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난 니가 미국으로 가길

간절히 바랬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다양한 루트로 이 글을 읽게 되실 분들께 반말 표현이 불편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편하게 그냥 내 블로그에 낙서하듯 써 내려가고자 한다.


갑작스레 혜성처럼 나타나 우리나라 과학계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송유근. 그리고 그가 어린 나이에 최연소 대학 합격은 물론, 박사과정 진학이라는 무수한 타이틀을 만들어 내고 사라졌다.


그렇게 유근이는 늘 그랬듯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잊혀지는가?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묵묵히 열심을 다 하고 있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그가 작년부터 다시 수면 위로 급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너무나 안타깝게도 "논문 표절"


아, 터질 것이 터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떠들썩하더니, 다시 또 잠시 가라앉은 듯 보였다. 

그런데 어제....





다시 유근이는 이렇게 또 다른 "논문 표절 의혹" 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말았다.

아...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이냐.... 인석아...


사실, 이 블로그에는 좀 당시의 필력에 좀 스스로 생각할 때 바보같은 점이 있었지만, 유근이에 대해 쓴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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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 [J 의 잡담] - 천재소년 송유근, 그를 가만 둘 수는 없나요?



이제는 박사로서, 그리고 당시에는 박사과정생으로서, 유근이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너무 심하게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왜곡되어 있었고,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다.


또는 이미 황우석 사태로 인해 심각한 상처를 입었던 경험이 있는 한국 과학계이기 때문에 혹여라도 제 2의 황우석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언론은 그를 가만 두기를 바랬다. 그냥 그녀석이 하고 싶은 걸 지 맘대로 하길 바랄 뿐이었으니까.

또 그 당시 기준, 앞으로 다가올 그의 사춘기 시기를 우려하기도 했고....



그런데, 유근이에 대한 기대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오고 말았다. 표절이라니.....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게 그냥 미국을 가지...' 라고.


사실, 그가 국내에서 대학을 가기로 마음먹고, 대학원 역시 국내를 선택했다는 말에 아.. 하는 탄식을 뱉었던 나로선, 적잖이 분야는 다르지만,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생각했던 한 과학 영재가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 가 있길 바랐기에 안타까움과 실망은 점점 더 클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런데, 더 답답한건, 그 다음의 대응이다. 오늘의 언론 기사들을 좀 찾아보면, 심지어 이런 표현까지 등장한다.


"표절 문제,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나"


그게 아니란 말이다. 아예 유근이는 물론, 유근이가 속해 있는 과학계를 죽여 버리겠다는 건가. 아니면 싸잡아 잡배들이나 판치는 곳으로 만들겠단 말인가!


중요한 건 그게 아니란 말이다. 정말 유근이와 같은 제 2, 제 3의 과학 천재, 과학 영재가 나오도록 하려면 왜? 왜? 송유근이라는 그렇게 엄청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던 녀석이 '논문 표절' 이라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 원인과 그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단 말이다!


물론, 전 세계 과학계를 통틀어 우리나라만이 문제인 것도 아니고, 특히 대한민국 과학계에서 이상하리만치 "미국" 을 신봉하는 문화가 있긴 하지만, 그 미국에서도 연구 부정, 표절 등의 사건 사고는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러나 그렇다곤 해도, 현재 대한민국의 연구 개발 분야는 분명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 본질에서 멀어져 있다. 왜곡되어 있다 라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필름을 좀 더 뒤로 돌려, 한참 전의 사건으로 지나가보자.


모 대학의 물리학과에서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했는데, 해당 논문의 실험을 꽤 많이 도맡아 했던 대학원생이 "내 이름이 논문에서 빠져 있다" 라며 한국의 과학계를 발칵 뒤집었던 사건이 있었다.


실제 해당 학생은 그 학생의 기여도를 생각했을 때, 논문의 저자 내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 맞았고, 심지어 이 이후 논문의 저자인 세 명의 교수가 자신이 가장 높은 1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둥, 자신들이 논문의 모든 내용을 서포트 한 교신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둥 지저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단지 그 때만 국한해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다. 지금도 계속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문제점들을 단순히 "연구자의 연구 윤리" 또는 "연구 자질" 로만 국한해 개별 연구자들에게만 덮어 씌우면 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일단, 이 문제가 왜 발생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다음에 개별 연구자들로 문제 분석의 포커스를 움직여도 늦지 않다.


사실 대한민국은 모두가 인정하는 "실적 지상주의" 의 국가다. 여기에 "빨리 빨리" 문화가 곁들여져 "한강의 기적" 이라는 단어를 전 세계에 자랑스레 홍보하려 하고는 있지만, 그 빛 뒤에는 수없이 많은 문제점들이 숨어 있다.


그중 하나가 "빨리빨리" 와 "실적 지상주의"


물론, 어떤 업무, 또는 어떤 사업 등을 수행함에 있어 투입된 자본만큼 소득을 올리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10년 넘게 우주선을 명왕성까지 날려 보내고 있었던 것을 단 1,2년만에 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좀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게 현재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를 지탱하는 힘" 이다.


이러다 보니 모든 분야에서 어떠한 합리성이나 장기간의 안목에 기초한 장기 투자, 학문적 가치, 창의성의 평가는 늘 배제되기만 한다. 무조건 빠른 시간 내에 실적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엄청난 대규모 자본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연구 개발 사업 마저도 5년을 넘기질 못 한다. 연구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이런 한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5년 짜리 계획을 5년 짜리 계획처럼 만들어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연구자들이 그저 "실적" 에 목맬 수 밖에 없게 된다. 무조건 1년 안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논문이나 특허 등은 1건 이상 씩 무조건 만들어 내야 하고, 연구비는 무조건 특정 금액 이상을 계속 선정되어 지원받아야 한다.


심지어 더 난감한 것은 실적 평가를 위한 논문 평가에 저자들이 많을 경우, 나의 인사 고과 점수에서 불리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과학, 기술 분야의 연구 개발은 "나 혼자 맨땅에 헤딩" 해서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인데, 이러한 이유로 자꾸만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기술도 안 되고, 리소스도 부족한데 "내가 다 해야 한다" 라는 사람이 늘어나다 보니, 공동 연구는 줄어든다.

연구자 간의 말도 안 되는 경쟁과 의심, 그리고 감정 싸움이 늘어난다. 심지어 이유 없이 상대방을 비방하기도 한다.

결국 연구 결과는 자꾸 따로 놀기만 하고, 정작 필요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못 한다.

각 분야가 지속적으로 단절되며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 하는 현상이 가속된다.

그리고 "나만 독차지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게 지금 실제 대한민국의 연구 개발 분야에서 만연해 있는 모습들이다. 이것이 현재란 말이다.


해결책은? 위의 나열된 점들이 해소되면 된다. "실적 지상주의" "속도 지상주의" 이 두 가지만 사라져도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할 수 있다.


논문 표절? 이 문제는 위의 연구 환경에 대한 근본적 해결과 대책이 선행되면, 그 이후에 개별 연구자에게 연구자의 자질 및 연구 윤리를 물어도 된다. 그래도 늦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이 소년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누구인지도 알고 있고, 이 친구가 무엇을 하는 친구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친구를 이렇게 부릅니다.

"천재소년 송유근"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이 친구는 정말 천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요, 만약, 이 친구가 천재가 아니라면?

단순히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마치 어린 아이가 놀이하듯이 재미있게 열심히 파고들고 있는 것일 뿐이라면?

여러분은 유근이를 누구라고 부르시겠습니까?

저는 오늘 뉴스 기사에서 유근이에 관한 기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카이스트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어느새 석박통합 과정 변경에 지원하여 석박통합으로 과정 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하네요.

석박 통합 과정은, 기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대학원에 입학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박사과정에 다시 재 진학하여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을 단축하여 한번에 이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석사 2년, 박사 3년에서 5년 정도의 과정을 약 3년에서 5년 사이에 한번에 마칠 수 있는 과정입니다. 때문에 학사 - 석사- 박사 의 순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학사 학위에서 박사 학위를 받게 되는 것이지요.

유근이가 바로 이 통합 과정에 지원해서 과정 변경 시험을 합격하고 과정 변경 승인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근이는 곧 박사 학위를 소지한 말 그대로 '박사님' 이 되겠지요.

그런 유근이가 어느 새 13살이 되었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만 나이로 이야기하니까, 우리식대로 하면 이제 14살이 된 건가요? 어쨌거나, 우리의 기억에는 고졸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 입학 준비를 하던 꼬맹이 유근이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이 친구가 어느 새 사춘기의 나이가 되었답니다.

이제 곧 이 친구도 본인이 하고 있는 학업 외에 자신의 나이에 맞게 정서적으로 성숙해 가는 시기도 겪을 것이고, 또 남들처럼 사춘기 시기도 겪게 될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나름대로 세상에 반항하는 시기도 오겠지요. 또한, 잘은 모르겠지만,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학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시기가 오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유근이에게 성인이 된다라는 부담감과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생각, 삶 이라는 것의 무게 등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나이이다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열심히 할 수 있었겠지만, 어쩌면 이 친구에게도 잠깐 방황의 시기가 오게 될 지도 모르지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성장통을 겪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뉴스 기사는 유근이의 석박통합 승인 소식을 전하면서 제목으로 이렇게 달고 있습니다.

"천재소년 송유근 최단기 박사과정 도전"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네 말은 맞습니다. 처음에도 밝혔듯, 석박 통합 과정은 박사학위를 짧은 시간 안에 취득할 수 있는 과정임에는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게 아닌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기사는 유근이의 박사과정 진학을 다루면서 유근이의 박사과정 진학을 주 내용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최대 3년 안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최단기 박사 과정' 에 '도전' 하고 있다 라고 주 내용을 잡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께서는 어떤 생각이 드세요?

황우석 박사 사건을 기억하시죠? 동물 복제에 관해서는 세계 그 어느 유명 석학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나고 훌륭했던 그가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인간의 질병 치료에 뛰어들어 마치 곧 우리가 기대하던 그것을 손에 넣을 것만 같았는데, 열어보니 모두를 실망시키고 말았던 사건 말이지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의 잘못된 행동은 분명 연구자로서, 비판을 받아 마땅하겠지만, 우리는 한번쯤 그가 왜 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그가 가져야 할 연구자의 기본을 거르스는 행동을 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 유근이가 잘못될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근이에 대한 세상의 기대 이상의 엇나간 분에 넘치는 관심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이쪽 분야에서 공부해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사실, 과학 분야의 연구라는 것이 돈이 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분야가 원래 돈이 들어간 만큼 성과가 그대로 잘 나와 주는 분야가 되질 못합니다. 100의 돈을 들여 건물을 짓고, 그 건물을 통해 200의 임대 수익을 내는 경제 활동과는 분명히, 그리고 아주 완전히 다른 분야인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들어간 수익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 기대되는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게 되고, 과학이 어느 한 분야만의 발전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고르게 혜택을 받지 못 하게 되는 안타까운 면이 있지요. 때문에 어느 분야의 누군가는 넘쳐나는 연구비에 기쁜 환성을 지르며 넉넉하게 연구를 하고 있고, 또 다른 어느 분야의 누군가는 없는 연구비를 열심히 긁어 모으고, 실험 비용을 아끼고, 기자재를 아끼고, 재활용을 해 가며 자신의 소신을 펼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황우석 박사는 이 부분을 절대 무시할 수 없었겠지요. 자신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갑작스레 세상이 너무 큰 관심을 주고 있고, 엄청난 기대와 투자는 반대로 그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 주었을 것입니다.

사실 제가 의학에 몸을 담고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줄기세포 연구는 가능성은 있으나 1년 2년 만의 초단기 연구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의 성질이 아닙니다. 물론, 모든 기초 연구, 실험 연구 등의 모든 연구들이 몇달, 몇년의 연구로 성과를 보이는 것이 아니지요.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도 '성과' 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곳에서 엄청난 공을 들여 무척 자랑스러운 연구 성과를 발표하면 사람들은 깜짝 놀랄만한 이 성과에 달려들어 열화와 같은 관심을 보이고 다음 연구 서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마치 그들의 공이 어디에서 뚝 떨어진 것 처럼...

네 그렇습니다. 연구라는 녀석은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노동과 비용, 그리고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경제재들이 작용하려면 이러한 경제재를 단순히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소모한 만큼의 무언가, 즉 이윤이 발생해야만 이러한 경제재들을 하나의 연구에 투자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제 친구 중의 한 친구가 이야기했듯,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작고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예산 자체가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돈 되는 곳' 에 투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리고 우리 나라는, 과학이라는 분야 그 자체에 투자를 하고 있나요. 아니면 돈이 되는 '사람' 에게 투자를 하고 있나요?

분명 교육과 기술 개발은 겉으로 보기에 다른 경제활동처럼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경제활동에 비해 본다면 말이죠.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히 교육과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도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요. 

아주 비약적인 예를 들어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투자하는 교육비를 계산한다 치면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총 12년간의 투자의 성과는 바로 '대학 입학' 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 사람이 성장하면서 낼 수 있는 어떠한 성과가 가시화되는 데에도 12년이 걸리는데 그 이상은 어떻겠습니까?

유근이는 다르다고요? 유근이는 '천재' 라서?

그렇다면 우리가 천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면 됩니다. 유근이처럼 어릴 때부터 기초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흥미와 재미를 유도해 낼 수 있는 그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어 주면 되죠. 그리고 그것이 투자가 될 것이고요.

모든 사람들에게 다 똑 같은 정도로 가능성이 있는데 이것을 방관해 두다가 어느 순간 하나의 확률이 빛을 발했다 해서 빛을 발한 그 확률에 집중 투자를 하는 것 보다는 모두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제 2의 송유근이 나오고 제 3의 송유근이 나오고, 어른 송유근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비용은 어떻게 대야 할까요? 예산 1만원이 있고, 10명의 어린이가 있을 때, 그 중 뛰어난 성과를 보인 한 명에게 1만원을 몰아 줘야 할까요, 아니면 10명의 어린이를 1만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할까요?

정답은 10명의 어린이에게 10만원의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늘린다. 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국민들, 그리고 학문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들이 보기에 조금만 자르고, 조금만 절감하고, 조금만 아껴서 학문 분야에 더 투자해 준다면 조금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 하고 엉뚱하게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매년마다 지방 재정 지원비가 삭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금을 몰아 쓰려고 보도 블럭을 바꾸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라도 줄여서 교육에 더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부는 싫건 좋건 시장 경제 하에서 어느정도 경제 상황을 이끌거나 또는 이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 정부는 세금을 이용합니다. 만약 경기가 위축되어 있다면 정부는 모인 세금을 국가에 풀어 소비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돈 흐름이 발생하도록 돕지요.

따라서 지자체들이 매년 연말마다 세금 사용을 위해 보도블럭을 갈아치우는 행위도 어떤 상황에서 관점을 달리 놓고 보면, 보도블럭을 교체하는 인부들의 임금, 교체를 담당하는 업체의 소득, 보도블럭을 제조하는 관련 산업들의 소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돕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연구 개발 분야도 그렇습니다. 투자를 함으로써 관련 분야 종사자들과 이의 혜택을 받는 이들에게 학문적인 개발이 주어짐과 동시에 이에 대한 관련된 교재, 실험 및 연구 관련 기자재, 이들의 생산 업체 등, 많은 분야로 유입된 돈이 흘러 나가 돈의 흐름을 돕습니다.

또한, 이 교육 연구 개발 분야의 관련 산업들은 흔히들 말하는 '고부가가치 산업' 의 일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빨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못한다 뿐이지 많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오히려 일부 분야에만 지우친 돈의 사용 보다는 넓은 분야로 자금을 풀어 다양한 방향으로 세금이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겠지요.

이렇게 연구 개발이라는 녀석이 돈을 필요로 하는 녀석이다 보니, 아마도 황우석박사는 성과를 내지 못 하면 자신에게로 향한 기대. 즉 그를 향한 투자의 발길이 금방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또 그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가 과학자라는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가져야 할 연구 윤리도 중요하지만, 그가 일평생 그가 이루고 싶은 것, 그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수반이 되어야 할 다른 부가적 요소들이 그를 조금이라도 방해하고 있었겠지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유근이도 이제 13살이라고 합니다. 유근이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곧 유근이에게도 성인을 준비해야 할 두 번째 시기인 2차 성징이 오는 제 2의 성장기가 다가오게 될 것이고, 또 앞으로 그가 지금껏 열 세 해를 살아온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겪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도 이 친구가 부럽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일찍 찾아내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고, 또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 그의 인생을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요.

그러나 지금 우리의 관심은 이런 유근이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아니라 이 친구가 언제 박사를 따고, 언제 어떤 성과를 내서 우리나라에 어떤 이득을 안겨 줄 수 있겠는가가 중요하지, 정작 이 친구의 인생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 주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혹여라도 이 친구가 박사 과정을 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또는 좋은 성과를 금방 내지 못 한다 하더라도, 또는 이 친구가 다른 분야에 마음이 생겨 다른 분야에 손을 대거나, 또는 그 분야로 완전히 방향을 바꾼다 하더라도, 또 잠시 슬럼프에 빠진다 하더라도,

우리는 유근이의 그 모습 그 자체를 보고 응원해 줘야지 그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송유근이라는 단지 공부가 미칠 듯이 좋은 한 사람을 스타로 만들기보다 다른, 그리고 또 다른 유근이처럼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치고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투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누군가 한 사람에게 모든 관심을 집중에서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혜택을 통해 부담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펼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이제 유근이도 13살이라고 합니다. 어느 순간 이런 우리의 시선이 이 친구에게 부담으로 다가설지도 모릅니다. 유근이 같은 인재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져 주시고, 유근이는 자신의 공부를 부담없이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조금 관심을 돌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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