 설정에서는 유난히 노이즈가 심하게 발생하는 취약점을 보이는데,

이전의 올림푸스가 가졌던 위상이 지금은 전 같지는 못하다는 것이 왠지 아쉬움이 들게 한다. 좀 힘 좀 내라구.







개인적으로 나는 영상, 음향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교회에서 배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껏 이것을 가지고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회 이곳 저곳을 다니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이것 저것 도울 수 있는 대로 봉사를 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다고 했던가...

아, 물론 지금의 내 수준이 창대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야금야금 호기심에 손으로 만져 보다가 배우게 된 것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나.. 전공도 아닌데.... 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 기억은 약 3~4년 쯤... 전의 일이다.

소위 '야매' 로 배운 지식이기에 전문적이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지 그저 감으로 알고 움직이는 정도로 봉사를 할 때이다.

그 때 막 사역을 시작한 개척 교회에서 도와 달라고 하여 막 봉사를 시작할 참인데, 목회 리뷰의 목적으로 캠코더를 한 대 구입해야 했었다. 어차피 선교사역 등의 것도 해야 하는 것이 사역의 일부인지라. 전도용 설교 영상 등의 제작에까지 염두에 두고 구입해야 했다.

문제는 그 영상을 다룰 '역량' 이 문제였다. 이 영상을 '누가' 촬영하고, '누가' 다룰 것이며, '누가' 관리할 것인가였다.

아쉽게도 그 곳에는 그 영상의 전반을 담당할 인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에는 내가 이미 기존에 하고 있는 봉사와 학업 때문에 조금씩 신경을 써 주던 것을 더 시간을 할애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당시, 가정용 캠코더 중에 DVD 캠코더를 구입할 것을 추천했다. DVD 미디어에 녹화되기 때문에, 컴퓨터로 꺼내기도 쉽고, 전용 편집 프로그램으로 잘랐다 붙였다가 가능하며, 또 이것을 다른 미디어에 담아 배포하는 것도 쉬웠으니까.

그러나 도에 지나치는 자신감과 자만감은, 그리고 '기왕에 하는 건데 더 좋은 것으로 하자' 는, 그리고 현재 자신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남들의 '추임새' 는 화를 불러오고 말았다.

DVD 캠코더가 아닌 테잎 캠코더를.. 그것도 업무용인 VX2100을 구입해 온 것...



이 카메라는 소니의 준 전문가용 캠코더 라인업에서 가장 아래에 속하는 모델이다. 준 전문용 라인업의 최하위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제품은 크기와 가격에 걸맞지 않은 좋은 성능으로 방송사에서도 프로그램 전체 제작을 담당하기도 할 만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좋은 제품이다. (물론 정확하게는 VX2100의 업무용 버전인 PD시리즈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업무용 연결을 지원하는 것 외에 바디 성능은 똑같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라고 하더라도 찍는 사람이 그에 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몇백, 몇천, 몇억 하는 좋은 카메라를 어린 아이에게 들려 줘도 그 아이가 작품 사진을 찍지 못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당장 문제는 테이프로 촬영한 영상을 어떻게 컴퓨터 파일로 만드는가부터가 문제가 되었다.

너무나 여유가 없었지만, 늘어나는 연락에 결국 이 일을 내가 담당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냥 한 칠팔십 하는 DVD캠코더를 샀으면, 서로들 배운다 생각하고 연습용으로라도 잘 썼을 텐데... 이건 뭐 엉뚱한 사람에게 이게 무조건 좋다는 소리만 듣고 삼백에 가까운 돈을 덥썩 주고 사버렸으니... 모두가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건 당연하고.. 이유없는 오동작이나 잠깐의 특이사항에도 벌벌 떨기에 잠시 이 카메라의 사용을 중단하고 내가 가진 가정용 캠코더로 봉사를 몇 주간 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노이즈였다. 아무리 음식을 만들 줄은 몰라도 음식 맛을 평가할 줄은 아는 것이 인간이듯. 설교 영상의 음성을 계속 듣다 보니 화이트 노이즈와 같은 잡음이 같이 녹음되는 것이 들린다고 불만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노이즈는 테이프 메커니즘의 모터 구동 소음이다. DVD이건 테이프이건 모두가 다 모터를 사용해 기록을 하고, 또 이것이 한 카메라 내부에 마이크와 모터가 같이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이 소음을 차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 소음이 녹화시에 그대로 같이 녹음되게 된다.

때문에 가정용 캠코더나 VX2100이나 모두 테이프 모터 소음이 녹음이 되게 된다. 물론 VX2100은 마이크와 핸들 사이에 고무를 덧대어 진동 소음을 최대한 잡으려고 하고 있지만, PD 시리즈처럼 별도의 외부 마이크를 사용하거나 또는 방송 촬영처럼 아예 독립된 마이크를 사용해서 녹화히자 않는 이상 모터 소리를 완벽하게 제거하기란 어렵다.




이 녀석 처럼 별도의 외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사람들은 '가격은 곧 성능' 이라는 독특한 사고 구조를 갖고 있어서 여기에 맞춰 사고를 하게 된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지만, 문제는, 일부 사람들은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거의 '무한' 또는 '전지전능' 수준의 성능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싸구려 카메라이기 때문에 노이즈가 심하다. 우리거는 비싼거라 노이즈가 없다. 라고...

하도 귀찮을 정도로 연락이 오기에 내 시간과 공을 들여서 자신들이 구입한 카메라를 봐 주는 동안 내 것을 이용해서 도와 줬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그래도 참았다. 악의로 하는 소리가 아니니까..

물론.. 이 사람들은 이후에 자신들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서도 노이즈가 들린다고 불만을 걸어 왔다. 당연히 그건 모터 소음이었다. 어차피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들을 사람들... 그냥 대충 넘어갔었다.

기계를 사용하는 이상 그 어디서건 노이즈, 그러니까 소음은 발생하게 되고, 그 소음은 필연적으로 나에게 느껴지는 형태로 전환이 되어 전달되게 된다. 하다 못해 우리가 어떠한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 연결하는 전원 플러그 때문에도 소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비싼 가격을 하는 장비들은 으레 이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설계를 하고 있고, 같은 제품군에서 가격이 높은 제품이면 보통 이러한 노이즈는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아니면 너무 작아서 무시할 정도가 된다. 또, 이것이 가격과 성능을 결정하는 주 요인 중 하나가 된다.


(특히나 이런 가정용 캠코더들은 모터와 마이크 사이가 무척 가까워 소음이 더 잘 잡히게 된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장비도 노이즈란 녀석을 아예 0으로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자연계의 법칙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게 처음부터 영상과 음향 시스템을 고려해 설계한 곳도 아니고, 그저 교회 개척을 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것 저것 모아서 구색을 맞춰 놓은 시스템에서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맞춰 주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영상 녹화 시에 이 노이즈를 최소한으로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또한 녹화된 영상의 목소리를 더 키워 달라는 부탁에 임의로 후보정을 통해 소리를 증폭했기 때문에 원래는 잘 느껴지지 않아야 할 노이즈가 더 커져 버리는 결과를 낳았던 것..

이제부터는 후보정으로 노이즈를 없애달라는 전방위 압박을 받게 되었다. 아 물론 수천, 수억짜리 장비들을 이용해 온갖 짓들을 하면 이 노이즈가 최대한으로 사라짐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음성이나 영상이나 모두 촬영, 또는 녹화된 "원본" 이 좋아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폰카를 가지고 방송용 화질로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건 거의 2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10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선명하게 만들어 달라는 억지에 가까운 요구인 셈인 것이다.

여기 저기서 듣는 풍문은 있어서 어떤 장비, 또는 어떤 프로그램을 타면 노이즈가 싹 사라진다느니.. 어떻다느니...

차라리 그렇다면 그 비용을 들여서 그런 곳에 의뢰를 하던가... 가능하지도 않은 환경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요구는 점점 이곳에서의 일을 그만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지치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가장 처음 일을 배우고 시작한 대형 교회에서라면 이것은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니고 내가 무조건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지금 현재의 상태 그대로 방송에 생중계되고, 이것을 이용해서 프로그램 제작을 하고, 굳이 제작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 영상을 최대한 모두가 만족하는 형태로 보고 듣게 해야 했으니까. 또한, 그곳은 그게 가능한 장비와 역량이 갖춰져 있는 곳이었고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한계에 부딧히면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게 된다. 때문에 나 역시도 장비의 한계나 레코딩의 한계 등에 부딧히면 이것을 배워서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수를 써 봤으나, 지금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불가능 한 수준에 이르게 된 상태에 이르렀기에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문득... 집에서 사용하는 캠코더가 현역으로 뛴 지도 8년째에 접어 들고 있고, 이미지센서가 깜박이는 증상이 나타나서 슬슬 새로 바통을 이어받을 업무용 카메라를 한 대 알아보던 중 이 조금은 답답했던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그냥 중언부언 적어 보았다.

얼마전 요새 봉사하고 있는 교회 예배를 촬영했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교회에서 보관하고 있는 카메라를 이용했는데, 역시 그곳도 그 카메라를 쓸 수 있는 실력의 사람이 없어 그냥 몇번 촬영도 하지 않고 DVD 캠코더를 다시 구입해 쓰고 있다. 생각없이 카메라를 쓰다가 카메라 세팅을 보니, 마이크에 노이즈가 잘 잡히게 된 상태로 세팅이 되어 있었다. 나는 최대한 노이즈를 억제하도록 노력하지만, 나 이전에 같은 봉사를 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 어느 누구도 클레임을 걸지 않았다는 이야기고.... 규모는 이전의 그 곳에 비해 몇배나 더 큰 곳인데도 말이다...

교회 규모가 아무리 작아도 '최고가 되려는 목표' 가 '남에게 보이고 들려지는 것' 이 아닌 "진정으로 내 마음을 다해 믿음을 키우는 것' 이 되어 있다면, 이런 노이즈 쯤은 '무시할 만한 것' 또는 이 상황을 설명했을 때 이 상황을 우선적으로 받아 들일 줄 아는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노이즈 쯤은 영상 또는 음성에 담겨져서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컨텐츠" 의 질에 묻혀 버릴 수 있는 아주 작은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컨텐츠" 이다. 그것을 최대한 가공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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