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불붙고 있는 이슈가 하나 있는데, 왜 이제와서야 이게 이슈가 되는 것인지, 나름대로 참 답답하다 싶긴 하지만, 하여튼 서울시청과 서울 지하철 9호선의 대립이 점점 불꽃튀는 대립 양상으로 나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실의 비율을 따져 보면 미세하게 과실 비율이 달라지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서울시나 9호선 모두 그냥 뭉테기로 딱 잘라서 보면 쌍방 과실이고, 아무리 전임 시장부터 전해져 온 것이라곤 해도 그 이전을 부정할 수는 없기에 그 책임은 현 서울시 시장 체제에서 넘겨 받아야 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현재 박원순 시장의 행보를 보면 거의 '9호선 인수'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현재 민심은 9호선을 인수하자 일 것이다. 지방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수도권 사람들은 정말 질릴 대로 질렸다 라고 이야기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때문에 지금껏 쌓여 왔던 불만이 한 사람의 시민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오니 연쇄적인 효과를 계속해서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9호선 인수만이 정답일까?


나는 하지 말아라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잡다한 말 없이 간단하게 써 보자. 과도한 요금 인상과 계약 당시의 찜찜함이 있었단 이유로 9호선 인수를 시도해 본다고 하자. 그렇다면 얼마의 비용이 필요할까.


정확하게 계산을 할 줄 몰라 딱 대놓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현재 알기로 서울시의 예산이 흑자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무리하게 9호선 인수에 뛰어들었다가는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시 예산이 파탄날 수 있다.


잘 생각해 보자. 서울시에서 9호선을 인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재 운영주체인 메트로9과 각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로템과 맥쿼리 등 투자자들을 전부 쌩깐채로 단순히 9호선 시설 자체의 인수 금액만 들이면 될까?


만약 서울시에서 계약 당시의 부적절성과 과도한 요금 인상을 이유로 9호선 인수에 나선다면, 반대로 운영 주체와 투자자들은 계약의 정당성을 입증하려 들 것이고, 사업 이전과 계약 당시 자신들의 수익을 보장받았다는 이유로 인수 시점부터 자신들의 운영권이 보장받은 때 까지의 예상 수익을 모두 가져가기 위해 총 공세를 펼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하지 않은가?


자꾸 귀찮은 얘길 하게 되는데, 인천공항철도를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맥쿼리가 지분 전체를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지는데, 인천공항철도의 수요 예측 실패를 포함한 다양한 실패를 이유로 인수했을 당시, 맥쿼리가 쓰러졌거나, 내상을 입었냐를 생각해 보면 된다.


결국 어느정도의 과실 책임이 인정되기는 하겠지만, 계약 그 자체의 근거를 들어 9호선 운영 주체와 투자자들에게 일정 정도의 기대 손실을 보상해 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게 되고, 이 경우 그 부담은 박원순 시장 이후의 시장에게 전가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 공모주라도 뿌려야 하나? 사실상 현재의 1050원이란 운임은 어떻게든 흑자로 맞춰 볼 수는 있겠지만,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을 때 놀라운 흑자를 내기엔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또 메트로9의 경우, 맥쿼리에 지속적으로 상당량의 대출 이자를 변제헤야 하는 이유로 남들은 동일한 상황에서도 흑자를 낼 수 있다면, 메트로9은 도저히 방법이 없으니 드러눕고 그냥 깔고 지나가라 라는 강수를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런 노선을 국민주 청약 형태로 투자금을 받아서 시가 운영한다면 과연 얼마의 배당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결론은 그냥 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계속해서 전례를 만들지 말고 그냥 계속 피를 흘리고 있어야 앞으로도 민자 사업을 추진할 때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정책 입안자자 투자자나 최대한 '최선'의 영역 안에서 최대의 수익을 뽑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영역을 제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 봐야 한다. 철도를 민영화 할 때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반 시설의 운영권을 갖는 것이 과연 밝은 미래만을 보장할 것인지 말이다.


둘 간의 끝없는 대립으로 인해 양 쪽 모두 돌이키기 어려운 무리수를 두지 않았으면 하는 바이다.




드디어 예상하던 일이 벌어졌다.

 

우리는 이미 지난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함' 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누군가의 빅엿에 걸려들고 말았다.

 

지하철 9호선 운영을 맡고 있는 메트로 9이 일방적으로 요금을 500원 올리자 서울시에서 아예 이 9호선을 인수해 버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누가 철도 민영화가 되면 요금이 20% 내려갈 수 있다고 했던가..

 

굳이 여기서 정치권 이야기를 하지는 말자. 정치권 욕을 해 봐야 일단 어차피 득이 될 것도 없고, 결국 모든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얼마 전, 부산 김해 경전철 이야기를 하면서 왜 철도가 민영화되어서는 안 될 일인지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물론 나 뿐 아니라 수많은 철도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외쳤던 것들이기도 하고, 또 이 부분은 대충 중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이다.

 

내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히 이전에 철도 민영화 떡밥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인천공항철도를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언론사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나라의 각 분야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국민들에게 가능한 한 모두 알려야 하지만, 지면의 부족, 공간의 부족, 그리고 관심사의 문제로 사실상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기억한다면 분명 얼마든지 다들 기억할 수 있었을 문제라 생각한다.

 

 

인천공항철도는 과도한 이용객 예측으로 인해 엄청난 영업 적자는 물론, 국가에서 지원해야 할 영업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국가에서 아예 나서서 인수해 버린 뒤 코레일 (한국철도) 에 떠 넘겨 버렸다. 그 후, 코레일의 미친듯한 홍보와 비용절감, 그리고 '환승할인' 이 가세하면서 그나마 지금의 영업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인천공항철도의 인수 과정에서 당시 인천공항의 영업을 담당했던 AREX는 무일푼 거지로 나 앉았을까? 최소한 그런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지하철 9호선 역시 동일하다. 결국 손해는 서울시, 그리고 그 서울시를 떠받치는 서울 시민들, 그리고 일부 이 재정에 동참하고 있는 경기도민과 더 넓게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지게 된다.

 

공공재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에서도 지겹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공공재가 갖는 성격과 공기업, 민간 기업이 갖는 각자의 장단점에 의해 민영화는 필요악이 될 수도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러나 철도만큼은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이야기했다.

 

 

이번 싸움은 어떻게 되건 간에 서울시가 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서울시가 뒤집으려 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이전 서울 시장 재임 당시 체결된 계약이 엄연히 존재하며, 시장이 달라졌다고 할 지라도 이전의 계약을 무효로 본다거나 뒤집을 수는 없다.

이것을 뒤집는다면 당시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과연 그게 쉬울까? 그리고 그것이 밝혀진다면, 다른 민자 사업들은 어떻게 될까?

 

또, 아예 서울시가 9호선을 인수한다면 그 재정은 어디에서 충당할 것이며, 운영 주체인 메트로 9은 '대의를 위해' 손해를 보고 물러날까?

 

애당초부터 이익을 우선할 수 밖에 없는 민간 자본을 공공재인 철도에 끌어들인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일 수 밖에 없다.

 

그냥 모두들 메트로 9이 9호선 기본 요금을 2000원 이상으로 올려버릴 때 까지 계속 그냥 지켜 보고만 있어라. 그게 정답이다.

왜냐? 기업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민간 자본이 어떠한 서비스를 하게 될 때, 민간 자본은 들인 만큼의 이득을 뽑기 위해 갖은 방법을 이용한다.

홍보, 이벤트, 원가에 기초한 가격 산정. 그리고 마지막이 '원가 절감' 이다.

 

그러나 애당초부터 정부가 손실을 보조해 주겠다고 했을 때 부터, 위의 요소 중 무언가는 분명히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 쯤은 바로 짐작 가지 않는가?

 

그냥 가격을 올리게 둬라. 어차피 9호선의 이용객이 당초 예상 이용객과 또이또이해 진 것은 분명 교통면에 있어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아주 중요한 곳들을 적절하게 잘 연결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이지만, 무엇보다도 기존 운임과 동일하며 환승 할인이 된다는 것 역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차피 가격을 올려서 이용률이 떨어진다면 여러분은 세금으로 이 부족분을 메꿔 주면 된다.

 

그리고 앞으로는?

 

선거를 잘 해라, 정권을 잘 골라라. 이런 게 아니라, 제발 국민의 최소한 50%는 시사 문제에 관심 좀 가지란 말이다.

매일같이 예능 프로그램이나 좇지 말고... 가끔 우리 사회는 이런 사회 전반에 과연 관심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할 때가 많다.

 

밖에 나가 집회를 하고, 열심히 댓글질을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우리 사회를 위한 고민인가?

눈앞의 것에만 연연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도 진정한 우리 사회를 위한 고민인가?

무시하거나,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

 

보수 진보로만 나뉘어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하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일인가?

 

정말 안타깝기만 하다.

 

 

제발 기억해라.

기업은 이익을 목표로 한다. 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손을 대지 않거나 접는다.

기업은 어느 상황에서건 이익이 우선이다. 기업은 절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공공 부문은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에서 모든 것이 보장되어 있다는 이유로 방만한 경영을 하기 쉽다.

그래서도 일부 부분의 민영화는 필요악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여기에 참여한 민간 자본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부분에서 적절한 장치를 심으면 될 것인가.

 

국민들은 이런 것들을 감시하라고 있는 거다. 그게 바로 대의 민주주의 하에서 국민이 해야 할 일이다.

 

 

안타깝게도 나도 9호선을 자주 이용했는데, 앞으로는 더 이상 9호선을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내가 지출하는 돈 중 일부는 9호선에 흘러 들어가겠지만...

 

선동하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현명해져야 한단 얘기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은.... 정말 9호선 인수라는 무리수를 둘 것인지......

 

글을 다 써 놓고 보니, 왠지 한쪽으로 편향된 의견처럼 보일 것 같아 더 추가해본다.

 

 

분명 9호선은 민자 사업으로 운영되어도 좋을 노선이다. 굳이 지금부터 나서서 시영화 (서울시에서 매입하니까) 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발주 주체인 '관' 과 참여 주체인 '민' 간에 이것을 놓고

계약을 할 때, 그 때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다.

 

 

 

 

 

 

 

 

 

 

 


조금.. 일하는 게 의욕이 나지 않아, 연속 두개째 올려본다.
이번엔 광역 전철 얘기를 해 보자.

광역 전철의 개념을 조금 얘기해 보면,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노선 중, 아주 쉽게 엄청 멀리 가는 노선을 말한다.

기존엔 1호선 경인 구간은 광역전철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었는데, 요새 경부라인으로는 경기도를 넘어 충청남도인 신창까지 전철이 내려가고, 위로는 곧 포천을 뚫을 기세다. 양 옆으로는 문산이야 뭐 말할 건 없지만, '철도'가 아닌 '전철' 로 치면 완전 불모지나 다름없어 보이는 강원도까지 그것도 2개의 노선이 뻗어 있다. 물론, 현재 중앙선은 엄밀하게 말하면 강원도까지 나간 건 아니지만, 곧 완성이 되게 된다.

이러한 광역 전철은 수도권 뿐만 아니라, 그동안 서울 및 수도권과의 연결이 부족하여 접근이 어려웠던 주변 지역의 수요를 흡수하고, 또 일부 관광 명소를 아주 손쉽게 연결한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노선이 만든만큼 제 역할을 하느냐, 다시 말해서 제대로 돈을 뽑아내고 있느냐 이다.

물론, 노파심에 미리 얘기하면 결론에서도 밝히겠지만, 이 글은 요금 인상에 찬성하는 글이 아니다. 제목만 봐도 다들 알 것으로 생각한다.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나름대로 정보 라인이 있다는 사람들에게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대표 광역 철도 대부분이 다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암암리에 알려져 있다. 경의선과 경원라인, 중앙선, 경춘선의 경우에야 당연히 이해가 가지만 (실제 타 보지 않아도 어느정도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다들 조금씩만 생각해 보시면 된다.) 경부선의 경우에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경부선도 대충 계산해 보면 적자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들 노선의 적자는 어떻게 보면 당연할 일이다.




위의 사진을 보자.

위의 사진 역시, 내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 있으나, 사진이 집에 있는 관계로, 구글의 도움을 받았다.

위의 역은, 일본 도쿄의 치도리쵸 라는 곳의, 도큐 이케가미선 치도리쵸 역이다.

단순히 봐도, 저게 전철 역인가 싶으시겠지만, 나름 전철역이고, 이 노선은 일부 역은 지하로도 되어 있다.
그리고 운행 량수는 1편성에 6량이다.

지도에서 조금 뒤져서 이 역의 옆면 모습을 보면 더 대박이다 싶으실 텐데, 심지어 이 역의 벽면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조립식 칸막이와 비슷한 재질로 되어 있다.

게다가,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무임승차 따위 그냥 앉아서 가능하겠구나 싶으실 거다.

또 이 역은, 플랫폼간 이동이 되지 않고, 사진상의 오른쪽 역은 역무원이 있는 데 반해, 사진상의 왼쪽은 역무원조차 없다. 무인 발매기만 있을 뿐이다.



반대로 위의 사진을 보자.

사진상에 역 이름이 나와 있으니 어디인지 아실 거다.

한눈에 봐도 위의 역과 비교가 되잖은가?

실제 지도에서 로드뷰를 놓고 이 역을 중심으로 한 바퀴 빙 둘러 보시라. 과연 이런 지역에 이 정도 규모의 역사가 필요한 것일까 라는 내 의문에 동의하게 되실 것이다.

그렇다. 실제 광역 철도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고, 이용객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에 비해 영업 이익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바로 저것. 역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희한하게도 무엇이든지 '개발'='돈' 과 연결시키려는 성향이 매우 강한데, 철도. 특히 최근들어서는 통근 전철화가 바로 이 '개발'의 한 중심 축이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주요 개발 지구 또는 개발이 예상되어 큰 이익이 기대되는 곳에 으레 광역 철도 계획이 잡혀 있고, 또 이 역을 중심으로 엄청난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것이 지금의 우리나라 철도의 현실인 것이다.

물론, 간단하게야 당연히 부동산이야 이런 접근성이 좋은 곳 위주로 들썩이게 되니, 이 경우, 노선을 굴리는 쪽도 좋고, 땅 주인도 좋고, 땅 사는 사람도 좋고, 사는 사람들도 좋고, 세금을 받는 입장에서도 좋고, 수치상의 경제 규모에도 도움이 되니 어느 하나 좋지 않을 사람은 없을 거다. (배아픈 사람 빼고)

그러나 생각해보자. 경부선의 신창구간 연결이 완료가 된 지 벌써 몇 년이 흐르고, 다시 계산해 보면 천안까지의 연장이 벌써 거짓 10년 남짓 되어 가는 이 시점에, 과연 저 진위역 주변은 으리으리한 고층 아파트들과 수많은 상가들로 북적이고 있는가를 말이다.

다시 첫 번째, 일본 사진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어쩌다 이놈의 나라에는 이런 역이 생기게 되었을까.

그건, 바로 수요 뿐만이 아니라, 비용까지 같이 고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자면, 저 주변 조금 토지를 매입하고, 길을 좀 바꾸고 하면 될 일이다. 그 다음에 으리으리한 역을 지어 버리는 거다. 그럼 일본도 저렇게 못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일본도 나름대로 수요가 꽤 있는 역은 우리나라보다도 더 화려하고 크다. 아예 그 안에서 길을 잃을 만큼..

그럼 이쯤 오면, 우리나라의 광역철도 노선이 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일까, 조금씩 이해가 가실 거다.

잘들 생각해 보시라. 최근 지어진 광역철도 노선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면, 일단 기본 2~3층 규모로 건물을 짓는다. 여기에 일부는 설상 가상으로 주차장까지 올린다.

그럼, 전철이 2층 내지는 3층 위에서 운행하는가? 그렇지도 않다. 전철은 정확히 1층. 똑 같은 지상의 높이에서 운행된다.

플랫폼은 1층, 역사는 2층 또는 3층. 그렇다면 단순히 계단으로만 움직이는가?

경인선 초기의 민자 역사들은 오히려 에스컬레이터나 엘레베이터 없이 무조건 계단으로만 3층 가량을 오르내려야 해서 불만과 불편이 잇따랏다면, 오히려 최근 지어지는 광역철도의 역사들은 너무나 화려하다.

무조건 역사 진입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역사에서 플랫폼까지 전부 에스컬레이터가 연결되어 있다.
물론, 이 양쪽 모두 엘레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늘어난 건물 전체의 면적만큼, 다양한 비용의 문제도 따른다. 심지어는 조명까지.

경의선 고양시의 경우, 일부 역들은 현재 존폐 위기에 있는 경전철과 잇겠다며 조금은 답답한 지경으로까지 만들어 놓은 역도 있을 정도이니 이정도면 번 돈을 얼마나 쓸데없는 곳에 갖다 버리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경의선의 경우 일부 구간은 반 지하화가 되어 있어서 필요하다고 쳐도, 이들 역을 제외하고 현재와 같은 규모는 필요가 없다.)

최근 중앙선의 경우, 평시간대 공기 수송 문제 때문에, 배차 간격을 줄이고,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기존 8량 1편성 운행을 하던 것을 6량 1편성으로 과감히 칼질을 했다고 한다. 덕분에 배차간격이 줄어 괜찮아졌다는 평들도 있지만, 대체로는 미쳐 죽겠다 라는 원성이 자자하다.

그도 그럴 것이, 출퇴근 시간대에는 6량으로는 택도 없는 수의 승객이 몰리는데 열차는 더 이상 늘어나지도 않고, 설상 가상으로 그놈의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겠다며 양 끝 좌석 하나씩을 들어내고 자전거 고정대를 세우는 바람에, 앉지 못하는건 둘째치고라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승객 +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승객까지 한데 믹스가 되어 난리도 아닌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중앙선은 8량으로 복귀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정확한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쓸 데 없는 부분에서 고정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키게 되었기 때문에 결국 철도공사는 배차간격과 운행 량수를 건드리게 되는데,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비용을 줄일 곳이 없는데 그나마 건들 수 있는 것이 이것 뿐이니 말이다.

(이미 운행 시작 초기에 매일같이 돌리던 에스컬레이터들도 주요 시간대에만 돌리는 것도 한계에 이르른 정도다. 그렇다고 이걸 건들 수도 없고. 또 엘레베이터마저도 건들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이미 지어 진 거, 그렇다고 허물 수도 없는 노릇인 법. 철도공사는 이렇게 만들어진 역사 내에 매점도 유치하고, 다양한 구상을 한 것 같은데, 설상가상으로 이들 광역철도 노선 내의 매점들은 거의 개점 휴업 상태다. 아예 최근에는 별도로 매점을 유치하는 형식이 아니라, 아예 역무원이 직접 계산을 해 주는 식으로 운영하는데. 그나마도 거기서 뭔가를 사는 사람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카드는? 요금 인상 뿐이다.
아 물론, 나는 대한민국의 철도 요금이 세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음을 잘 알고 있고, 철도 수송 원가 역시도 잘 알고 있으며, 한 100원 정도의 인상은 현 시점에서 필요하다고도 본다.
(물론 정부에서 일부 보조해 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본다면, 굳이 충분히 절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절약을 했을 수도 있는 것을
왜 이렇게 만들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결국에는 머리 굴리는 분들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게 맞는 방향인건데.

뭐 일개 블로그에서 열심히 떠들어봐야 뭐 되는 게 있겠나..

그냥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급히 마무리하고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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