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다. 제발 KT여 SK 텔레콤에 전화좀 걸지 말아다오.

사실 이 포스팅을 올리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KT 자체는 아니다. KT 대리점 중 한 곳인 어느 곳이다.
그러나 분명, 각 통신사들이 저마다 상대 통신사의 고객을 빼오기 위해 안달이 나 있는 상황임을 생각해 본다면, 이는 충분히 사적인 감정을 넘어 한 회사에까지 반감을 가지게 될 만한 일일 것이다.

어제 아침,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 아침.

새벽까지 친구와 수다를 떠느라 아침 해가 뜰 무렵에서야 집에 들어온 후, 교회에 가기 전까지 잠을 자야겠다 마음먹고 알람을 맞춰두고 잠을 청했다.

알람을 맞춰 둔 시간은 11시.

그런데 한참 잠을 잘 자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젠장 졸려워 죽겠는데' 라고 생각하며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이다. 왠지 낯익은 번호였지만, 일단 전화를 받았다.

"KT에서 고객님께 휴대폰을 무료로 교체해 드릴 수 있는....."

순간 이놈들을 잡아다가 정신없이 욕을 날려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익숙한 번호더라니....

아직 아이폰을 구입한지 1년도 안 된 나에게 자꾸만 KT에서 새로 휴대폰을 교체해 주겠다며 전화가 오기 시작한 지는 벌써 몇달이 되었다. 한두번 겪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그냥 끊고 무시해왔고, 번호도 계속 070 국번으로 걸려왔지만, 매번 다른 번호였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같은 번호에서 계속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이 번호를 공개해 버리고자 한다.

070-7742-3728

이것은 그간 나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어 온 데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일요일 새벽, 그것도 정말 너무 피곤해서 정신없이 자고 있을 때, 게다가 알람이 울리기 1시간 전에 전화를 걸어온 데에 대한 응징이다.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 누구나 내 심정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정말 곤히 자고 있을 때, 그것도 알람이 막 울리기 직전에 누군가의 방해로 잠에서 깼을 때의 분통을...

참고로 나는 그동안 꽤 신사적으로 이 번호에 대응해왔다. 몇번은 그냥 끊었으나, 하도 답답하여 상담원 연결을 친히 눌러준 후 상담원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해 준 적이 있다.

"이런 광고전화 돌리실 때 대충 개인정보 확인하고 거시는거 다 알고 있는데,
KT 아이폰 사용자인거 모르고 전화거셨나요?"


그 때 상담원의 미안함 + 초 황당함이 섞인 어색한 웃음이란...

사실, 내게 KT에서 휴대폰을 바꿔주겠다는 광고전화가 오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정통부 (지금은 뭘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문광부인가?) 에서 이통사에 전화번호를 배정할 때, 아무 국번이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별로 국번의 구간을 주어 번호를 배정한다. 이를테면, 010 번호 안의 20XX 번 대 국번은 (실제로) SK텔레콤용 국번이고, 29XX 번대 국번은 (역시 실제로) KT용 국번이다.

이와 같이 010 번호 안의 9XXX대 국번은 또 KT용 2세대 사용자가 3세대로 번호 변경을 했을 때 기존 016-9XXX 번대 국번을 사용하던 사용자들에게 부여할 국번으로 지정이 되어 있으며, 011-9XXX 번대 국번 사용자들은 010-8XXX 번으로 변경되도록 지정되어 있다.

물론, 약간 상황에 따라서 번호 변경시에 충돌이 생길 경우 다른 국번을 지정하고는 있지만, 국번이 변경되더라도 애당초 정통부에서 각 통신사에 배정한 국번의 범위 안에서 번호가 변경이 되게 된다는 것 만큼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한 내용은 통신위원회 홈페이지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게시가 되어 있어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때문에, 누군가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이 내용을 참고로 하여, 'KT 사용자들 전체에게 전화를 걸겠다' 던지, 'LGT 사용자들에게 스팸 문자를 보내야겠다' 라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번호이동성제도' 흔히 말하는 '번호이동' 이라는 놈이 있어 이런 작전에 구멍이 뚫리게 된다.

내 경우, SK텔레콤에서 최초 010 번호를 부여받았고, 때문에 나는 SK텔레콤용으로 배정된 국번의 전화번호를 받았다. 그리고, 이 번호를 그대로 KT로 번호이동하여 아이폰을 구입하였기 때문에, 실제 전산상으로는 KT 번호이지만,

일반인들이나,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없거나, 또는 권한이 없거나, 불법 정보가 없는 이들에게는 내 휴대폰 번호가 SK용인지, KT용인지 알 수 없단 말이 된다.

때문에, 이들은 SK와 LGT로 할당된 모든 국번에 똑 같은 전화를 무작위로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고, 더 답답한건, 내가 KT 사용자라고 했는데도, 본인들의 리스트에 적용시키지 않은 채로, 전화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걸고 또 걸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먹고 살아보자고 이런 광고성 전화를 돌리는 데에는 이해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일요일 아침 10시는 너무하지 않은걸까?

굳이 KT만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행태는 LGT도 그렇고, 그 대단하다는 SK텔레콤 역시 그렇다.

그러나, 요새들어 너무 KT에서만 이런 전화가 집중적으로 오고 있다. 그것도 똑 같은 목소리와 변함없는 대사로 무장한 ARS를 앞세워서 말이다.

참고로.. 이 번호는 그동안 그냥 두었었는데, 미안하지만... 통신위 스팸센터에 신고하도록 하겠다. 수신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주지도 않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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